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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물보호제

‘작물보호제가 산업폐기물인가’ 부정적 시각 만연

환경오염 주범… 막연한 불안·불신 초래
오남용 문제 및 부정적 시각 시급히 개선해야

고품질 농산물 생산에 필수적인 작물보호제(농약) 및 비료가 초중고 교과서에 토양과 하천 등 환경을 오염시키는 산업 폐기물 및 방사능 폐기물과 같은 부정적인 개념으로 표현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교과서가 부정적 인식 확산
실제 초등학교 바른생활 교과서에 보면 “더 많은 곡식을 거두기 위해 농약을 뿌렸고.. 땅은 농약 투성이가 되버렸지요”라고 표현했다.
B출판사 중학교 사회 교과서에는 “산업화이후 많은 자원을 무분별하게 개발하고 대량으로 소비하면서 대기·물·토양오염 등이 심각해졌다. 공장이나 화력발전소에서 배출하는 매연, 자동차 배기가스 등으로 대기오염이 발생하고 공장폐수와 생활하수, 음식물 쓰레기는 물 오염을 일으킨다. 또한 공장과 가정에서 배출하는 쓰레기, 화학비료와 농약, 방사성물질 등으로 토양오염이 발생한다”라고 했다. 화학비료와 농약이 산업폐기물과 방사성물질과 같은 개념으로 표현 돼 학생들에게 농약의 부정적인 인식을 크게 느낄 수밖에 없게 한다.
이 교과서에는 환경이슈와 대립적인 개념으로 농약을 설명하고 있다. “환경관련 이슈가 개인·가정·기업·환경단체에 따라 각각 다를 수 있다”면서도 “농약을 뿌린 농작물을 안심하고 먹을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M 출판사 도덕 교과서 ‘산업화와 도시화에 따른 자연파괴와 환경문제’ 장에서는 사라지는 생명들과 환경 이야기를 담은 ‘여우와 토종씨의 행방불명’이라는 도서를 인용해 농약의 유해성을 부각시켰다.
본문을 보면 “1970년대부터 농산물의 생산량을 늘리고 고된 노동을 줄이기 위해 농약과 화학비료를 뿌리기 시작 했다. 농사일은 매우 수월해 졌고 열매는 더 굵고 탐스러워졌다. 도시사람들은 빛깔도 좋고 매끈하게 생긴 농산물을 사려고 했다. 그러자 농촌에서는 점점더 많은 농약을 뿌리기 시작했다, 그로인해 냇물은 마실 수 없게 되었고 개구리와 메뚜기, 물방개, 송사리들도 사라졌다.(중략) 그 농약 때문에 땅과 물·농산물까지 오염되어 다시 사람에게 해를 주는 악순환이 되풀이 되고 있다”고 했다.
이 책은 생물 종 다양성의 중요성, 생물 종 다양성의 균형이 흔들리게 된 이유, 생물 종 다양성 보존을 위해 일상에서 해야 할 일 등을 쉽고 재미있게 풀어놓기 표현했다고 설명했으나 농약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태에서 농약의 부정적인면만 과도하게 유해성만 부각 시키고 있는 셈이다. 심지어 이 교과서에는 “빵의 재료인 밀을 대규모로 재배하면서 대량의 화학비료와 제초제가 사용돼 물과 땅을 오염시킨다”고 했다.


