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 함께 친환경농업이 확대되면서 지방정부(지방자치단체)가 발표하는 친환경농업 정책에도 관심을 기울여한다. 이는 중앙정부의 친환경농자재 관련 지원자금은 해마다 줄어들고 있지만 지자체가 자체적으로 지원하는 친환경농자재 지원자금은 늘어나면서 농업인들에게 유용한 자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자체의 자립도와 규모에 따라서 농업 지원금은 분야별로 큰 격차를 보인다. 하지만 지자체의 농업 지원금의 운용 방침을 잘 살펴보면 의외의 성과를 거둘 수 있다. 그만큼 발품도 팔아야하고 각종 정보에 눈과 귀를 열어놓아야 한다. 농업인들이 합심해 지원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요청하는 것도 지자체로부터 지원금을 받을 수 있는 확실한 계기를 제공한다. 농식품부도 매년 농업인 요청을 중심으로 농림사업 신청을 받고 있다. 농식품부가 투자재원의 효율성 제고를 위해 받는 농림사업 신청은 농업인들이 제출한 사업신청 자료를 근거로 지자체의 특성에 맞는 세부사업을 자율적으로 선택해 정부에 예산지원을 요구하는 방식이다. 최근에는 지자체가 해당 농업인의 이익을 배타적으로 보호하고 지역 기업을 우선 지원하는 육성책을 앞 다퉈 발표해 다른 지역의 기업들이 “지역마다 공장을 둬야 한다”는 볼멘소리를 내비치고 있다. 이는 지자체가 자구적인 차원에서 지역의 농업인과 관련기업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되고 있으며, 앞으로 더 심화될 전망이다. |
지자체가 지원을 확대하고 있는 분야는 친환경농업 정책 기조와 맞물려 유기질비료와 친환경농자재가 꼽힌다. 유기질비료는 중앙정부의 지원액 20kg 한 포대당 등급별로 500~1400원, 시·군 등 지자체의 보조금은 600원 정액제로 결정됐다. 다만 유기질비료에 대한 지자체에서의 추가 보조액은 자율적으로 정하도록 하고 있어 지자체 마다 유기질비료의 지원액은 다르다. 울산광역시 울주군은 친환경 농업기반 조성을 위해 국비 13억2000만원 이외에 군비 10억2000만원을 들여 과수농가에 유기질비료를 지원하고 있다. 경북 울진군도 울진군 유기질비료 구입시 1포당(20kg 기준) 국비와 별도로 1000원의 군비를 지원한다. 충북 청원군 유기질비료 지원액은 국비 9억7000만원과 군비 5억8000만원으로 지난해 12억50000만원 보다 약 25% 늘어났다. 충북 보은군은 군수공약사업으로 관내에서 생산되는 가축분퇴비 8만7350포, 1억5000만원을 추가로 공급한다. 제주시는 농가 유기질비료 구입시 비료 1포(20㎏)당 일반농가는 2000원, 친환경농산물인증농가는 3000원을 차등 지원한다. 부산물비료는 비료 종류와 일반농가, 친환경농산물인증농가를 구분해 비료 1포(20㎏)당 1100원~2100원의 구입비를 지원한다. 제주산 부산물비료를 구입할 때는 구입비의 50%를 지원한다. |
중앙정부의 생물학적병해충방제사업의 중단 등 친환경농자재 지원 사업은 축소되고 있지만 지역 특색을 살려 친환경농업을 집중 육성하는 지자체들이 늘고 있다. 이들 지자체는 지역여건에 맞게 ‘친환경 인증농가 농자재 지원사업’을 지속적으로 펼치면서 규모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충남 부여군은 이달 23일까지 신청을 받아 농진청에서 공시한 친환경 유기농 자재인 목초액, 키토산, 토착 미생물 배양체, 유산균, 미생물제 등 농법에 직접적으로 투입하는 자재인 오리, 우렁이, 쌀겨 등에 지원한다. 경기 김포시도 친환경 인증농가 및 단체를 대상으로 보조금 50%, 자부담 50%로 70만원에서 최고 250만원까지 100여 농가 및 단체에 모두 2억원을 지원했다. 전북 임실군은 계약재배 활성화를 계약재배 참여 작목반을 우선해 배추·양파·양배추 등 채소 재배지의 배추무사마귀병 약제, 양파 및 양배추 재배에 필요한 영농자재 등을 지원한다. 경북 고령군은 2012년 맞춤형 친환경 농자재 공급사업은 250㏊의 친환경 재배 농지에 농진청에 목록 고시된 63종의 친환경 농자재를 공급할 예정이다. 특히 농가별 전산관리 및 공급 카드 작성을 통해 사업의 투명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제주도는 친환경 인증 농가가 확대되도록 인증을 받은 농가에 인증 종류에 따라 농가당 30만~50만원을 특별지원, 농자재를 사거나 잔류농약 검사 수수료 등으로 쓰게 했다. |
