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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포커스

[노재선 서울대학교 농경제사회학부 교수]“농자재 산업은 과학기술의 집합체”

아직 걸음마단계…연구·정책·산업체 共助해야

 

 

 

 

농자재는 과학 기술의 집합체입니다. 이 같은 농자재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국내 농자재 수준과 자재가 농산물 생산에 투입되는데 따른 영향 등 다양한 기반 연구가 이뤄지는 것이 첫 번째가 될 것입니다.”

 

노재선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는 국내 농자재 산업의 현실이 걸음마 단계에 있다고 꼬집었다. 농자재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기초 연구를 바탕으로 정책, 산업체 등이 함께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하는 노 교수의 견해를 들어봤다.

 

농자재 산업은 후방산업이라고 하면서도 농가의 경영비 증가의 원인으로 주목되고는 합니다. 농자재 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을 찾아야 할까요.

 

경영비 절감을 위해 농자재 가격을 낮추는 등의 정책이 모든 상황에 맞는 것은 아닙니다. 목적에 따라 달라야 한다고 봅니다. 선택을 어느 방향에 맞춰 하는가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입니다. 즉 친환경농산물에 대한 요구도가 높아지면 경영비는 당연히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또 노동력 투입이 많은 작물은 비쌀 수밖에 없습니다. 노동력을 모두 농기계로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고랭지 배추를 수확하는데 농기계를 사용하다가는 전복 사고 등을 피할 수 없을 것입니다.

 

농기계뿐 아니라 품종 등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수입산 포도 대부분은 껍질이 두껍습니다. 기계로 수확하기 위해 여기에 적합한 품종을 선택한 것이죠. 하지만 한국인은 껍질이 얇은 품종을 더 선호합니다. 대부분 생식용 과일을 선호하기 때문에 단순히 기계화를 도입하는 것은 반쪽짜리 해결책이 될 수 있습니다.

 

농자재 산업은 특화시켜야 할 산업이라고 봅니다. 지금까지는 식량 증산 정책을 위한 비료, 농약 다량 투입 시대였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농산물 생산에 따른 맞춤식 세분화 농자재 개발이 활성화 될 것으로 보입니다.

 

화학비료는 이미 국내 포화상태에 있습니다. 중국에 친환경 농법의 도입 계기로 한국 퇴비 현황을 파악한 적이 있습니다. 국내 퇴비는 소규모에 규격화가 잘 이뤄지지 않은 상태입니다. 부숙유기질비료는 아직 대량화되기 어려운 상태로 보입니다. 하지만 규격화, 고품질 퇴비를 만들어 내야 합니다.

 

농업에 투입되는 자재들이 녹조·적조 현상을 유발시키기도 합니다. 선진국에서는 이를 관리합니다. 농업에 투입되는 자재가 강으로 흘러드는 것을 차단하려는 노력이죠. 친환경농업을 위해 유기질비료 등을 사용하는 것은 좋지만 환경에 또 다른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도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며 이를 수행할 기업 등도 나와야 할 것입니다.

 

또 우리나라 현실에서 유리온실은 맞지 않습니다. 대신 비닐하우스의 품질을 높이면 승산이 있습니다. 하지만 비닐하우스도 정작 우리나라 개발 제품은 거의 없는 듯합니다.

 

종자 분야는 식량작물은 국가가 채소는 민간이 주도하고 있습니다. 민간에서는 자체 기술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검증여부가 불투명합니다. 특히 이윤이 남는 종자에만 주력하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농약의 경우 농협이 조합원에 품질을 보증하고 싼 가격에 공급을 하고 있습니다만 이는 시장을 왜곡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 소비자는 현재 잔류농약에 대한 염려가 높습니다. 판매자들은 원칙에 맞춰 살포하면 영향이 없다고 강조하지만 신뢰를 받고 있지 못한 상황입니다.

 

이 대안으로 천연물농약 등에 관심이 많아지고 있고 농가들이 직접 제조해 사용하기도 합니다. 이를 천연물의 효능, 작용기작 등을 밝혀 제조회사들이 제조해 판매하도록 해야 하는데 아직 그 수준에 못 미치고 있는 실정입니다.

 

농자재 산업은 선진국에서는 모든 과학의 집합체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한국의 농자재 산업은 아직까지 발전이 미약한 단계에 있습니다. 현황 등이 파악되고 연구도 더 진행돼야 할 것입니다. 이를 통해 농자재 산업이 더 발전할 것으로 전망합니다.

 

한국 농업에 종사하시는 분들은 농촌 고령화, 한중FTA 등으로 농업을 어둡게 전망하고는 합니다. 교수님의 한국 농업의 미래에 대한 견해는 어떠십니까?

 

현재 우리나라 농촌의 40%65세 이상 고령농입니다. 10년이 지나면 이 비율은 더 높아질 것입니다. 이들은 대부분 노동력 투입이 가장 낮은 쌀농사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소득 수준도 낮은 상태입니다.

 

반면 40~50대 젊은 층의 농가들은 기술력과 법인 등의 무기를 갖추고 대규모 고소득 작물을 재배하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소득 수준도 상당히 높습니다. 농촌 안에서도 이미 양극화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에 따라 고령농을 위해서는 농촌이 복지를 위주로 정책을 만들어가야 합니다. 젊은 층에게는 기회가 많은 만큼 지원과 제도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합니다.

 

또 한중 FTA를 위기로 인식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압니다. 하지만 위기는 기회라고 했습니다. 중국의 소득수준은 많이 높아진 상태입니다. 하지만 자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에 대한 신뢰도는 낮습니다. 소득 수준이 높은 중산층 이상은 안전하면서도 품질이 높은 농산물을 비싸도 구입하려는 욕구가 높습니다.

 

한국산 농산물이 각광 받는 부분도 이 같은 측면이라고 봅니다. 한국 정부가 까다로운 기준으로 농산물을 관리하고 있다는 것이 해외에도 잘 알려진 것입니다.

 

이에 따라 기술력, 품질기준, 일정 규모 이상의 생산량을 갖추고 고품질 농산물을 생산하기만 한다면 수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봅니다. 단 기술 없고 여건이 부족한 한계농들은 살아남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심미진 gaiaone@news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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