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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의 사각지대에서 이뤄지던 틈새시장

[테마기획Ⅱ]유기질비료
친환경농업 필수 요소… 제도적 지원 우선돼야

 
농업환경오염과 안전한 먹을거리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농업에서의 친환경농업은 대세론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 중심에 유기질비료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원 보전과 지속가능한 친환경농업을 위해선 토양의 환경보전이 우 선돼야 하기 때문이다. 정부도 화학비료 보조를 중단했다. 대신 친환경농업 확산과 영농비 부담을 줄이기 위한 일환으로 유기질비료 지원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제도 권 밖에서 어려움을 호소해오던 유기질비료업계. 정책의 중심이 되면서 호기를 맞게 됐지만 갈 길은 여전히 멀다.

# 친환경농업의 중심, 뜨는 산업

지난해 말 화학비료 가격이 24%가 인상된데 이어 6월 19일부터 62.9%가 또 다시 인 상 됐다. 원재료를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빚어진 결과다. 앞으로도 유가 와 환율 상승이 이어지는 한 화학비료 가격은 안심할 수 없다는 것이 업계의 진단이다.

화학비료 가격 인상과 지원 범위를 놓고 정부와 업계의 줄다리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초점이 된 것은 유기질비료 지원액. 화학비료차손보존제도 도입 여론이 일면서 정부의 비료지원정책이 주목을 받았다. 연초 화학비료 가격이 오르자 정부는 화학비료 사용 절 감 방안으로 유기질비료의 물량과 지원액을 큰 폭으로 늘렸다.

정부의 유기질비료 지원사업 물량은 154만톤에서 200만톤으로 늘어났다. 구입비 지원 단가도 700원/20㎏에서 116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예산 540억원보다 620억원이 증 액된 1160억원.

정부의 입장은 분명하다. 최근의 화학비료 지원은 가격이 큰 폭으 로 인상된데 따른 농가 부담을 고 려해 한시적으로 지원하는 것일 뿐 가격차손보전제의 재도입이 아 님을 거듭 밝혔다. 정부의 유기질 비료 지원 사업은 앞으로도 계속 해서 늘어날 것을 시사하는 대목 이다.

# 업계 영세성 극복과 가축분뇨 농지환원 장치 마련 시급

유기질비료는 가축분뇨의 자원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유기질비료의 핵심이 가축분 뇨를 자원화 한‘퇴비(부산물비료)’라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부분이다. 유기질비료와 관련한 정책도 가축분뇨 자원화에 일정 부분 초점이 맞춰져 왔다.

1990년대 초 농협공통퇴비장 설치 지원을 시작으로 최근의 가축분뇨를 활용한 자연순 환농업 대책이 진행 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축분뇨를 이용한 유기질비료는 가축 분뇨의 단순한 처리 및 재활용 수준으로 치부되면서 법의 사각지대에서 관리돼 왔다. 이에 따라 유기질비료시장은 복마전 형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열악한 작업환경에 따른 인력난과 생산라인의 완전자 동화가 어려운 제조업체의 구조적인 영세성도 산업발전 의 저해요인으로 꼽힌다. 그동안 가축분뇨 자원화과정에 서 나타난 문제점으로는 다음과 같다.


- 통계에 잡히지 않는 제품과 제조업체의 난립.
- 숙성도 판정법, 공정규격 및 사용기준 미 제정.
- 미숙퇴비와 산업폐기물 혼합 등의 불신.
- 농협공동퇴비장의 적자와 액비유통센터의 운영 미흡.
- 축산농가의 분뇨처리시설 운용 능력 미흡 및 관리 소홀.

그러나 가축분뇨 자원화 사업이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 는 가축분뇨를 비료로 만드는 단계에만 급급하기 보다는 자원화된 부산물비료가 농지에 제대로 투입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유박류’지원사업 주객 전도

비료관리법의 비료 분류체계도 국내 부존자원을 이용 한 유기질비료 시장 발전의 저해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현재‘유박류’등의 유기질비료는 보통비료로 분류되고 있지만‘퇴비’등의 유기질비료는 부산물비료로 분류되 고 있다.

이 체계는 소비자인 농민과 정부정책에서도 유기질비 료에 대한 개념에 많은 혼선을 가져다주고 있다는 지적 이다.

유기질과 부산물비료로 나눠지는 분류체계로 인해 유박 류를 원료로 하는 유기질비료는 고급비료, 퇴비 등의 부산물비료는 저급비료라는 인식을 부추기고 있으나 사 실과 다르다.

