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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충을 방제하는 데 사용하는 미생물과 식물추출물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서 활발한 의견교류
및 신기술 개발을 할 수 있는 통섭의 지혜 발휘할 때

얼마 전 배추 재배 토양이 연구실로 분석 의뢰가 들어와서 미생물과 선충 분석을 진행하였다. 같은 필지인데도 시료마다 분석되는 미생물의 숫자와 분포에 차이를 확인할 수 있었는데 이는 뿌리 주변의 토양과 일반 토양에서의 양분 차이에서도 비롯될 수도 있고, 깊이에 따라 산소(공기)에 얼마나 접촉되었는지에 따라서도 달라질 수 있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토양 미생물이나 선충을 분석할 때 작물 뿌리 토양을 의뢰하는 것이 가장 좋다.


우리가 잘 인식하고 있는 1cm를 10등분 하면 1mm이다. 다시 1cm를 10,000등분 하면 1㎛(마이크로미터)라고 한다. 1㎛는 아주 작은 단위로 현미경으로 1,000배 확대해서 관찰해야 겨우 보이는 미생물의 크기를 이야기할 때 사용한다. 그런데 1㎛밖에 안 되는 미생물들이 소리없이 세상을 움직여 나가고 있다.

미생물을 이용하여 식품을 발효시키거나 항생제나 항암제 같은 의약품을 생산해내기도 한다. 우리 인간이 지금처럼 풍요롭게 살 수 있는 것도 미생물을 잘 활용한 덕분이다. 하지만 미생물이 반드시 우리를 이롭게 하는 것은 아니다. 이렇듯 미생물은 사람과 직간접적으로 관계를 맺어오면서 건강하고 오래 살아갈 수 있는 길을 만들어 주는 것은 확실하다. 오늘은 농업에 관련하여 해충을 방제하는 데 사용하는 미생물과 식물추출물을 소개하고 그 원리를 알아본다.


실험실의 좋은 조건과 농사 현장과는 많은 차이가 나
한 대 건강보조식품으로 유행했던 동충하초(冬蟲夏草)는 누에 번데기에 동충하초 곰팡이 씨앗이 번데기의 표피를 뚫고 들어가 내부의 내용물을 다 빨아먹고 나중에는 번데기 몸 밖으로 곰팡이를 뻗어 마지막에는 버섯으로 피어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곰팡이에 사람의 면역을 증진시키는 성분들이 발견되어 건강식품으로 인기를 얻던 때가 있었다. 그러나 사실 동충하초는 누에와 같은 곤충을 죽이는 능력을 갖춘 곰팡이이다. 이러한 곰팡이를 곤충병원성 곰팡이라고 한다. 노린재나 진딧물과 같은 해충을 방제하기 위한 방제제로 적용할 수 있는데 코디셉스(cordyceps)나 페실로마이세스(paecilomyces) 곰팡이가 여기에 속한다.


미생물 중에 Bacillus thuringiensis(바실러스 튜링겐시스)고 하는 세균이 있다. 약자로 앞의 대문자만 따서 BT라고 부른다. 크기는 2~3㎛ 정도 된다. BT는 곤충의 내장을 녹일 수 있는 물질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곤충이 작물을 뜯어먹을 때 식물 이파리에 붙어있던 BT를 섭취하면 곤충의 위장에 구멍이 나서 결국은 죽게 된다. BT는 곤충에게만 영향을 끼칠 뿐, 사람이나 식물에는 부작용이 거의 없다. 그래서 친환경 살충제로 많이 사용하고 있으며 생물농약의 대명사다.
이렇게 동충하초 곰팡이나 BT 같은 미생물을 이용해서 화학농약을 대체하려는 연구들이 많이 진행되고 상품으로 출시되어 실제 농민들이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실험실에서 효과가 좋았던 미생물들이 농가 현장에서는 맥을 못 추는 경우가 많다. 실험실의 좋은 조건과 농사 현장과는 많은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제충국(除蟲菊, insect flower)이라는 식물이 있다. 한자를 풀이하면 벌레를 방제하는 국화라는 뜻이다. 영문 이름도 벌레를 죽이는 꽃이라고 한다. 모기향을 만드는데, 주성분으로 이용되기도 하는데 제충국은 꽃이 예쁘기도 하여 농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식물이다.
제충국의 꽃을 말려 알코올에 담가 놓으면 식물에 함유되어 있던 피레스린(pyrethrin)이라고 하는 살충 성분이 용출된다. 주로 나방류와 진딧물을 방제하는 원료로 사용되며 제조하는 방법이 그리 까다롭지는 않으나 대량으로 수급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잔류가 없고 안전하지만, 살충력이 오래 지속되지는 않는다. 제충국이라고 다 같은 살충 능력을 갖춘 것은 아니고 특정한 국화 품종이 살충효과가 우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삼(苦參)이라는 식물은 머트린(matrine)이라고 하는 살충 성분을 함유하고 있는데 이 식물 또한 천연 살충제로 사용하는 대표적인 식물이다.


미생물 전문가와 화학공학 전문가가 함께 모여 생물농약 개발
이렇게 친환경농업의 발전과 화학농약을 대체하기 위하여 생물농약을 개발하는데 미생물, 식물추출물 그리고 천적을 활용하고 있다. 농업 현장에서 해충 방제제로서의 생물농약 효과는 어느 정도 인정이 되지만 탄저병이나 역병과 같은 곰팡이를 효과적으로 방제할 수 있는 제품은 그리 많지 않다. 천적도 해충의 밀도가 많을 때는 처리 효과가 미비할 수도 있다.


이제까지는 미생물농약을 연구하는 사람은 미생물만 연구해왔다. 미생물로만 벌레나 곰팡이를 방제하려는 것이다. 반면에 식물추출물을 연구하는 사람은 식물추출물만을 연구해 왔다. 식물추출물로 벌레나 곰팡이를 방제하는 방법을 개발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앞으로 농민들이 인정할 수 있는 효과 있는 생물농약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미생물과 식물추출물을 함께 투입하여 만드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미생물 전문가와 화학공학 전문가가 함께 모여 생물농약을 개발하는 것이다. 즉 미생물과 식물추출물을 섞은 제품을 개발하여 농민들에게 효과 있는 생물농약을 선물하는 것이다. 가끔 미생물 전문가가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를 화학공학 전문가가 쉽게 해결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해충을 죽이기 위해 생물농약을 살포하였을 때 초기 효과는 아무래도 미생물보다는 식물추출물이 낫다. 그러나 지속 효과는 미생물이 낫다. 처음에는 식물추출물이 살충효과를 맡아주고 3~5일 지난 후부터는 미생물이 능력을 발휘하여 벌레를 죽이면 친환경농업에 보탬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이렇게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서 활발한 의견교류 및 신기술 개발을 할 수 있는 통섭(統攝 : Consilience)의 지혜를 발휘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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