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유기농업과) “제초제 저항성 잡초 관리위한 종합적 관리방안 수립해야” 강충길 친환경잡초연구실장(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유기농업과)은 “화학적 방제방법으로 생겨난 제초제 저항성 잡초를 화학적인 방법만으로 해결하려 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한다. 그렇다고 “완벽하지 않은 친환경적 방제기술만으로 관리하는 것도 대안은 아니다”고 지적한다. 최근 벼의 가장 큰 경쟁 잡초인 피마저 저항성이 확인된 가운데 안정적 쌀 생산을 위한 제초제 저항성 잡초 관리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 가지 방제 방법으로 완벽하게 제초제 저항성 잡초를 방제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설명이다. “우리 보다 먼저 저항성 잡초로 고심해온 일본의 경우 제초제 유효성분을 5조합(5종 합제)까지 늘렸으나 최근에는 이 방법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분위기 아래 3종 합제로 다시 회기하고 있습니다.” 강 실장은 잡초의 저항성 판별에 대해서도 “아직 저항성이 나타나지 않은 초종인데도 처리시기를 놓쳤거나 예전보다 정밀하지 않게 농사를 짓는 등으로 인해 잡초 방제가 되지 않아 저항성으로 오인되는 경우도 있다”며 “제초제 저항성 잡초에 대한 보다 세밀하고 전문적인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도 서둘러야할 숙제중의 하나”라고 지적한다. ‘자연분해비닐’로 논 잡초 방제 가능 그는 요즘 ‘본연의 업무’인 잡초를 친환경적으로 방제하는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자연분해 비닐을 논에 이앙과 동시에 피복해 잡초를 방제하는 방법이 그것이다. “벼를 이앙하면서 동시에 비닐을 피복해 작업이 편리할 뿐만 아니라 벼가 자라는 동안 비닐이 햇빛을 차단해 저항성 잡초는 물론 모든 종류의 잡초 발생을 억제할 수 있습니다.” 통상 벼 생육기 60일 동안만 잡초의 발생을 막아내면 이후에는 벼가 잡초와의 경합에서 이길 수 있을 만큼 생장하기 때문에 초기 60일 방제가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특히 자연분해 비닐은 60일 동안 서서히 분해가 되며 수확기에는 거의 비닐이 남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 비닐을 전분 등 자연소재로 만들기 때문에 분해되면서 거름의 역할을 하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농진청은 친환경잡초연구실을 중심으로 지난해부터 강원도 철원군과 함께 논에서의 자연분해비닐의 실증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4개 단지 1.2ha 규모로 실증시험을 거쳤다. 철원군은 친환경 쌀 재배 농법이 발달돼 있다. 우렁이농법의 경우 철원군에서는 아직 문제가 되지 않지만 전남 등 남부지역에서는 우렁이가 월동을 하면서 생태계 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어 대안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에 따라 자연분해비닐이 대안으로 검토 중인 것이다. 올해까지의 실증시험에서는 비닐의 분해는 문제가 없었으나 농기계의 작업능률, 비닐의 단가가 화학방제에 비해 5배 정도 비싼 점 등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그는 “과거 종이 피복으로 논 잡초 억제를 위해 계발된 이앙기를 사용했다”면서 “농기계를 비닐에 맞게 보안·개발한다면 더 능률이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저항성잡초 관리기구…(가칭)KHRAC 설립 추진 잡초학회 총무이사 이기도 한 그는 제초제 저항성 잡초 등 당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화학·물리·생물․친환경적 측면에서 다각적인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미국잡초학회에는 HRAC(Herbicide Resistance Action Committee)라는 제초제 저항성 잡초에 대해 연구하는 기관이 있습니다.” HRAC는 전세계 저항성잡초 발생을 모니터링하며 저항성 잡초의 초종별 방제기술 및 관리방법을 연구하고 또 저항성 잡초에 대해 연구하는 연구자 등의 정보를 공유하는 등 종합적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는 것이 강 실장의 설명이다. 그러나 “미국의 경우 밀이 주 재배 작물로 우리나라 환경에 도입하기는 어렵다”고 말하는 그는 “한국·중국·일본 등 논의 분포가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HRAC에 준하는 논 잡초 연구 기관이 생겨야 한다”며 “우선적으로 우리나라도 이런 기구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그는 한국HRAC에 준하는 기구의 전초가 될 만한 회의를 계획하고 있다. 오는 30일로 예정된 ‘저항성잡초 방제대책회의’가 그것이다. 그를 비롯한 한국의 잡초 연구에 내노라하는 전문가로 꼽히는 박태선 농진청 국립식량과학원 박사, 김도순 서울대 교수, 정창국 한국삼공 농업연구소장, 구석진 목우연구소장, 박기웅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박사가 구성원이다. 강 실장은 “이번 회의를 통해 저항성잡초의 방제를 위해 실질적 대응책을 논하게 될 것”이라며 “지속 가능한 농업을 위해 연구를 게을리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