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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을 벼랑으로 내모는가?”

200만톤 쌀 재고에도 밥쌀용 쌀 수입

지난달 26일 정부는 밥쌀용 쌀 2만5000톤 수입을 위한 입찰 공고를 게시했고, 지난 7일 전자입찰을 실시하고 올해 처음으로 반입된 밥쌀용 수입쌀을 전량 낙찰했다. 곡종과 낙찰 국가별 물량은 미국이 중립종 2만톤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은 태국산 장립종으로 3000톤, 베트남의 단립종 2000톤 순으로 낙찰됐다. 이 소식에 전국의 농민들은 지난해 악몽을 떠올리며 분노를 금치 못하고 있다.  


전국민의 총연맹,  “밥쌀 수입은 농민을 죽이는 반인륜적 행위” 규정 

밥쌀용 쌀 수입 소식을 들은 전국농민회총연맹(이하 전농) 회원들은 지난 7일 오후 2시 국회 앞에 모여 박근혜 정부를 규탄하는 집회를 열고 “밥쌀 수입 저지를 위한 본격 투쟁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농의 김영호 의장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논에 모를 심자마자 이런 소식이 들어오니 참담한 기분을 감출 수 없다. 사지 않아도 될 밥쌀을 수입하면서 우리 쌀 생산은 강제적으로 감축하는 몰상식한 정부의 모습에 모두가 분개하고 있다. 더구나 지난해 11월 14일 밥쌀용 쌀 수입을 막기 위해 상경한 백남기 농민이 200일이 넘도록 의식 없이 쓰러져 있는 상황에서 밥쌀 수입을 강행하는 것은 인륜을 저버리는 행위”라고 규탄했다. 

이어 쌀생산자협회 이효신 의장은 “200만톤에 가까운 쌀 재고량을 놔두고 논에서 겨우 농사짓고 먹고 사는 농민들에게 쌀농사를 짓지 말라 강요하면서 수입쌀을 수입하는 이유가 뭐냐?”고 반문한 후, “쌀 가격 대책을 세워야지 밥쌀을 수입해서는 안 된다. 우리 쌀 농가들은 계속 쌀을 생산할 것이다. 쌀 농가의 아픔을 헤아려서 절대 미국의 요구에 불복하지 말아 달라”며 밥쌀 수입 중단을 강력히 촉구했다.  


정부는 누구를 섬기고 있는가?

이러한 반발에 정부는 쌀 시장을 개방하면서 WTO(세계무역기구)에 관세율 513%를 고지했는데 다른 나라가 관세율에 대해 이의제기를 할 수 있어 밥쌀용 쌀 수입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을 말하고 있다. 그러나 쟁점이 되는 밥쌀용 쌀 수입에 대해 농민들은 확연히 다른 시각을 갖고 있다. 

한국은 쌀 관세화(시장 개방)를 미루는 대신 1995년부터 2014년까지 매년 쌀을 낮은 관세로 일정량 의무적으로 수입했다. 정부는 2014년 쌀 관세화 결정을 발표했고, 2015년인 지난해부터 일정 물량(40만 8700톤)을 초과해서 수입되는 쌀에 대해서는 513%의 관세를 물렸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이와 함께 밥쌀용 쌀을 의무적으로 수입해야 한다는 조항을 폐지했다. 다시 말해 한국이 의무적으로 수입해야 하는 쌀 모두를 가공용 쌀로 수입해도 된다는 의미인 것. 

이에 전농은 “밥쌀용 쌀을 수입하지 않아도 되는데 정부는 쌀을 수입해 쌀값 하락을 부추기는 것“이라고 말하면서 “쌀 재고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 예산은 예산대로 낭비하고 쌀값은 폭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의 밥쌀용 쌀 수입은 비상식적인 일”"이라는 것이다. 


항의시위·집회 잇달아 개최 예정 

이제 막 20대 국회가 개원을 한 상태에서 밥쌀용 수입쌀은 농업 기반을 둔 지역구의 국회의원을 중심으로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이하 농해수위)에 배정될 가능성이 높은 황주홍 의원은 “정부가 2014년과 2015년에 12만3000톤과 6000만톤에 이어 올해 6만6000톤의 밥쌀용 수입쌀을 수입하려고 한다”면서 “밥쌀용 쌀 수입계획을 철회하라”고 외치고 있기 때문. 관세율과 밥쌀용 쌀 수입에 대한 갈등은 19대에 이어 20대 국회 초반에 재점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지난 7일 전농의 국회 집회에 참석한 어기구 더민주당 의원은 “지금 농민들은 모를 심자마자 큰 한숨을 짓고 있는 것 같다. 쌀이 남아돌아가고 있는데, 정부에서는 다시 쌀 수입을 하겠다고 하는데 이 정권이 밥쌀용 쌀을 수입 하지 못하도록 반드시 막아내겠다”고 밝히고, “백남기 농민이 사경을 헤매고 있는 가운데, 반드시 이번에 청문회를 통해 진상규명을 해야 되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여러분들을 위해서 더민주당도 열심히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방침이 개선되지 않으면 전농은 오는 25일 전국농민대회를 시작으로 9월 전국쌀생산대회, 11월 민중총궐기로 밥쌀용 수입 저지 투쟁을 이어나갈 것을 예고했다. 농어촌공사 임대논 중 일정비율은 벼 재배를 금지하고 있고, 지자체를 통해서는 아무런 대책도 없이 논에 다른 작물을 심으라는 압박행정이 벌어지고 있는 지금의 현실 속에 한국농업의 근간을 흔드는 밥쌀 수입은 농민들이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인 것이다. 작년보다 더 큰 규모의 농민들의 분노가 이미 끓어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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