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상에서 가장 많은 종수와 개체수를 기록하고 있는 딱정벌레목 해충에도 많은 종류의 선충이 기생하고 있다. 지난호에 이어 중요한 산림해충인 나무좀 기생선충에 대해 알아보기로 하자.

정남준 기자(이하 정기자) 나무좀에 기생하는 뒤영벌선충과의 선충에는 어떤 종류가 있나?
추호렬 박사(이하 추박사) 가문비나무좀(덴드록토누스 루피페니스)에 기생하는 가문비나무좀선충(프로탈로네마 덴드록토니)이 대표적이다. 1956년에 기록된 종이다. 우리나라에는 아직 기록되지 않았다.

정기자  가문비나무좀선충은 어떤 선충인가?
추박사  1956년 미국 콜로라도 이글 카운티 레드 테이블산에서 채집한 가문비나무좀에서 처음으로 기록되었다.

0.7-0.78㎜ 크기의 수컷은 실 모양이지만 성숙한 암컷은 크고 비대한 자궁이 몸 밖으로 돌출하여 소세지 모양을 하고 있다. 자궁의 크기는 길이 1.6㎜, 폭 0.25㎜ 정도이다. 자궁은 뒤집혀 있고 난소와 질이 있다. 돌출한 질의 안쪽 끝에 붙어 있다. 알은 그 끝에 있는 작은 구멍을 통하여 낳는다. 난소의 안쪽 끝은 자궁관강에 다소 자유로이 떠 있는 형태이다. 몸의 후부 끝 부근에 있다.

정기자  가문비나무좀은 어떤 종인가?
추박사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지역의 가문비나무 숲을 파괴하고 있는 주요 해충이다. 크기는 4-7㎜ 정도이다. 우리나라에는 기록되어 있지 않다. 여러 종류의 선충이 가문비나무좀에 기생하고 있다. 본인은 미국에서 이들에 관한 연구를 한 바 있다.

정기자  가문비나무좀선충 외의 중요한 선충들은?
추박사  소세지선충과의 선충과 어리둥근선충, 파라막대선충이다. 콘토르타일렌쿠스, 알란토네마, 보비에네마, 파리시타일렌쿠스, 니오파라시타일렌쿠스, 설퍼리타일렌쿠스, 파라시타아프헬렌쿠스, 파라지토래브디티스 등이 그들이다. 이들 중 주요한 선충의 기본적인 생태에 관하여 알아보자. 우선 가시나무좀선충(콘토르타일렌쿠스)에 관하여 알아보자.

정기자  가시나무좀선충은 어떤 선충인가?
 

추박사  주요 특징을 단계적으로 설명하는 게 좋겠다. 첫째, 자유 생활 단계와 기생 단계가 있다. 둘째, 자유 생활을 하는 암수의 몸은 가늘고 긴 원통형이다. 암컷의 음문은 분명하고 난소는 하나다. 후부는 굴절성 정충으로 가득 차 있다.
수컷의 정소는 하나고 후부는 발육 중인 정자로 차 있다. 항문과 직장이 불분명하다. 꼬리는 원뿔, 뾰족한 끝, 약간 뾰족한 끝 등 다양하다. 셋째, 기생형 암컷의 몸은 크고 짧고 튼튼하거나 길고 유연하다. 난소는 하나고 여러 번 휘어져 있다.

난모세포는 2-3줄로 배열되어 있다. 자궁은 길고 성숙한 성충에서는 많은 알이 내포되어 있다. 수정낭(정자를 저장하고 방출하는 생식기관) 앞쪽에 있다. 꼬리는 등 쪽으로 휘어진 아치형이다. 음문은 보통 함몰되어 있고 질은 비교적 짧다. 항문과 직장은 보이긴 하지만 불분명하다. 꼬리 끝에는 단절(끝마디, 뮤크로)이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다. 따라서 기생형 암컷의 꼬리 모양은 종을 구분하는 중요한 기준이 된다. 난생(알을 낳는 형태의 번식)이다.

정기자  가시나무좀선충의 한 예를 얘기해 달라.
추박사 가시나무좀선충에는 여러 종이 있지만 여기서는 피니언소나무좀선충(콘토르타일렌쿠스 일롱게이투스)에 대해 알아보자. 미성숙 암컷은 0.78㎜이고 성숙 암컷은 4.25-6.6㎜이다. 몸은 적당하게 두껍고 머리 쪽으로는 끝이 약간 가늘어졌다.
음문 가까이는 등 쪽으로 구부러졌다. 난소는 때때로 몸의 절반에서 휘어졌다. 질은 넓게 옆으로 찢어졌다. 꼬리는 넓고 뭉툭하다. 분명한 단절이 있다. 수컷은 0.68㎜이다. 정소는 펼쳐져 있고 때때로 식도구에 거의 닿아 있다. 부자는 얇다. 여물통형으로 거의 직립한다. 꼬리 끝에는 날카로운 단절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