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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물로 맛도 살리고, 향도 살린다

맛있는 술에 꼭 필요한 미생물

술은 알코올이 들어있는 모든 음료를 통칭하는 것으로 그 종류는 다양하다.
막걸리, 소주, 청주, 맥주, 양주, 포도주, 와인, 칵테일 그리고 한약재를 넣어 만든 술 등으로 우리네 삶에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그런데 이러한 술을 만들기까지 다양한 미생물이 관여하고 있는 건 알고 있는지?


맛있는 술, 누룩곰팡이의 생물학적 당화
술을 만드는 미생물이 효모(酵母 : yeast : 이스트)라고들 많이 알고 계시는데 효모는 술을 만드는 마지막 단계에서 알코올을 생산하는 곰팡이다. 술을 만들기 위해서는 과일이나 곡물을 전 처리하는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 쌀, 보리, 감자, 고구마, 옥수수 등의 곡물들은 그 주성분이 녹말(또는 전분 : 綠末 : starch)이라고 하는 물질로 이루어져 있다.
녹말은 포도당(glucose)이 일렬로 길게 연결되어 있는 거대한 물질이다. 즉, 수 만개의 포도당이 손에 손을 꼭 붙잡고 연결되어 있는 중합체를 녹말이라고 하는 것이다.
술이 만들어지기 위한 첫 번째 작업으로 반드시 녹말을 분해해야 한다. 즉, 녹말을 이루고 있던 수많은 포도당들을 하나씩 하나씩 떨어뜨려야 하는 것이다. 이 과정을 당화(糖化 : saccharification)라고 한다. 당화는 생물학적 당화와 생화학적 당화가 있는데 생물학적 당화는 미생물이 녹말을 분해하는 과정으로 누룩곰팡이(Aspergillus niger)가 그 역할을 한다. 누룩곰팡이가 녹말을 분해하는 효소를 분비하여 녹말을 이루고 있는 포도당들을 하나씩 쪼개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맛있는 술, 엿기름의 생화학적 당화
반면에 생화학적 당화는 밀이나 보리의 싹이 난 것을 말린 엿기름이 그 역할을 한다. 엿기름의 싹에 녹말을 분해할 수 있는 효소가 들어있기 때문이다. 설날 명절 때면 집에서 어머니가 정성들여 담그신 달짝지근하면서 시원한 감주를 만드는데 엿기름이 쓰이는 이유가 바로 엿기름의 싹에 강력한 녹말 분해 효소가 들어 있기 때문이다. 엿기름을 미지근한 물에 담가 놓으면 싹에 있던 녹말 분해 효소가 물에 녹아 나온다. 엿기름이 담가져 있던 물에는 녹말분해효소가 녹아 나오므로 일정시간 후에 체로 쳐서 걸러진 여액을 감주를 만드는데 효소액으로 사용을 한다.
효소액을 쌀과 섞어 30℃ 정도로 온도를 유지시켜 주면 쌀이 효소와 반응하여 포도당으로 분해되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후에 반응을 끝내기 위해서는 온도를 올려서 물을 한번만 펄펄 끊이면 효소 반응이 정지된다. 효소는 열에 대단히 민감하기 때문에 고온에서는 효소가 파괴되어 녹말을 더 이상 분해하는 역할을 하지 못한다. 이렇게 엿기름의 녹말 분해 효소에 의해 쌀(녹말)이 삭아지면서 단맛을 내는 포도당으로 변하는 것이다.   
 
맛있는 술, 녹말을 녹여 단맛을 내는 아밀라제
쌀이나 감자, 고구마에 많이 함유되어 있는 녹말은 아밀라제(amylase : 녹말 분해 효소)라고 하는 효소에 의해서만 포도당으로 분해가 된다. 대표적인 아밀라제는 우리 입안에 고여 있는 침이 그것이다. 녹말로 이루어져 있는 김이 솔솔 나는 흰쌀밥을 한 숟가락 입에 넣으면 처음에는 단맛이 없지만 밥을 천천히 씹으면 씹을수록 단맛이 새롭게 느껴지는 경험들이 있을 것이다. 흰쌀밥을 구성하고 있던 녹말이 녹말 분해 효소인 침에 의해 분해돼 포도당이 되었다는 증거인 것이다.
중국요리로 짜장면 먹을 때 처음에는 그릇에 물이 없는데 먹고 난 후에는 물이 생기는 것을 볼 수 있다. 이것 또한 짜장면을 먹을 때 침 속에 들어있는 아밀라제에 의해 녹말이 녹아서 생긴 것이다. 녹말은 물에 녹지도 않고 아무런 맛도 느낄 수가 없는 물질이다. 그러나 녹말 분해 효소에 의해 포도당으로 분해되면 단맛을 낸다. 설탕이나 엿, 과일 등에 단맛을 내는 물질이 포도당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과일이나 음식에 단맛을 내는 것은 포도당이 2개 붙어있는 수크로스(sucrose), 락토스(lactose) 같은 물질들 때문이다. 이렇게 포도당으로 분해되는 당화 과정이 끝나면 효모가 역할을 이어받게 된다.


맛있는 술, 포도당을 쪼개 알코올 만드는 효모
효모는 포도당을 더 작은 물질로 분해해서 알코올로 만들게 하는 재주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술을 만드는 대표적인 효모로는 Saccharomyces cerevisiae(사카로마이세스 세레비지에)가 있고, 그 외에 덴마크의 유명한 맥주를 만드는 효모의 이름은 Saccharomyces carlsbergensis(사카로마이세스 칼스버겐시스)인데, 맥주 상표명을 미생물의 이름에서 따온 듯하다. 그러나 효모도 공기를 많이 공급해주면 포도당을 알코올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살아가는데 필요한 에너지를 만드는데 다 써버린다.
즉, 공기가 풍부하면 효모는 포도당을 이용해서 술을 만들지 않고 자기 몸에 필요한 에너지인 ATP를 만드는 데만 사용하는 것이다.
ATP는 Adenosine Tri Phosphate의 약자로 모든 생물체 내의 에너지원이다. 자동차는 휘발유가 있어야 움직이듯이 모든 생물체는 세포내에 ATP가 있어야 활동하는 것이다. 이렇게 효모가 호기적 조건에서는 술을 만들지 않기 때문에 술을 만들 때는 뚜껑을 꽁꽁 묵어서 공기 공급을 철저하게 차단하는 것이다. 효모에 의해서 포도당이 알코올로 변하는 과정을 발효(醱酵 : Fermentation)라고 한다. 효모에 의해 포도당이 알코올로 변하면 그제야 우리가 마실 수 있는 술이 되는 것이다. 우리가 집에서 포도주를 담글 때 설탕은 거의 포도와 같은 양을 넣는다.
이렇게 해서 3~4개월이 지나면 진한 포도향과 함께 달짝지근하고 먹기 좋은 맛있는 포도주가 만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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