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물보호제소매상은 반드시 농약만 판매해야 할까? 최용석(50) 신탄진농약마트 대표는 생각을 뒤집어 보면 답이 보인다고 말한다. 소매상은 농업인을 위한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것이다. 아울러 전문 농업인에 대한 컨설팅으로 충성고객 및 평생고객을 확보해야 한다는 전략도 내놨다. 대전시 석봉동 신탄진에서 소매상의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최용석 신탄진농약마트 대표를 만났다.
도시농업 중심, 신탄진에서 스타트
신탄진농약마트 최 대표는 시작부터 남달랐다. 현재의 소매점을 열며 출퇴근 거리, 도시근교농업 발달 정도, 농협과의 경쟁 유무 등 그 간의 경험에 비춰 영업에 도움이 될 것과 방해가 될 것을 분석했다고 한다. 고향이나 선후배 등 인맥이 있는 곳이 초기 매출에 도움이 될 것을 알면서도 연고가 없는 곳을 택해 개업한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보통은 안정적인 매출로 위험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고향에서 소매상을 개업하곤 합니다. 하지만 저는 여느 시판상과 달리 연고가 없는 신탄진에서 개업했지요. 모두가 모험이라며 말렸지만, 저는 저의 경험을 믿었습니다.”
1991년 동부한농에 입사해 마케팅과 영업으로 10년을 현장에서 근무하고, 본사 농자재사업부 판매관리팀장으로 5년을, (주)경농으로 옮겨 본사 영업관리팀장으로 6년을 근무하며 현장에서 보고 들었던 모든 것이 지금의 그를 만들었다. 그는 신탄진은 오이·토마토 등의 하우스 농업부터 복숭아·사과 등 과수작물 전문농업인은 물론 텃밭과 모종·주말농장을 하는 도시농업 인구, 고추 등을 재배하는 소규모 농업인, 공단·골프장·학교·학원 등의 조경과 제초 작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고객들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았다. 이는 제품의 다양성으로 이어져 더 많은 신규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되고 있다.
농업인의 현실에 맞는 현실적인 대안 만들어야
작물보호제 관련 경력 21년의 최 대표는 자신의 장점을 경험에서 꼽는다. 영업과 마케팅으로 축적된 현장 경험, 그 경험을 통해 얻은 업계 동향에 대한 시각과 분석, 업계 지인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양질의 정보와 해석 능력 등 스스로의 경험에서 축적된 자양분으로 미래를 개척할 자원을 얻고 있다는 것이다. 그가 보는 친환경 정책은 명쾌하다. 바로 농업인에게 고소득작물을 재배할 수 있는 기술과 정보를 주는 것.
“농업인에게 고소득작물이란 병이 없고, 맛은 월등히 좋으며, 크기가 크고, 보기에 좋고, 생산량이 월등히 많은 작물입니다. 농약을 안 쓴 작물이 친환경작물이라고요? 그건 눈속임이죠. 진짜 친환경 작물은 농약과 비료 등 작물보호제를 적절히 쓴 안전한 고소득작물을 소비자에게 알맞은 가격에 공급하는 겁니다.”
그는 무조건적인 작물보호제 배척이 농업인에게 오히려 해가 된다고 생각한다. 농업인의 현실에 맞는 정확하고 현실적인 대안을 만들어 제공하는 것이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저는 농업인의 현실에 맞는 대안이 시급하다고 생각합니다. 이태원과 농촌 가운데 어느 곳에 외국인이 더 많을까요? 평균 연령 70세를 바라보는 농촌의 생력화를 위해서는 어떤 대안이 있을까요? 지역마다 특화된 작물을 차별화할 순 없는 걸까요? 이처럼 농업인을 위해 해결할 문제들은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생각을 뒤집고 새로운 접근이 필요한 때
최 대표는 작물보호제 소매상이 어렵고 힘들어도 정말 좋은 몇 개 안되는 업(業) 가운데 하나라고 확신한다. 외상매출, 농협과의 경쟁, 경쟁사 대비 협소한 면적 등 매출 증대를 꾀하기에 어렵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물보호제 소매업이 정말 좋은 업이라고 생각한다고.
“저도 2세에게 승계할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니 신탄진농약마트만의 영속성을 갖고 안정적인 이윤을 추구할 수 있게 시스템을 만들어야죠. 그리고 휴지·장판·엔진오일·옷·동물사료·비료·모종·선크림 등 농업인이 필요로 하는 모든 제품을 한 자리에서 구입할 수 있는 소매상, 전문농업인에게 병·해충 방제 및 작물 관련 컨설팅까지 가능한 소매상을 만들어가기 위해 생각을 뒤집고 소매상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시도해야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