이종이식 연구의 핵심은 거부반응 제어와 더불어 돼지로부터 전파될 수 있는 병원균을 차단하는 것이다. 농촌진흥청(청장 권재한)은 병원균이 제어된 환경과 일반 환경에서 사육하는 돼지의 장내 미생물 군집을 비교해 병원균 제어 이종이식용 돼지의 장내 미생물 특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장내 미생물은 ‘제2의 게놈(유전체)’이라고 불리며 동물의 성장과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음식물 소화와 영양소 흡수뿐만 아니라 면역 체계 조절과 병원균 성장을 억제하고 대사증후군이나 암, 자가면역질환 등 질환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연구진은 사육환경에 따른 장내 미생물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 일반 환경과 병원균 제어 환경에서 사육한 18개월령 이종이식용 돼지의 미생물 군집을 분석했다.
그 결과, 일반 환경에서 사육하는 돼지의 장내 미생물이 병원균 제어 환경에서 사육하는 돼지보다 다양함을 확인했다. 사육환경에 의해 여러 미생물에 노출될수록 돼지 장내 미생물의 구성도 다양해진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특히 단쇄지방산 합성에 관여하는 prevotella 속(genus)은 일반 환경에서 사육한 돼지의 장내 미생물 군집에 13.1% 분포했다. 하지만, 병원균 제어 환경에서 사육한 돼지의 장내 미생물에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반면, prevotella와 유사한 기능을 수행하는 Lachnospiraceae 과(family), Streptococcus 속, Ruminococcus 속은 병원균 제어 환경에서 사육한 돼지의 장내 미생물 군집에 더 많이 분포했다.
미생물 군집의 풍부도를 기반으로 장내 미생물의 주요 기능을 예측한 결과, 일반 환경에서 사육하는 돼지의 장내 미생물 군집에서는 에너지·지방 대사, 병원균 제어 환경에서 사육하는 돼지의 장내 미생물 군집에서는 탄수화물 대사가 활발하게 일어난다는 것을 예측했다.
이를 통해 질병에 대한 방어 작용은 일반 환경에서 사육하는 돼지의 장내 미생물 군집에서 더욱 활성화한다고 추정하고 있다.
에너지를 이용한 세포 내외부로의 물질 이동 시스템(ATP binding cassette transporter)이나 인산화 작용(phosphotransferase) 같은 환경 정보 처리 과정은 병원균 제어 환경에서 사육한 돼지의 장내 미생물 군집에서 더 활발한 것으로 분석했다. 병원균이 없는 환경에서 사육한 돼지의 장내 미생물 군집이 미세한 환경 변화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예측된다.
농촌진흥청은 연구 결과를 국제 학술지 ‘Journal of Microbiology and Biotechnology’에 논문으로 게재했다.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류재규 동물바이오공학과장은 “사육환경에 따른 돼지의 장내 미생물 군집을 나타내는 기초자료는 이종이식이나 연구용 돼지가 병원균에 노출되었는지를 역추적하는 지표로도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라며 “이종이식이나 유전자 편집 돼지의 품질과 안전성을 평가하는 데 유용하게 쓰일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