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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뿌리혹선충, 작물 생산량 좌지우지…땅속의 적

생육 저해·수량 감소 등 작물생산량 15% 이상 감소

뿌리혹선충은 2009년 현재 전 세계적으로 97종이 광범위하게 알려져 있으며, 고구마뿌리혹선충(Meloidogyne incognita), 자바뿌리혹선충(M. Javanica), 땅콩뿌리혹선충(M. arenaria), 당근뿌리혹선충(M. hapla) 등이 국·내외에서 시설원예작물에 발생하는 대표종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멜론, 참외, 수박, 오이 등 박과작물을 비롯하여 채소류, 화훼류, 약용작물, 인삼, 수목유묘 등 다양한 작물에 피해를 주고 있으며 현재 2,000여종의 식물체에 기생하여 피해를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뿌리혹선충으로 인하여 우리나라 시설재배지의 약 54%가 감염되어 있으며, 전체 원예작물 생산량의 15% 이상의 수량을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성주지역에서는 뿌리혹선충의 피해로 전체 참외 중에서 약 300억원이 감소되기도 한다.

반촉성재배 작기 등 피해 심해

뿌리혹선충은 작물의 뿌리를 직접 가해하기도 하고 토양 병원균, 세균 등을 매개하여 피해를 가중시키기도 한다. 즉, 토양 중에서 뿌리혹선충 감염충(2령충)이 35일(5월∼9월)∼50일(10월∼4월)을 간격을 두고 뿌리에 침입하는 것을 반복하기 때문에 감염충과 난낭 및 부화유충으로 인하여 뿌리조직에 구멍이 나거나 심하면 조직이 와해된다. 또한 침입의 반복 과정에서 2차적으로 토양에서 생활하던 감염충(2령충)의 몸체나 소화기내에 토양 병원균이나 세균을 부착 혹은 식이하여 식물체 조직 속으로 매개되기 때문에 피해는 더욱더 심각해진다. 국내에서는 시설원예작물의 재배가 연중되고 있기 때문에 최근에는 뿌리혹선충의 발생과 피해가 어느 한 시기에 국한되지 않고 연중 반복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그 중에서 12월∼1월에 정식하는 촉성재배 작기와 2월∼3월에 정식하는 반촉성재배 작기의 작물 또는 작기가 긴 작물들 중에서 10월과 11월에 정식하여 이듬해 6월까지 재배하는 작형에서 뿌리혹선충으로 인한 피해가 많다. 그리고 6월 수확 종료와 함께 곧 바로 작물을 재배하는 경우에는 더욱더 뿌리혹선충의 발생과 피해가 많은 경향을 보인다. 최근에는 재배시설과 난방기술의 발달로 인하여 12월과 1월, 2월에도 뿌리혹선충의 피해가 빈번히 나타나기도 한다.

토양 병원균 매개 등 2차 피해 주의

뿌리혹선충의 피해는 작물의 생육, 수량 및 품질과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다. 뿌리혹선충이 작물체에 영향을 미치는 첫 번째 단계는 뿌리혹선충이 작물의 뿌리를 뚫고 침입을 반복하기 때문에 뿌리의 본래 기능인 양수분의 흡수가 저해를 받고 이로 인하여 작물체의 지상부 잎이 시들거나 생육에 타격을 받는다. 예를 들어 작물 정식 후 뿌리혹선충에 의하여 피해를 받는 경우에는 토양 중 뿌리혹선충의 발생밀도에 따라 다양한 피해가 나타나는 데 토양 100g 당 10마리 이하로 발생하는 저밀도일 때는 정식초기에는 피해가 일어나지 않고 약 2세대가 경과하는 70일 이후부터 일반적으로 피해가 나타난다. 토양 100g 당 50마리∼200마리 사이로 발생하는 경우에는 작물에 따라 다소의 차이는 있지만, 정식 후 약 35일 전·후에 피해증상이 나타나는 데 그 증상은 오전 11부터 오후 4시 사이에 자외선이 강할 경우 지상부 잎이 시드는 증상을 보이며 해질녁부터 밤 사이에는 다시 건전한 잎으로 되돌아오는 증상을 반복한다. 또한 토양 100g 당 뿌리혹선충의 밀도가 200마리 이상일 경우에는 수박, 오이, 애호박, 참외 등 박과류 작물에서 정식 초기부터 작물체가 시들거나 고사하는 직접적인 피해가 유발되기도 한다.

뿌리응애, 부식성선충, 뿌리파리 동반 피해 확산

토양 중 뿌리혹선충의 발생밀도에 따라 뿌리의 피해가 달라짐과 함께 뿌리의 부패로 인하여 뿌리응애, 부식성선충, 작은뿌리파리 등의 토양내 곤충 및 선충의 발생도 동반되어 뿌리의 부패를 더욱 빨라지게 만든다. 실제로 뿌리혹선충의 직접적인 피해도 중요하지만, 토양 병원균의 매개 및 토양서식성 해충, 유기물을 선호하는 부식성 선충 및 곤충에 의한 2차 및 3차 피해로 인한 피해도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최근 뿌리혹선충의 피해를 받은 작물은 대부분 뿌리혹이 형성되고 Fusarium과 Pythium 계통의 토양병 및 뿌리응애, 작은뿌리파리, 부식성선충 등도 함께 관찰되는 경우가 많은 것도 이를 입증하고 있다.

생육부진 및 조기낙화, 과실기형 초래

뿌리혹선충에 의한 생육 부진은 수량 및 생산량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 뿌리의 양수분 흡수의 저해로 과채류는 꽃의 조기낙화, 과실의 착과 및 비대가 더뎌지고, 과실의 기형을 초래한다. 엽채류의 경우에는 잎의 생육이 지연되고 탈색되거나 기형이 되며 영양장해로 전체적으로 왜소화되기도 한다. 이러한 피해증상들은 작물을 재배하는 내내 지속되기 때문에 조기에 수확을 종료하는 피해를 초래한다. 한편 뿌리혹선충의 피해를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작물체의 고사없이 지속적으로 수확을 하는 경우에도 생육 및 수량의 절감은 물론 품질도 저하시켜 작물의 생산성 증대와 농가소득에 막대한 타격을 입힌다.

뿌리혹선충 피해에 대한 인식 전환이 필요

따라서 뿌리혹선충은 토양에서 서식하면서 작물체의 생육, 수량 및 품질과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다. 또한 우리나라의 대부분 시설재배지가 연작에 의하여 연중 작물이 재배되고 있기 때문에 뿌리혹선충의 발생과 피해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한 시기라고 할 수 있다. 1mm 이하의 작은 절지동물인 뿌리혹선충이 거의 모든 작물체에 기생하여 피해를 주어 생산량을 저하시키는 것도 대단하지만, 이를 방제하기 위하여 연간 국내에서 소비되는 살선충제의 시장이 약 700억원에 이른다는 것도 놀라운 사실이다. 향후 뿌리혹선충의 방제 및 관리기술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와 연구가 없다면 작물의 피해는 물론이고 살선충제 시장도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형환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원예특작환경과 농업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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