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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농사] “농업은 살아있는 종합예술이자 종합과학”

열성적 학구파 아버지와 서비스정신의 아들 “미래를 개척한다”

쏟아지는 햇살로 뜨겁게 대지를 달구는 6월의 첫날. 점심을 막 지난 한낮에 고양시에 자리한 경농사를 찾았다. 농자재가 가득한 매장 안으로 들어서니 김현기 대표(61)는 농약 사용에 대한 상담으로 보이는 농민과의 전화통화에 여념이 없다. 마치 기자는 불청객과도 같은 심정으로 인사도 채 나누기 전에 잠시 기다려야 했다.


외국 농업사이트도 넘나드는 열성적인 학구파
이 자부심은 어디서부터 온 것일까. 그것이 더 궁금했다. 그 궁금증은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하자마자 풀리기 시작했다.
“이 일을 하게 된 계기라…. 뭐 배운 게 이거였으니까. 대학에서 농화학을 전공했고 대학원 공부까지 했으니 그나마 잘 아는 일이 이거 아니겠어?”
그래서일까? 그의 해박한 지식은 뒤로 하고 늘 새로운 정보에 목이 마르다는 이야기가 인터뷰 중간 중간 자주 나온다. 그는 틈이 나면 각종 전문지와 서적은 기본이고 새로운 농법에 대한 정보를 찾기 위해 외국사이트를 수시로 들어간단다.
사실 그 덕분(?)에 그의 아들이자 경농사의 과장인 김지선 씨(33)는 피곤하다. 아버지 밑에서 일을 배운 것이 햇수로 5년이 되었건만 아버지의 해박한 지식과 열정을 따라갈 길이 아직도 까마득히 멀게 보이기 때문이다.
“저는 대학에서 호텔경영학을 공부했죠. 그리고 공무원이 되기 위해 공부를 하다가 정리하고 이 일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그 계기는 부모님의 권유도 있었고 어려서부터 부모님이 하시는 일을 보며 시판상의 중요성과 미래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죠.”
아들이 함께 일을 하게 된 계기에 아버지인 김 대표는 ‘선택이 아니고 필연’이라고 말을 덧붙인다. 자식이라고는 김지선 과장이 유일하기 때문에 꺼낸 말이었다.


“농업은 종합과학이자 살아있는 종합예술”
경농사가 위치한 고양시는 다른 지역과 여러모로 다른 점들이 많다. 서울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것도 그렇지만 수십 년 전만해도 많았던 수도작이 이제는 찾아보기 힘들게 되었다는 점이다. 치솟은 땅값 때문이다. 이제 고양시하면 꽃의 도시라는 명색에 걸맞게 하우스를 중심으로 한 화훼와 원예사업이 주를 이루고 있다.
“수도작 농가를 상대로 하는 사업이라면 쉽지. 하지만 화훼나 원예 쪽은 달라. 다양한 농자재를 사용해야 하기에 전문적인 지식은 필수야. 시판상이 그저 달라는 약이나 꺼내주는 역할을 하는 시대는 끝났어. 새로운 지식을 농가들에게 전달하는 전달자가 되어야 앞으로 살아남을 수 있지.”
그의 말에서 왜 지식에 목마른가를 여실히 깨달을 수 있었다. 그의 말에 따르면 농약을 사용하는 것에도 스토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씨앗에서 꽃을 피우기까지 그 모든 과정을 통으로 이해해야 하고 그 속에서 알맞은 농약을 때맞춰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그래서 그는 “농업은 말 그대로 종합과학이고 예술”이라고 힘주어 말한다.


판매처 다변화... 창덕궁에도 농자재 공급
요즘 경농사가 주력하는 일은 영업판매의 루트를 다변화하는 것이다. 앉아서 손님 기다리는 시대는 끝났다는 말이다. 이러한 이야기에 아들인 김 과장도 한마디 거든다.
“앉아서 일해도 먹고 살기야 하겠죠. 그러나 그래서는 비전이 없죠. 제가 꿈꾸는 미래의 모습도 아니고요. 아버지가 골프장이나 호텔을 판매처로 확장하는 모습을 보며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우리가 창덕궁에도 농자재를 제공한 것도 그런 노력의 결과물이죠.”
이처럼 시장 확대를 위해 노력을 하면서도 김 대표가 아들에게 제일 많이 강조하는 것은 따로 있다. 그것은 단골 고객을 만드는 가장 기본적인 것이 바로 친절 그리고 밝은 표정이라는 것. 입소문이 제일 중요하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인터뷰 중에도 김 과장은 수시로 찾아오는 고객들을 허투루 상대하지 않는다. 김 대표가 자리를 비운 틈에 김 과장에게 부모님과 함께 일을 하는 것에 대한 애로사항이 있지 않냐고 묻자 그는 웃으며 대답한다. 그것은 시판상 특성상 새벽같이 문을 열고 늦은 밤이 되어서야 문을 닫는 시판상의 일이 늘 버겁다는 것. 더구나 휴일이 따로 없는 일상이 피 끓는 젊은 청춘에게는 가혹하다는 생각이 불쑥불쑥 든단다.
“현재 농업시장이 나쁜 것은 사실이지만 더 이상 나빠질 것도 없다는 생각입니다. 버티고 노력하는 사람에게는 더 좋은 환경과 기회가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습니다. 아버지만큼 노력한다면 분명 제 미래도 멋질 거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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