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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채로운 얼굴의 ‘경기도 광주’

토마토와 백자, 천진암과 계곡, 도로 따라 직거래로 활기찬 가판…

 
 
가판대 위 빨간 토마토
이맘때 광주의 가판대는 토마토철 막바지를 맞아 빨갛게 물든다.

서울에서 가까운데다 맛집 군락과 나무가 우거진 운치 있는 드라이브 코스로 이름난 남한산성 길. 아침까지 흩뿌린 비로 박무 낀 길 따라 경기도 광주로 넘어가니 아니나 다를까, 어김없이 토마토 가판대가 있다.

담도 벽도 없이 평상 하나, 현수막 한 장 덜렁 있는 간이판매장이지만 토마토만큼은 최상급이다. 상자에는 통통하게 물 찬 빨간 토마토가 얼굴을 붉힌 채 옹기종기 앉았다. 육질이 단단하면서도 모양새가 동그란 게 지순한 인상을 준다.

평상 위에는 아저씨 한 분이 오늘 판매할 물량을 크기에 따라 박스에 담고 있다. 생산지는 가판대 바로 옆 비닐하우스다. 그렇게 8월 끝자락까지 토마토를 따 판다고 한다.

한 박스에 만원. 덜컥 욕심이 생겨 한 상자 구매했다. 첫손님이라고 덤이 한 봉지 가득이다. 그 더운 날 토마토를 차에 가득 쌓아두고 다니며 피곤할라치면 하나씩 꺼내 소매로 쓱쓱 닦아 먹었다. 맛? 그야말로 꿀맛이다.
 
광주는 이런 작은 규모의 직거래가 유난히 활성화돼 보인다. 도로 따라 성업 중인 가판이 참 많기도 많다. 서울과 가까운 지리적 특성상 근교농업이 발달한데다 더 많은 도시민이 농촌을 찾는 휴가철을 맞아서일까. 광주의 가판들은 활기차다.

남한산성 광주방향 출입구에는 아예 아주머니들이 대거 참여하는 좌판이 벌어진다. ‘오전리 농산물 직거래 판매장’으로 내용물은 고만고만하다.

토마토가 조금 있고 깻잎, 호박, 무 등 각종 야채가 빨갛고 파란 소쿠리에 담겨 있다. 유난히 가지런하게 좌판을 정리한 아주머니 한 분에게 들으니 매일 서는 장이란다.
 
순백의 분원도요지
큰 도시와 가깝다는 점은 오늘뿐 아니라 조선시대 이 곳 사람들의 일상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과거 광주는 한강을 끼고 있어 운반이 편리하고 한양에서 근거리라는 점 때문에 조선 왕실의 백자 가마터가 많이 들어섰다. 나무가 많아 장작을 쉽게 얻을 수 있었던 것도 이유다.

그 가마터 가운데 가장 마지막까지 백자를 구웠던 분원도요지 이정표를 따라 차를 몰았다. 분원이란 지명도 여기서 유래됐다. 조선 왕실의 음식을 담당하던 사옹원의 분원이란 뜻으로 이곳의 백자에는 왕실 도화원에서 직접 파견을 나와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분명 분원도요지 이정표를 보고 들어왔는데 난데없이 커다란 플라타너스가 있는 초등학교 운동장에 서 있다.

알고 보니 일제가 조선 문화의 정수인 백자 가마터를 닫고 그 자리에 학교를 세워 지금까지 이어져온 것이라 한다. 현재 학교 위쪽에 분원백자자료관이 들어섰다.

조선 백자만큼이나 군더더기 없이 정갈하게 지어진 이곳에는 매우 인상적인 전시품이 하나 있다. 흙 속에 묻혀있던 수많은 백자 파편의 발굴모습을 그대로 전시해 놓은 것이 그것이다.

성인 30명 정도는 족히 서 있을 수 있을 정도 넓이의 땅에 유리를 깔아 백자 조각이 박힌 모습이 투영되도록 했는데 순백의 한 조각 한 조각이 일제히 내게 말을 거는 듯 하다. 값비싼 보물로 취급되는 여느 백자보다도 강렬한 느낌이다.
 
알록달록 얼굴박물관과 천진암 닭볶음탕
분원도요지 인근에는 ‘얼굴박물관’이 있다. 이름만 듣고 호기심이 일어 가봤는데 과거 어느 극단의 단장이었던 분이 만든 공간이란다.

얼굴이라는 주제로 단원을 비롯해 주변 사람들의 얼굴은 물론 세계 곳곳의 조각상, 탈 등을 모아 다채로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날이 너무 더워 어디선가 더위도 피하고 아기자기한 재미도 찾고 싶은 순간에 찾아가기 좋은 곳이다. 전시된 얼굴을 찬찬히 뜯어보고 나면 거울에 비친 내 얼굴도 예사로 보이지 않는다.

더위를 피하기에는 천진암 계곡도 좋다. 여름휴가의 클래식은 역시 계곡 옆 나무그늘 평상에 앉아 물 흐르는 소리 들으며 보양식을 먹는 것일지도 모른다. 천진암 계곡은 아주 수려하다고 할 순 없지만 능히 많은 사람들을 품을 수 있는 시원한 물가임에는 틀림없다.

남한산성에도 계곡이 있어 돗자리를 챙긴 가족 단위 물놀이 피서객이 꽤 눈에 띄는 곳이다.

<여행작가 은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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