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판과 농협이 작물보호제 시장을 양분하고 있으나 농 협계통사업은 담당직원의 직책 또는 직급에 따라 일정기 간 동안 판매업무 만을 담당하기 때문에 평생의 업으로 종사하는 시판상에 비해 전문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빼놓지 않는다. 시판상은 단순히 작물보호제를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농작물 종합컨설턴트라는 사명감 의 다른 표현이기도 하다. “이제 작물보호제산업도 농업에서 차지하는 위상과 제 역할을 제대로 인정받을 때가 됐습니다. 농약이란 말만 나와도 마치 독극물인양 치부하는 일반소비자들의 그릇 된 시각도 문제지만 마치 친환경농법만이 우리농업의 대 안이고, 또 그런 농산물만이 안전하고 몸에 좋다는 인식 을 심어주는 사회분위기가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물론 작물보호제업계 내부의 소극적 인 대응이 야기한 결과일지도 모릅니다.” 박찬일 이사장은“작물보호제 한품목이 농가에 보급되기까지는 사람이 복용하는 의 약에 비해 수십배 까다로운 시험을 거쳐야 하고, 특히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까다 로운 등록조건을 적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주지시킨 뒤“과연 작물보호제가 없어도 우 리국민의 먹을거리를 책임질 수 있겠느냐”고 반문한다. 특히 농도전남에서 친환경농법만을 고집하는 까닭을 선뜻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한다. 필요하다면 지역적 특성을 고려해 생산성에 한계가 있는 지역에서 농가 스스로 친환경 농업을 선택한다면 몰라도 전국 최대 규모의 곡창지에서 막무가내로 작물보호제와 화 학비료 사용량을 줄이라고 권장하고 소위 친환경자재로 분류되는 4종복비 등에 예산을 쏟아 붙는 정책은 잘못이라는 지적이다. 그는“이제라도 우리 작물보호제산업을 대변할 수 있는 직능대표를 국회로 진출시키 거나 지방행정을 책임지는 단체장을 만들어야 한다”는 말로 현재의 작물보호제산업의 위상과 자신의 답답한 심경을 대신한다. 작물보호제업체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아끼지 않는다. 여타 산업분야는 200여개 이상 업체들도 필요에 따라 한목소리를 내는데 반해 10여개 남짓한 작물보호제업체들은 그 렇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시판상의 애로사항과 자구노력을 묻는 질문에는“무엇보다 농작물의 예방?치료 전문 화 노력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며“유통시장과 제조회사는 실과 바늘의 관계인만큼 올 바른 유통질서 정착을 위해 상호 보완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작물보호제시판상은 최소한 면단위에선 매출순 위 1위 사업체이자 세금납부액도 가장 많습니다. 하 지만 경영여건은 갈수록 열악해지고 있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그만큼 우리농업이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반증이겠지요. 내년에 당장 작물보호제 구매 단가 인상률이 두 자릿수를 웃돌 것이라고들 하는 데, 상대적으로 대농민 판매가격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박 이사장이 밝히는 작물보호제 유통시장의 현주 소이자 가격구조의 한 단면이다. 그는“내년에 작물 보호제 판매가격이 오르면 농가 입장에선 제조회사와 시판상에 대한 원성이 대단할 것” 이라면서도“가격인상이 원제가격 인상과 환율 때문이라는 것쯤은 농가들도 알아주리 라 믿는다.”고 덧붙인다. “지역사회라서 조합원은 물론이고 농가들도 대부분 선·후배 관계이자 친인척들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더라도 농가 개개인은 우리 80여 조합원들의 고객이기에‘덕택 에 농사 잘 지었다’는 말을 들을 때 가장 보람을 느끼고 힘이 솟는다”며 웃음기를 머금 는다. 박찬일 이사장은 조합원들에 대해서도“작물보호제 시장을 함께 짊어지고 갈 평생 동 지이자 사업파트너”라며“항상 조합원의 권익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하는 스스로에 대한 질문이 곧‘내 마음속의 약속’이다.”고 힘주어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