자극적인 정보제공 불안과 불신 초래
다른 과목인 과학 교과서에는 “매립된 쓰레기에서 나오는 오염물, 농사에 사용되는 화학비료나 농약 등이 지하로 스며들면 지하수가 오염된다”고 했다.
심지어 ‘환경과 녹색성장’에는 농산물을 대량으로 생산하기 위해 자연을 무분별하게 파괴하거나 농약을 대량으로 살포해 생태계를 악화 시키는 주범으로 표현했다. 또한 “흙 오염이 각종 쓰레기, 폐비닐, 비료나 농약, 폐광산에서 나오는 중금속, 산성비 속의 오염물질 등에 의해 일어난다”고 했다.
중학교 교과서에 실린대로 풀이하면 식량생산을 위해 농약을 어쩔 수 없이 사용했으며 농약을 과다 사용, 오남용함으로서 환경을 죽이고 물과 토양을 오염시키는 주범이라는 인식을 주기에 충분한 역할을 하고 있다.
고교 교과서 ‘현장과 과학교육’에서는 DDT를 살포하면 그림을 통해 지하수로 스며들며 물속 동식물이 오염되는 먹이사슬 과정을 그리고 있다. 여기에서도 결국 농약이 먹이사슬 구조의 시발점이고 악순환 시키는 주범으로 묘사되고 있다. 심지어 농사기술, 재배교육 등을 교육, 전파하는 농정기관도 다르지 않다. 한 지역농업기술원에서 제공하는 어린이 농업교실 편에 농약은 만성중독에 걸리고 강물을 오염시키는 원인 중의 하나로 표현하고 있다.
이에 대해 작물보호 업계 관계자는 “과학적인 사실 기준이 없는 내용이 교과서에 실렸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며 “정확한 내용을 배우지 않고 언론 등에서 제공하는 자극적인 정보가 막연한 불안과 불신을 제공하기 때문에 시급히 개선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환경단체는 농약이 인간에게 해가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성장기 어린이의 경우 성장단계에 있는 뇌와 신경계에 악영향을 끼치고,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진단을 받을 확률이 55%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임신 중 농약 노출이 높았던 산모의 자녀가 7세 때 기억력 점수가 7에 불과해 임신 중 농약 노출이 자녀의 인지 추리력과 비언어적 문제해결 능력을 떨어뜨린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배 농사를 짓고 있는 한 농민은 “교과서나 환경단체의 주장대로라면 농약은 즉시 폐기해야 하는 물질”이라며 “화학비료나 농약이 없으면 식량자급이나 지금처럼 농식품을 소비하는 것은 불가능해질 수 있다는 것을 모르고 있는것 같다”고 비판했다.


GAP농산물 확산 저해요인 작용
한편 각급 교과서에는 농약의 대안에 대해 친환경농업이나 유기농업, 식물공장이 농약의 위험성을 줄일 수 있는 것이라고 소개한다.
D출판사 중학교 기술가정 ‘녹색식생활의 실천방법’편에는 “환경보전을 위해서는 농약이나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거나 최소량만 사용하여 생산한 친환경 농산물 및 지역 농산물 이용해야 한다”고 했다.
또한 “식량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온습도, 이산화탄소, 양분 등의 환경조건을 인공적으로 제어하고 재배를 자동화함으로써 계절이나 장소에 관계없이 안정적이면서 계획적으로 식물을 생산하는 식물공장이 농약을 사용하지 않아 친환경농산물을 효율적으로 생산할 수 있다”고 했다. 친환경농산물이나 식물공장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이 생태계에 피해를 주지 않고 환경파괴 없이 생산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환경호르몬을 줄이기 위해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 유기농업이 대안이 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생산자단체 관계자는 “친환경농업이나 유기농업에서 생산되는 물량으로 현재의 먹을거리를 해소할 수 없다”며 “농약의 오남용 문제를 해소하면서 상품성 있는 것만 찾는 소비자의 인식개선도 동시에 추진하면 그러한 문제는 일정하게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상대 김진효 교수는 “어린 시절부터 교과서를 통해 농약의 부정적인 내용을 학습한 학생들이 유기농 급식이 아닌 GAP농산물 급식을 받아들일 수 있겠냐”며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부정적인 사고를 학습시키는 교과서를 시급히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 관계자는 “농약 및 비료의 위해성을 강조한 교과서를 면밀히 검토해 보고 향후 교과서 개정시 적극적으로 의견을 반영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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