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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친화축산과 문화콘텐츠의 만남

이민희 산청양계영농조합 대표

경남 산청군 갈전리에 자리한 산청양계영농조합(대표이사 이민희)을 방문한 사람은 자신도 모르게 긴 감탄사를 연발하곤 한다. 아름다운 자연과 어우러진 농장의 모습을 보며, 양계농장과 퇴비회사에 대해 가졌던 기존의 고정관념을 내려놓게 되는 것이다. 산청양계영농조합을 설립한 이상호 회장에게는 남들이 생각지 못한 농장에 대한 꿈이 있었다. “환경친화농장과 문화콘텐츠를 접목시켜 농장 전체를 하나의 공원으로 만드는 것”이 그의 목표였다. 많은 사람들이 자연스레 ‘산골농장’을 찾고 환경친화축산의 소중함을 느끼게 하고 싶었다.


농장에 장미꽃이 만개하는 5월이면 ‘산골농장 장미축제’를 열어 지역주민은 물론 도시민들의 발길을 모았다. 장미향이 나는 농원에 이어 지난 7월 11일에는 산청산골박물관을 개관했다. 이 회장이 틈틈이 모아온 골동품과 민속품, 닭 모형 등 1천여 점을 전시·보관하고 지역주민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문화공간을 만든 것이다. 특히, 20년간 산란계 축산업을 하면서 수집해온 닭을 테마로 한 그림, 항아리, 접시들이 관람객들의 눈길을 모은다. 박물관 2층, 관람객들이 쉬면서 차와 식사를 할 수 있는 산골카페에서는 산청양계영농조합이 자리잡고 있는 갈전리의 운치있는 풍경이 내려다보인다. 3층에는 게스트하우스가 자리잡고 있으며, 도자기와 베이커리 체험을 할 수 있는 체험학습실도 오픈할 예정이다. 농장과 문화콘텐츠를 연결하고자 했던 이 회장의 꿈이 지역주민과 도시민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박물관을 탄생하게 했다.


1세대의 경영철학을 신세대의 방법론으로 계승
이민희 산청양계영농조합 대표는 2세대 경영인으로서 아버지 이상호 회장이 터전을 닦은 환경친화축산을 한 걸음 더 발전시키는 중책을 맡고 있다. 대학에서는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그가 본격적으로 농장의 경영을 맡기까지는 많은 고민의 시간들이 있었다.


“대학 방학 때 농장 일을 거들면서 자연스레 입문하게 되었고, 졸업 후 취업이냐 농장이냐를 두고 고민하다가 아버지를 도와 이 길을 걷겠다는 선택을 했죠.”



이후 그를 진정한 ‘농장지기’로 거듭나게 한 것은 새로운 경험과 사람들과의 만남 덕분이다. 용기를 내서 떠난 유럽연수에서 축산과 퇴비가 재활용이라는 과정을 통해 자연순환의 큰 틀 안에서 어우러지는 모습을 보며 앞으로 자신이 가야 할 길이 보이는 것 같았다. 또 한 번의 깨달음은 우연한 기회에 찾아왔다. 대학생들의 현장실습교육을 맡으면서 교육생들의 초롱초롱한 눈망울이 뜻밖의 깨달음을 선사해준 것이다. “어린 학생들이었지만 축산에 대한 다부진 목표를 설정하고 있었어요.” 가르치면서 배운다고 하던가. 하나라도 더 가르쳐주고 싶은 마음에 생산과 유통, 마케팅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공부를 하게 됐고, 스스로 가꿔가야 할 농장의 미래에 대해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과수의 당도를 높이는 ‘지리산산골계분퇴비’
산청양계영농조합은 현재 40만수의 닭을 키우며 일일 30만개의 계란을 생산하고 있다. 2009년에는 동물복지, 친환경 관리로 위생적이고 안전한 계란 생산농장을 보증하는 ‘환경친화 축산농장’ 제1호로 지정받았으며, 현재까지도 국내 유일한 환경친화 축산농장으로 최상위의 환경을 인정받고 있다.


이곳에서 생산하는 ‘지리산산골계분퇴비’는 농장의 쾌적한 환경에서 자란 닭의 계분을 원료로 한다. 한 해에 20kg기준 25만∼28만포 내외를 생산하고 있으며, 최상의 계분을 발효시켜 만든 퇴비인 만큼 유기물과 질소 함량이 풍부해 농업인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이 대표는 “한정된 원료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그만큼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을 생산하는 것에 목표를 두고 있다”고 전한다. 산골계분퇴비는 사과, 배, 포도, 단감, 밤, 매실 등의 과수와 함께 채소와 특용작물 농가에서도 찾고 있으며, 특히 과수농가들에게 큰 환영을 받고 있다. “제조공정에서 수분을 줄이기 때문에 유기물 함량이 높아지며 부속도의 효과도 더 커진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농업인들로부터 “산골계분퇴비를 쓰고 나서 과수의 당도가 더 높아졌다”는 말을 들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




일찍이 환경친화축산과 문화콘텐츠를 접목한 이상호 회장의 경영철학은 아들 이민희 대표에게 고스란히 전수되었다. 다만 신세대의 새로운 감각과 장점을 살려 제2의 도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민희 대표는 농장을 아름다운 공원으로 만들어낸 아버지의 뜻을 이어받아 자신만이 해낼 수 있는 방법론으로 친환경을 지향하는 농업인들과 동반해 가고 싶다는 새로운 꿈을 키우고 있다.


이은원 hIwon@news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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