이에 따라 수입 유박류로 만들어진 유기질비료가 지원 사업에 힘입어 공급량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부산물비료 협회가 조사한 최근 5년간 유기질비료 보조사업 공급실 적 자료에 따르면 퇴비는 15.5% 증가한 반면 유박류는 36%의 증가율을 보였다. 2006년의 경우 유박류 비료 전 체 판매량의 76%가 정부 보조금으로 공급된 것으로 조사 됐다.

농림축산 부산물의 재활용을 통한 자원의 순환과 토양 환경을 보존해 지속가능한 농업을 추진한다는 친환경농 업 본연의 정책이‘주객전도’되는 상황을 연출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유박류는 가축분뇨 보다 몇 배의 고농도 물 질로 그대로 농지에 투입되면 농지의 염류집적을 가속화 시킨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 유기성 폐기물 비료화 근절 시급

유기질비료가 제도권 밖에서 관리되면서 나타난 문제 점은 이 뿐만이 아니다. 자원의 재활용이라는 명분아래 각종 유기성 폐기물이 품질에 대한 검증 없이 유기질비료 로 공급되고 있다.

특히 연간 200만톤이 넘는 음식물쓰레기가 퇴비화 되 고 있지만 퇴비의 판매량은 2006년 기준 축분퇴비를 포 함해 총 264만1000톤에 불과하다. 대부분이 불법 유통되 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물이다.

과제 1) 수도작전용등제품의다양화

화학비료 가격의 상승이 유기질비료 지원사업 과 나아가 친환경농업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 이다. 이미 유가와 원자재의 지속적인 상승으로 올해 안 에 화학비료 가격의 추가인상이 이뤄질 수 있다는 말이 공공연히 나오고 있다. 화학비료가격 차손보존제도 도입 이 또 다시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전망되는 부분이다.

정부도 난감한 상황에 처할 것으로 보인다. 비료가격 차 손보전제는 친환경농업을 역행하는 것으로 도입하지 않 는다는 것이 정부의 기본 방침. 그러나 정부 스스로가 수 도작에서의 화학비료 사용이 불가피하다는 것을 인정하 고 있다. 모내기 이후 논에는 유기질비료를 사용하는 것 이 극히 제한적임에 따라 추수 때까지는 화학비료를 사용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유기질비료가 수도작에서는 효용가치가 떨어진다는 것 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각 작물별 특성에 맞는 다양한 제 품의 개발과 제품별 분류체계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손이헌 부산물비료협회 사무국장은 이와 관련“업계에 서도 시기별, 용도별 수도작 전용 유기질비료 개발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다”면서“화학비료 가격 인상에 따른 화학비료 지원을 위해 유기질비료 지원사업이 타격을 받 으면 친환경농업은 원점에서 새로 시작해야 한다”고 지적 했다.

과제 2) 분류체계 개선과 유통 투명성 확보

국내 부존자원의 효과적인 이용을 위해서는 유 기질비료의 분류체계를 종류별 분류체계로 개편해야 한 다는 지적이다. 지금과 같이 유기질과 부산물비료로 나눠 진 분류체계 하에서는 수입 유박류 비료는 고급비료로, 퇴비는 저급비료로 인식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 불법유통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제품의 투입원료에 대한 원료명과 제조공정 등을 정확하게 표기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필요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품질에 구분 없이 일정액을 지원하는 지원제도를 사용원료와 품 질에 따라 지원하는 가격차등제 도입방안이 대안으로 제 시되고 있다.

유기질비료의 원료로 사용한 물질과 수분함량, 축종별 (우분, 돈분, 계분 등) 표기 등을 비료공정규격에 보다 명 확하게 고시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과제 3) 전문업체육성을 통한 시장재편

정부는 경종과 축산의 연계를 위해 2013년까지 개소당 100억원(국비 40%, 지 방비 40%, 자부담 20%)을 들여 50개소 친환경광역단지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이곳에 는 미생물·생물제재·퇴비장 등의 친환경농자재 생산시설과 장비, 경축순환자원화센 터, 친환경유통 및 교육시설 등이 들어선다.

관련업계의 반응은 냉담하다. 자급자족형태의 대형퇴비공장은 성공한 사례가 없다는 것이다. 특히 기존 생산업체의 생산능력이 남아도는 상황인 만큼 광역친환경농업단지 조성사업 중 퇴비화시설 설치 및 운영사업은 기존의 전문업체를 지원하거나 활용하는 방안이 바람직하다는 지적이다. 인근지역 기존업체와 컨소시엄형태로 위탁가공 운영하 는 방안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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