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추토마토의 창시자라 불리는 사람이 있다. 임기영 충남토마토산학연협력단 전문기술위원은 우리나라에 대추토마토를 최초로 도입한 이후 토마토 농사에서는 따라올 사람이 없을 정도의 전문가로 활약하고 있다.
실제 충남 부여군 구룡면의 그의 3000평 농장을 방문하면 ‘전문가’라는 말이 얼마나 적절한가를 알 수 있다. 10m가 넘는 덩굴을 자랑하는 토마토라니...자라난 줄기를 하우스 끝까지 올리면 수확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줄을 걸어 옆으로 가지를 옮기는 방법으로 대추토마토를 생산하고 있다. 당도 13브릭스를 넘는 대추토마토, 먹어보면 토마토도 이렇게 달콤할 수 있구나를 느낄 수 있다.
게다가 그의 토마토는 한 품종에 그치지 않는다. 충남 농업기술원 부여토마토시험장에서 개발한 에티켓이라는 토마토 품종을 6동에 재배하고 있다. 그 뿐만이 아니다. 28종의 품종이 그의 농장에서 자라고 있다. 모두 종묘회사들이 앞다퉈 신품종의 현장 전시포장으로 그의 농장을 선택한 것이다. 다른 이유는 없다. 그의 재배기술 덕에 새로 개발된 품종들이 최상의 상태로 재배돼 전시가 되기 때문이다.
28품종 병해충 하나 없이 재배
신품종 전시포장에는 다양한 모양의 토마토들이 즐비하다. 주먹만한 크기의 토마토부터 부채모양으로 가지가 퍼지는 송이토마토까지 저마다 자신들의 특징을 제대로 드러내면서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
게다가 토마토들은 병해충 또한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깨끗하게 재배되고 있었다. 키가 크고 잎이 무성한 토마토들에 통풍이 잘 되도록 맨 아래의 잎들을 잘 정리가 되어 있다. 산 하나를 허물어서 7m 정도를 객토했다는 얘기는 있다. 하지만 단순히 흙이 좋아서 일까. 얼마나 정성들여 재배하면 이 정도까지 이뤄낼 수 있을지 궁금해 못 견딜 지경이다.
임 위원은 재배 비결이 뭐냐는 계속된 질문에도 그저 웃으며 “나도 모르겠다. 그냥 잘 자란다”고만 대답할 뿐이다. 그는 “그냥 농사가 너무 재미있고 신이 난다”는 말만 연신 해댄다. 그의 얼굴에서는 웃음이 끊이질 않는다. 그의 이 긍정적인 태도가 그의 토마토를 최상으로 재배되도록 하고 있는 비결인 듯 싶다. 그러면서도 “열심히 하면 된다”는 평범하지만 뼈가 있는 말을 덧붙인다. 22년의 토마토 농사 경력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대목이다.
그의 토마토는 ‘굿뜨레’라는 브랜드로 롯데와 현대백화점에 납품된다. 가락시장에서는 다른 토마토들보다 한 시세 위의 가격을 받는다.
농촌지도자 부여군연합회장 겸직 등 바빠
그는 사실 충남토마토산학연협력단 기술위원뿐 아니라 농촌지도자 부여군 연합회 회장, 충남토마토연구회 회장직을 겸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기술위원이라는 직함이 가장 마음에 드는 듯 하다. 자신의 토마토 농사 기술력에 자부심을 가지는 것이다.
농촌지도자 부여군 연합회장 하나의 역할 만으로도 사실 지역에서는 크고 작은 일을 처리하기 위해 바쁜 시간을 보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자신의 농사만큼은 소홀히 하는 법이 없다. 모든 일에 즐거운 마음가짐으로 대신 철저하게 일 처리를 해 나가는 그의 모습에서 최고의 토마토가 어떻게 생산되는지 알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