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청장 권재한)은 한쪽 몸이 불편한 편마비 노인을 위해 치유농업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신체적‧정서적 재활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실증했다고 밝혔다.
편마비는 여러 요인에 의해 신체에 발생한 장애 증상을 말한다. 응급질환 중 하나인 뇌졸중이 발생하면 뇌 한쪽이 손상되고, 그에 따라 반대 측 신체가 마비되고 퇴화하는데 이것이 대표적 사례다. 뇌졸중 발병 후 6개월간 정밀 병원 치료를 받는 환자 중 10%는 정상범위로 회복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여생을 재활 치료에 의존해야 한다.
전 세계적으로 편마비 장애 환자를 위한 재활 연구는 신체, 심리, 감각 등 여러 방면에서 이뤄져 관리 방법도 정립돼 있다. 하지만, 환자가 재활병원 등에 자발적으로 방문해야만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여건 탓에 치료 시기를 놓치는 사례도 많다.
농촌진흥청은 대상자들이 자발적으로 다양한 재활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채소, 꽃, 인삼 가꾸기 등 농업 활동 중심의 치유농업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이를 장애인복지관을 이용하는 65세 이상 편마비 노인 30명에게 16회에 걸쳐 적용했다.
프로그램은 ▲양손으로 분무기(스프레이)를 사용해 물을 주는 동작 ▲모종삽을 사용해 고랑을 만드는 동작 등 7종의 동작을 회마다 반복하게 함으로써 상·하체 근육이 활성화하도록 구성했다. 개인별로 집에서도 동작을 연습하게 해 재활 운동 효과를 높였다.
그 결과, 참여 노인들은 일반 복지관에서 매일 개별 운동을 수행한 대조 집단보다 마비된 쪽의 근력이 약 39.3%가 향상되는 효과를 얻었다. 프로그램 수행 과정에서 치유 농장을 걸어 다닌 덕분에 보행 능력도 대조군보다 약 7.4% 개선됐다.
이와 함께 후천적 장애의 일종인 편마비 환자가 겪는 심리적 불안이 개선되는 효과도 나타났다. 대상자들의 자아존중감은 참여 전 28점에서 참여 후 31점으로 약 10.7% 향상됐다.
이번 재활 치유농업 프로그램은 노인 대상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그 효과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실제로 프로그램에 참여한 대상자는 “식물을 본다는 것 자체가 너무 기분이 좋아 이 프로그램에 계속 참여하고 싶다.”라는 의견을 냈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김광진 도시농업과장은 “자연스럽게 마비 측 신체를 사용하게끔 양손을 움직이는 농업 활동을 반복하다 보니 재활 운동 효과를 본 것 같다.”라며 “재활을 희망하는 편마비 노인이 프로그램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사회서비스를 통해 보급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