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이하 농진청)은 전국 농촌지역 4010가구를 대상으로 가족, 교육, 지역개발 및 공동체 부문에 대해 조사한 ‘농어업인복지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9월 1일부터 10월 11일까지 조사되었다. 조사결과, 농촌주민들은 지역생활 전반에 대해 ‘보통(52.5점)’으로 답한 반면, 자신들의 현재 삶에 대해서는 ‘행복하다’고 답한 사람이 48.3%, ‘보통’은 42.5%, ‘행복하지 않다’는 9.2%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을 기반으로 행복감의 평균 점수를 환산했더니 60.7점이었다.
“노부모 모시고 살겠다” 55.2%
가족 부문의 조사 결과에서 부모의 노후생계 돌봄 주체에 대해 ‘모든 자녀’라고 답한 비율이 43.6%로 가장 높았다. 그 다음으로 ‘스스로 해결’이 21.4%, ‘장남 또는 맏며느리’가 13.4%, ‘능력 있는 자녀’가 12.0% 순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현재 부모의 생활비 마련 방법은 달랐다. 조사 결과, ‘부모 스스로 해결’하고 있다는 비율이 46.6%로 가장 높았고, 그 다음으로 ‘모든 자녀’(27.6%), ‘장남 또는 맏며느리’(15.2%)’ 순이었다. 노부모 부양에 대한 태도에서는 ‘자식은 나이 든 부모를 모시고 살아야 한다’가 55.2%, ‘나이 든 부모를 경제적으로 부양해야 한다’가 69.0%, ‘딸도 아들과 똑같이 나이 든 부모를 돌봐야 한다’가 60.9%였다. 부모 책임에 대해서는 ‘부모는 자녀의 대학교육비를 책임져야 한다’가 75.7%, ‘결혼준비 비용의 책임’에는 45.0%가 동의했으며, ‘필요하다면 자녀가 결혼한 후에도 돌봐줄 책임이 있다’는 30.9%였다.
월평균 사교육 비용 25만1000원
교육 부문에서는 학교 교육 여건에 대해 전반적으로 ‘약간 만족하는 수준’이라고 답했다. 구체적으로 교사에 대한 만족 59.9점, 학교와의 의사소통 59.4점, 진로교육 57.9점으로 나타났다. 또한 학생 자녀가 있는 가구 중 절반 이상(69.5%)이 사교육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고,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25만1000원이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15년 초·중·고등학생 사교육비 조사’ 결과의 24만4000원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조사 대상을 대상으로 ‘스포츠·건강’ 관련 강좌를 수강한 적이 있다고 답한 비율은 9.6%에 불과했다. 다만 향후 이러한 강좌를 수강하고 싶다는 대답은 27.6%로 상대적으로 높았다. 운동과 건강에 대한 관심이 잠재적으로 많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밖에 ‘농업기술교육’을 수강했다는 응답은 8.2%, ‘문화예술교육’은 5.3%, ‘정보화교육’은 3.3% 등으로 나타나 각종 교육에 참여한 비율이 전반적으로 낮은 것으로 밝혀졌다.
농업인 기초소득 보장(41.4%)이 최우선 과제
지역개발 및 공동체 부문에 대한 조사에서 현재 거주하고 있는 마을의 발전 정도에 대해 ‘발전된 편’(25.4%)이라고 인식하는 경우보다는 ‘낙후된 편’(30.0%)이라고 인식하는 사람이 많았다. 농촌지역 우선 필요정책으로는 ‘농업인 기초소득 보장’(41.4%), ‘농업의 미래보호’(21.2%), ‘농촌주민 교육과 건강증진’(11.4%), ‘공용버스 등 교통수단 확보’(10.7%), ‘농촌지역 사업체에 대한 투자 확대’(5.8%) 등의 순이었다.
마을의 안전 정도는 자연재해(65.5%) 및 치안(64.1%)에 대해 ‘안전한 편’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높은 반면, 교통안전 및 보행에 대해서는 46.2%만이 안전한 편이라고 답했다. 마을의 안전시설이나 설비에 대해서는 ‘우리 지역은 우범 지역에 방범카메라가 잘 설치돼 있다’라는 질문에 45.5%가 그렇지 않다는 부정적인 의견이 가장 높았다. 농촌주민들의 공동체의식은 3.6점으로 약간 높은 수준이었으며, 공동체의식을 만들어 내는데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는 ‘마을단체’(26.5%), ‘좋은 이웃’(24.7%), ‘지역공동시설’(21.5%) 등을 꼽았다.
농촌 특화형 복지서비스 확산 고민할 때
농촌진흥청 관계자는 “이번 조사는 농촌 지역의 가족과 교육, 지역개발 및 공동체 부문에 대한 객관적이고 체계적인 분석을 통해 연구나 정책 등에 필요한 기초자료를 생산하기 위해 이뤄졌다”라고 밝히며, “이를 바탕으로 농촌주민의 삶의 질과 생활안전성이 높아질 수 있는 다양한 노력들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농촌지역 주민의 행복감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시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작은 목욕탕이나 행복버스와 같은 고령자 중심의 농촌 특화형 복지서비스가 확산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농촌 주민에 대한 복지 지원을 내실화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