지자체들은 농자재 구입 비용을 지원하면서 협의회를 통해 농자재 지원업체를 사전에 선정하는 등 역할을 강화하기도 한다. 전남 장성군은 지난 5일 농민단체 및 농업인 대표 등 42명으로 구성된 농자재 지원사업 선정협의회를 열고 9억5000여만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벼 육묘용 상토 및 육묘상자처리제를 지원키로 했다. 농자재 공급 가격의 50%를 지원하고 나머지 50%에 대해서는 농가가 부담하는 방식으로 농협을 통해 공급할 예정이다. 이날 협의회에서는 특히 벼 육묘용 상토는 2개 업체, (주)참그로와 (주)토비테크를 선정하고 육묘상자처리제는 (주)한국삼공의 ‘다카바-에스’를 선정해 공급하기로 했다. 앞으로도 농자재 지원업체 선정에 따른 투명성 확보를 통해 농자재 지원에 대한 신뢰도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한편 지역농협과 축협의 영농자재 무상지원도 농업인들에게는 중요한 정보다. 농협중앙회에 따르면 지역 조합들은 농업인과 축산인들의 영농비 절감을 위해 2004년부터 2011년까지 해마다 1500억~3000억원 수준의 비료·농약·친환경농자재를 농가들에게 무상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
올해도 농약 1252억원, 일반자재 1102억원, 비료 918억원 등 총 3272억원 규모의 영농자재를 무상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농정업무 수행. 전문성 떨어져 지자체의 친환경농업 집중 육성방침은 농식품부가 곤충산업 활성화를 위해 공모한 곤충자원산업화지원센터 유치전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농식품부는 지난달 말까지 화분매개용, 천적용, 식·의약·사료용 등 3개 특화분야별 1곳씩 모두 3곳의 지역 곤충센터를 지정하기로 하고 후보지 신청을 받았다. 농식품부는 14일 경남을 끝으로 현장실사를 마치고 이달 말까지 센터 건립지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 가운데 식·의약·사료용 분야에만 강원, 충북, 전남, 경남 등 4곳이 신청해 가장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분매개용 분야엔 경북, 천적용 부분엔 경기가 각각 단독 신청해 놓은 상태다. 지역 곤충센터로 지정되면 1곳당 매년 50억원씩 3년간 150억원을 투입하게 되며 국비에서 절반을 지원한다. 이처럼 지자체들이 친환경농업 육성을 위해 농자재 지원 사업을 활발히 펼치고 있지만 여전히 지방정부의 농업조직은 지속적으로 축소되고 있다. 농정업무의 전문성도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처럼 시·군 단위 지자체의 경우 대부분이 농업에 기반하고 있음에도 농정업무를 담당하는 행정조직은 턱없이 부족해 효율적인 농정업무를 수행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따라서 지역특색에 맞는 농업 육성과 지원책 마련를 위해서는 지역 농정업무 담당자들의 전문성 확보와 조직 확대가 시급한 실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