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해 전 극장가에서 ‘마션(Martian)’이라는 영화가 박스 오피스 연속 1위를 차지한 적이 있었다. ‘마션’은 화성 탐사를 위해 지구를 떠난 우주인들이 화성 탐사를 진행하던 중 강력한 모래폭풍을 만나 긴급 탈출을 시도하던 중 한 명의 대원만 낙오되어 남게 된다. 먹을 것이 없던 척박한 오지인 화성에서 생존이 어려워 당연히 사망할 것으로 단정을 하고 1명을 제외한 모든 대원은 탈출에 성공해 지구로 귀환하게 되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죽은 줄 알았던 대원 한 명이 살아나 아무도 없는 화성 탐사 기지에서 생존해 나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홀로 남겨진 화성에서 제한된 공간과 한정된 식량으로 구조대가 올 때까지 버텨야 하는 극한 상황 가운데에서 아무런 희망이 없이 막연한 기대감만을 가지고 하루 하루를 보내던 주인공은 화장실에서 볼 일을 보던 중 갑자기 농사를 지어야겠다는 아이디어가 떠올라 작물 재배를 시작하게 된다. 마침 주인공이 식물학자라는 설정과 함께 창의력과 적응력이 돋보이는 장면으로 이야기 구성과도 잘 맞아떨어진 것 같다. 식량으로 공급된 감자를 네 조각으로 나누어 종자로 삼고 화성의 흙을 우주 기지로 들여오는데 아무래도 작물이 자라기 위해서는 양분이 필요한데 비료가 있는 상황도 아닌 마당에 기막힌 발상으로 과학적으로도 신뢰성을 갖춘 이야기가 전개된다. 바로 그동안 동료 우주인들이 우주 기지에서 생활하면서 배출시켰던 똥을 비료로 삼을 생각을 한 것이다. 그동안 동료 우주인들이 배출하여 폐기물로 구분되었던 인분 팩을 뜯어 흙에 넣어주고 그 위에 감자를 파종하고 산소를 공급해주니 감자에 싹이 나서 구조대가 오기까지의 긴 시간을 생존할 수 있도록 해 준 것이다.
이제까지 똥은 더럽고 냄새나고 지저분하여 가까이하고 싶지 않은 물질의 대명사였다. 그런데 그러한 똥이 우리 사람의 생존에 필수적인 식량 생산에 결정적 양분으로 탈바꿈을 하게 된다. 4차 산업혁명과 AI 인공지능 기술이 최첨단으로 발전해도 앞으로 우리 인류의 미래는 결국 농업이 책임질 수 밖에 없다. 컴퓨터나 자동차, 휴대폰과 같은 물건들이 없으면 살아가기에 어려움과 불편을 느낄 수는 있어도 죽지는 않는다. 그러나 식량이 없다면 불편이 아니라 생존에 위협을 받게 될 것이다.
똥에는 질소, 인, 칼륨과 같은 식물에 필수적인 영양소 다량 포함
지금도 기억이 되는 것은 1999년을 넘어 2000년이 시작될 때 새로운 천년을 맞이하면서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세계를 운용하는 슈퍼컴퓨터가 새로운 2000년을 인식하지 못하면 큰 혼란이 발생할 것을 걱정하여 한때 ‘밀레니엄버그’를 대비한 때가 있었다. 그때 전기, 수도, 식품 등이 공급되지 않을 사태를 예비하여 다양한 대비책을 준비하였는데 막상 우리가 매일 1~2번은 꼭 배출하는 똥에 대해서는 마땅한 해결책이 없었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도시(지금은 시골까지도)는 모두 수세식 화장실로 되어 있어서 물이 없으면 속수무책으로 처리할 방법이 없다.
똥의 25~50%는 미생물 덩어리이고 나머지는 소화되지 않은 음식물 찌꺼기로 구성되어 있다. 하루 배출하는 똥에 1,000종 이상의 미생물이 100조 마리 정도 들어있다. 그중에 가장 큰 비중이 세균이고 곰팡이와 바이러스들이 있다. 똥에는 질소, 인, 칼륨과 같은 식물에 필수적인 영양소를 다량 포함하고 있는데 질소질과 인 성분이 가장 많은 것이 계분이고 칼륨 성분은 돼지 똥에 많다. 현대인의 똥에는 과거의 그것에 비해 유기물이나 양분이 풍부하다. 즉 우리가 섭취하는 음식물을 모두 소화시키지 못 하고 배설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 이유는 우리가 섭취하고 있는 식품과 관계가 있는데 인스턴트 가공식품을 자주 섭취하다 보니 방부제와 색소, 향료 등 인공 식품 첨가제가 대장 내 미생물의 활동을 저해하여 양분 흡수가 떨어지는 것이다.
동물의 대장에는 다양하고 많은 미생물이 서식하고 있는데 대장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기 어려운 음식물들이 분해되어 흡수가 되는데 이때 흡수되는 성분이 비타민, 무기염류 그리고 성장을 촉진하는 물질들이다. 장내 미생물 상이 건강한 사람이나 동물은 면역력이 높아 병에 걸릴 확률도 낮아 건강하게 오래 살아갈 수 있는데 요즘 현대인들은 바쁘다 보니 식사하는 시간이 짧아 많이 씹지 않고 가공식품을 많이 섭취하여 장내 미생물 상이 편협하고 밀도도 낮아져 결국에는 면역력 감소로 이어졌다.
부숙 덜 된 가축 분뇨는 가스 발생 일으키고 염류 농도 높아
축산 농장 중 특히 돼지는 하루 평균 3kg 이상의 똥을 배출한다. 양돈장에서 배출된 분뇨를 처리하여 액비를 만들어 농사짓는 땅에 뿌려 자원 순환을 이루게 되는데 양돈 분뇨가 미생물에 의해 발효가 잘 된 액비만이 농사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미생물에 의해 충분히 발효되지 않은 가축 분뇨는 유기물이 그대로 남아있고 혐기성 미생물 또는 병원균이 존재할 가능성이 높아 액비가 아닌 토양에 해를 끼칠 수도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
부숙이 덜 된 가축 분뇨는 가스 발생을 일으키고 염류의 농도가 높아 작물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냄새가 나고 가스장해와 염류장해를 유발할 수 있어 주의 깊게 관찰하면서 사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농업기술센터에서 배양 공급하고 있는 유용 미생물 중에 광합성세균(Photo Synthetic Bacteria)이 분뇨 냄새를 감소시킬 수 있다. 광합성세균은 빨간색으로 배양이 되는데 흔히 광합성세균은 안 좋은 냄새가 나는 것으로 알고 있는 분들이 많은데 절대 그렇지 않다.
광합성세균 배양액에서 안 좋은 냄새가 나는 이유는 다른 미생물에 의해 오염된 것인데 현미경 관찰해보면 금방 알 수 있으며 거의 대부분이 다른 미생물들 특히 바실러스(Bacillus spp.) 계통의 세균으로 오염되어있다. 광합성세균은 특히 분뇨 내 황화수소(H2S) 가스를 감소시키는 능력이 뛰어나므로 토양에 가축 분뇨 액비를 살포할 때 광합성세균 배양액을 섞어서 뿌리면 냄새를 감소시키고 유기물 분해도 촉진하여 건강한 토양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200~300배 정도 희석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