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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화훼산업 “화훼산업진흥법 필요”

김영란법 이후 경매물량 30% 줄어, 매출은 70% 감소

지난 9월 28일 부정청탁방지법(김영란법) 시행 이후 화훼농가엔 한숨이 가득하다. 경매물량은 30% 떨어졌고 단가도 절반 이상 떨어져 산업 전체가 붕괴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다른 농업 분야보다 직격탄을 맞은 것이라는 표현이 과하지 않다.


화훼농가, 겨울 지낼 연료비도 부족
여기에 날이 추워지는 겨울을 맞이하면서 겨울 난방비조차 없어 농사를 포기한다는 말이 여기저기 나오고 있어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화훼 농가들은 IMF 당시에도 경험하지 못했던 심각한 상황이라고 한결같이 입을 모아 하소연하고 있다. 경기 남부지역 최대 화훼재배 지역인 용인시 남사면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비닐하우스에는 출하하지 못한 꽃들이 시들어가고 있다. 이곳의 농민은 “20여 년간 화훼를 해왔지만 지금처럼 어려운 적은 처음”이라며 “물량은 30% 정도 줄었다지만 단가가 떨어져 체감하는 매출 감소는 70%가 넘는 수준"이라며 안타까워했다.
보통 화훼농가들은 가을까지 거둔 수익으로 월동 준비를 하기 마련인데 최근 급감한 매출로는 겨울을 나기 위한 연료비를 대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한국형 화훼산업진흥법’ 마련 필요
화훼농업 전문가들은 화훼산업 활성화를 위한 방안으로 화훼산업진흥법 제정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가까운 일본의 경우 경기 침체로 인해 꽃 수요가 줄어들자 2000년대부터 정부차원에서 화훼산업진흥방침을 운영하고 지난해 정식법령으로 법을 제정한 바 있다. 정부의 적극적인 관심 속에서 생활형 꽃소비 촉진을 위한 화훼 환경의 개선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중이다.
정병룡 (사)한국화훼산업육성협회장은 “최근 일본의 사례를 보고 화훼업계에 화훼산업진흥법 마련에 대한 필요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일본법령을 베끼는 수준이 아닌 ‘한국형’ 화훼산업진흥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또한 “한국형 화훼산업진흥법에는 수급예측시스템과 교육 홍보 등의 사업이 중요하게 전개되어야 하며, 유통분야에 대한 문제 해결을 기필코 이뤄야 한다”는 의견을 덧붙였다.
화훼 가격의 불안은 도매 시장이 제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기에 통합적인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이 모든 것을 원만하게 수행하기 위해서는 화훼산업이 붕괴되기 전에 법 제정을 통한 예산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꽃 살리기 운동, 화훼산업 살리는 근본 해결 안돼
김영란법 시행 이후 민관에서 화훼농가들과 화훼산업을 위해 다양한 캠페인들을 벌여왔다. 그 가운데 테이블 위에 꽃을 놓자는 ‘1T 1F(1Table 1Flower)’는 대표적인 캠페인이다.
이 운동은 직장에 정기적으로 꽃을 배달하고 관리해 주는 서비스로, 신청자에 따라 해당지역에 나눔도 가능하다. 1T 1F(1Table 1Flower)’는 청탁금지법 시행으로 어려움에 처한 화훼농가 등 업계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직장에서는 업무공간에 꽃을 두어 업무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것은 물론, 행복한 직장 분위기로 만들어 생활속 꽃소비를 늘리고자 하는 새로운 꽃 소비문화 운동이다.
경기도의 경우 도청 및 시군 직원을 대상으로 이 캠페인을 확대추진하고 있다. 도 행사와 시군 축제 등에 수시로 꽃 직거래장터를 개설하고 있고, 로컬푸드 직매장 화훼판매 코너도 개설해 운영하는 등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1T 1F(1Table 1Flower)’캠페인에 최근 참여한 농업기술실용화재단의 류갑희 이사장은 “농가 소득증대 뿐만 아니라 사회공헌 활동도 함께하는 1석 2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Flower in shop 등 소비자 접근 쉽게 더 쉽게
농림축산식품부 김재수 장관도 “꽃을 꽃가게에서만 보고 구입할 게 아니라 길에서도 커피숍에서도 꽃을 보고 한 두송이 부담없이 살 수 있을 정도로 판매처도 늘고 가격도 낮아져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11월 말 현재, 졸업시즌을 앞두고 꽃값이 오르고 있는 시점에서 김 장관의 지적은 업계가 귀기울여야 할 대목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사장 여인홍, 이하 aT)는 화훼특별행사·화훼 소비활성화를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추진하고 있다. 크고 작은 메인 및 전시 행사와 판매·체험 행사 등을 통해 꽃에 대한 접근을 보다 쉽게 하고, 비싸게만 인식됐던 화훼에 대한 이미지를 바꿔 행사와 축하용으로만 국한됐던 화훼를 생활형 소비로 전환하려는 의미다.


여인홍 aT사장은 지난달 9일 코엑스에서 열린 화훼 특별홍보행사에서 “10월 한달동안 화훼는 15%, 난은 30% 정도 소비량 감소로 화훼산업 붕괴마저 걱정된다”며 “난 디자인 공모전을 비롯해 꽃바구니, 다육이, 미니호접란, 수상식물 등 1만원 내외의 다양한 상품으로 화훼소비를 늘릴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권오엽 aT 화훼공판장 장장은 “소비자들이 보다 쉽게 화훼를 만날 수 있도록 제과점·수퍼마켓 등 Flower in shop 설치를 추진하고, 꽃 소비생활화 대국민 아이디어 공모전을 개최해 2017년 신규사업으로 추진하겠다”고 전했다.
분명 화훼산업을 위한 소비 진작 캠페인은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화훼 농가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 시급하게 만들어져야 한다는 것에 더 큰 목소리를 내고 있다. 다양한 소비패턴 변화, 유통구조 개선 등 화훼 농가 스스로의 노력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 정부의 주도적 역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혹한이 예고되는 겨울을 맞이하며 화훼농가는 몸에 좋은 비타민이 아니라 위독한 상황을 이겨낼 수 있는 치료약 처방을 간절히 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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