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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포커스

위기가 곧 기회, 원예작물의 발전은 쉼표 없어

기후변화대비 · FTA대응에서 도시민 힐링까지…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원예작물부 고관달 부장(55)은 기후변화 환경에 잘 적응하고 기능성이 높은 농산물 연구개발과 도시농업을 발전시키는 것에서 한국 원예작물 농업의 희망을 내다봤다.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원예작물부는 채소와 과수, 화훼의 기술개발을 통해 농업 생산성을 높여가는 임무의 첨병에 있다고 봐야죠. 우리나라 농업생산 약 35조 중 35%가 우리 부서가 담당하는 분야에서 나오고 있고, 그 안에서 채소가 차지하는 생산량만 약8조5천억원으로 전체 농업생산의 25~28%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고관달 원예작물부장은 최근 원예작물의 품종 육성에서 3가지 타깃이 중시되고 있다고 전한다. 우선 한미·중·일 FTA에 성공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고품질의 농작물을 육성하는 것이다. 또 세계적인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에 대비해 이에 적응할 수 있는 품종을 만들어내야 한다. 마지막으로 소비자의 욕구가 다양화 되는 것에 발맞춰 새로운 기능성 작물을 개발하는 것이다.

 

한국 원예작물 종자 기술력 세계정상급

이와 같은 큰 그림 안에서 최근 원예 분야는 시장개방에 대응하면서 기후변화에 대비한 공급안정을 이루고 나아가 종자주권을 확보할 수 있는 신품종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것이 고 부장의 설명이다.

“사과는 한여름에 생산 가능한 품종 개발이 이루어졌고, 아열대 과수와 채소에 대한 우리 환경의 적응성을 연구해 새로운 품종으로 개발하고 있습니다. 화훼 분야에서는 일본 수출을 위해 장미, 나리 등의 신품종 개발을 빼놓을 수 없죠.”

고 부장은 현재 3000만불을 넘어선 우리 종자수출의 성장 가능성은 희망적이라고 말했다. 종자를 판다는 것은 곧 종자의 성능을 판다는 것인데 한국은 이미 종자선진국들과 경쟁이 가능한 기술력과 저력을 키우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특히 원예작물 종자의 기술력에서 고추, 무, 배추의 경우 세계 정상급이며 대부분의 원예작물이 종자선진국에 뒤처지지 않는 기술력을 갖고 있다”는 것.

올해는 기상변동 때문에 여느 때보다 농업인들의 고초가 컸던 해이다. 초반 가뭄에서 좀 벗어나는가 싶었을 때 덴빈, 볼라벤, 산바 등 3차례의 태풍 피해를 겪었다. 사과, 배 등의 낙과 피해가 컸으며 세 번째 태풍 산바는 가을김장채소 파종시기 직후에 밭작물을 덮쳐 피해가 컸고 재파하는 농가도 발생했다. 또 작물이 충분히 자라기 전에 예년보다 빨리 온 겨울 추위가 김장재료 값을 높인 결과를 빚고 있다.

고 부장은 이와 같은 기후변화와 기상재해의 농작물 피해에 대해 이제 한숨이 아닌 대책을 마련해야 할 때라고 말한다.

“충청도에서 과수원 하는 50대 초반의 농업인은 아버지대까지 거슬러 올라가 지금까지 태풍으로 이렇게 많은 낙과가 된 적이 처음이라고 말합니다. 문제는 이런 기상이변이 보편화되는 현실이죠. 시설재배에서도 기자재의 안전기준을 더 높이고 그만큼 투자비가 더 들어가야 하는 부담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농업정책과 기술개발도 악화된 환경과 여건에 맞게 변해야 합니다.”

일례를 들면 노지재배 고추의 경우를 보면 비가림 전용의 다수성 대과종을 개발하는 등 농산물의 공급 안정을 위한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

기상이 불안정했던 만큼 올 농사에서 각종 병해충의 피해도 만만치 않았다. 고 부장은 그중 개화기 때 호우 와중에 제대로 방제하지 못해 발생한 배 주산지의 흑성병과 적성병 피해가 특히 안타까웠다고 전한다. 과일에 생긴 까만점으로 인해 배의 상품성이 크게 떨어졌다.

“비 오는 와중에도 그친 틈을 타 고시된 약제로 방제를 잘한 과수원은 피해 없이 좋은 수확을 거두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 적기 방제가 중요하지요.”

대표적인 노지채소인 고추는 탄저병, 역병의 방제가 잘돼 작년에 비해 병해 피해가 적었다. 한편 올해 새롭게 개발된 고추 탄저병 저항성 품종이 보급되면 좀더 안정적으로 고추 생산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도시농업의 힐링효과와 생산성 부각

원예작물부에서 당당히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도시농업분야는 한국의 농업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이제까지 약6%를 차지하는 농업인에게 주로 초점을 맞췄다면 90% 이상의 소비자들의 욕구도 채워줘야 한다는 인식에서 도시농업연구가 출발한 것입니다. 가장 쉬운 예로 텃밭을 들 수 있죠. 도시텃밭을 가꾸면서 삶의 질을 높이고 이웃과 소통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어요. 도시농업이라 해서 꼭 텃밭이 필요한 것도 아니고 일종의 상자재배도 가능합니다. 이와 연관된 기술개발도 이뤄지고 있고요.”

이밖에도 도시농업의 확산 여지는 무궁무진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일주일이면 시드는 장미를 2년 동안 보고 즐길 수 있도록 한 보존화 기술은 이미 상용되고 있다. 적은 노력으로 그린오피스를 즐길 수 있는 부착형화분 등 상품 개발도 다수 이뤄졌다.

그는 도시농업 확산의 일례로 최근 청송교도소 제소자들을 대상으로 한 치료원예 평가를 소개했다. 제소자들에게 1년간 꽃밭가꾸기 등 원예활동을 시행한 결과 심성 교화에 상당한 효과를 거두었다는 것이다.

이처럼 도시농업은 채소, 화훼 부문에서 다양하고 독창적인 아이템 발굴이 가능하며 피폐해진 현대인의 정서를 건강하게 되돌리는 효과도 큰 것으로 나타난다. “이는 원예산업의 저변을 늘리고 농가의 소득을 높인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는 것이 고 부장의 말이다.

고 부장은 현재 한국 농업의 전반적인 현실을 ‘위기이자 기회’의 국면이 아니겠냐고 반문했다.

“중국 시장을 어떻게 개척하는가도 중요하겠죠.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조사한 것에 따르면 중국 중산층 이상에서 한국산 농산물에 대한 평가가 좋고 ‘한국산은 믿을 수 있다’는 인식이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어요. 한·중 FTA로 중국 저가 농산물의 폭격을 맞게 될 위험도 있지만 우리의 고부가가치 농산물로 큰 시장을 개척하는 기회도 열릴 겁니다."

중견 연구기술인력의 활약도 기대된다. 그가 몸 담고 있는 국립원예특작과학원만 봐도 연구인력의 70%가 이곳에 들어온지 10년 즈음이 된 40대 중견들이다. 고 부장에 따르면 지금까지의 연구이력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성과를 낼 단계에 섰다는 뜻이다.

고 부장은 한국의 농업은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기에 또 한 발의 정진을 이룰 수 있으리라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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