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한 제품 개발에 모든 정렬을 쏟고 또 경영 과정을 공개해 사업의 투명성을 유지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회원들의 땀으로 만들어진 경영비를 허투루 쓰지 않겠다는 원칙도 분명하다. 그런 그의 경영 방식 때문에 전북 300여개 시판상 중 3할이 전북판매조합의 회원이며, 신규회원을 희망하는 시판상도 계속 늘고 있다. 전국최초 결성조합…투명경영이 경쟁력 전국 최초로 농약판매조합을 결성한 전북농판은 지난해 사무실 307m2, 창고 307m2 규모의 신사옥을 마련했다. 이는 중소기업센터의 육성자금 10억으로 진행된 것이다. 판매업체가 중기센터에서 육성자금을 받는 것은 매우 드문 일. 그만큼 전북판매조합의 투명한 경영이 인정을 받고 있다는 증거이다. 이 이사장은 “원칙을 지키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거듭 강조한다. 이 이사장은 농약 뿐 아니라 친환경자재, 농자재류, 비료, 종자, 상토 등을 취급해 사업을 다각화했다. 수도작이 많은 지역이기 때문에 경북 등에 비해 영세하다는 점과 농협과의 경쟁으로 농약 시장이 점차 어려워지고 있어 회원들의 수익을 보장하기 위함이라고 한다. 또 ‘아그로실리카’, ‘휴믹규산’ 등 친환경자재 자체 브랜드도 10개 정도 가지고 있다. 지금은 OEM 방식으로 생산하고 있으나 곧 생산도 직접 할 수 있도록 조합사업 차원에서 창업을 고려중이다. 이 이사장이 사업을 다각화하고 회원들과 농민에게 꼭 필요한 친환경자재를 직접 개발할 수 있는 배경에는 그의 공부하고자 하는 욕구가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실제 서울대 농과대학을 졸업한 후 농진청에서 5년을 작물 육종연구원으로 보냈다. 그 후 덴마크로 건너가 3년간 고구마와 감자에 대해 연구하고 돌아온 직 후 9년간 흥농종묘 육종연구소에서 근무하며 더욱 내실을 공고히 했다. 1980년 작물보호제 분야에 뛰어들어 일하게 되면서도 과거 공부했던 것을 바탕으로 직접 해외의 세미나, 박람회 등에 참여해 뛰어난 제품을 발굴, 직수입하고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비싼 유류비로 물류‧유통이 어려워지자 직접 운송트럭을 구비해 회원들에게 배달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현재 1, 3.5, 5톤 트럭으로 물량에 따라 일주일에 2번은 회원들에게 직접 제품을 배달한다. 또 한 가지 전북판매조합은 회원 시판상의 여사장들. 즉 실질적으로 판매를 직접 담당하고 있는 ‘사모님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세미나를 시행하고 있다. 이렇게 교육을 실시하면 판매에도 도움이 되고 정확한 처방을 내려줄 수 있게 돼 호응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100여명에 이르는 이들을 모두 초대해 해외세미나 등을 개최하다 보니 회원사이도 돈독해진다는 게 그의 자랑이다. 이렇게 다각적으로 회원들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기 때문에 다른 조합에서도 견학을 많이 온다. 이 이사장은 “자신이 롤모델이 돼 모든 조합들이 발전한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며 겸손해한다. 시판 전문성 살리면 농협과 경쟁해도 ‘자신만만’ 이 이사장은 1986년 작물보호제판매협회가 만들어지던 시기 창립맴버다. 현재는 부회장을 역임하고 있으며 부회장으로서 대변의 한마디도 잊지 않는다. 이 이사장은 “농협이 자신들이 취급하는 농약을 구매하지 않으면 벼 수매를 하지 않겠다고 하는데 이는 엄연히 불공정거래 아니겠냐”며 “이런 불리한 싸움에 시판이 힘들어지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그는 그러나 시판의 전문성으로 농협과의 경쟁은 ‘자신 있다’고 말한다. 그는 “농협이 경제사업부를 독립하면 1000개의 농약 품목을 시판과 일정 비율로 겹치지 않게 판매 하는 것은 어떤가? 농협이 원한다면 7:3 비율로 시작해도 좋다”며 “처음에야 농약 제조회사들이 좋은 제품을 농협에 납품하려 들겠지만 아무래도 농협은 시판만큼 제품을 개발하는 능력은 떨어지기 때문에 결국 몇 해 지나면 시판이 시장 점유율을 높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품의 숨은 기능을 발굴해 시장의 적재적소에 내놓는 시판의 전문성에 자신감을 나타낸 것이다. 또 어려울 때 일수록 차별화된 전략으로 시장을 석권할 수 있는 기회라는 설명이다. 이신기 이사장은 식물의약사법에 대해서도 “법 도입에도 찬성하는 입장이다”며 “처음에는 좀 힘들지라도 농약을 판매하는 업자들이 존중받고 인정받으려면 꼭 필요한 제도”라고 힘주어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