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체와 대리점의 영향력이 축소되면서 농협과 농기계은행 위주로 농기계시장이 재편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농기계 부채 해소 방안이 단초가 됐지만 농협 농기계 임대사업은 농작업의 변화를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박철현 농협중앙회 자재부장은 “농기계 임대사업은 농촌 고령화에 대비해 농협이 꼭 해야 할 사업 중에 하나”라고 말한다. 다만 막대한 예산 때문에 도입하지 못했다는 것이다.“실패할 수 없는 사업” “지난해 농촌의 65세 이상 농가는 35%에 달했습니다. 앞으로 5년 후에는 50%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되고 있습 니다. 농촌의 노동력 감소가 눈앞에 다가 온 것입니다.” 박철현 부장은 농기계 임대사업의 필요성에 대해 설명 하기에 앞서 이같이 전재하고“농기계은행은 단순히 농기 계만을 임대하는 것이 아니라 농촌 노동력의 집약체로서 농작업을 이끌고 가는 조직체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 고 강조했다. 그는 농기계은행은 실패할 수 없다고 단언한다. 이미 국 내에서도 성공적으로 운영되는 농기계은행이 존재하는 만큼 이를 잘 활용해 접목시키면 성공 가능성이 그만큼 높다는 것이다. “지난 1992년 처음 도입된 독일모델의 농기계은행은 첫 해를 제외하고 지원이 전혀 없어 큰 어려움을 겪었습니 다. 또 책임한계가 없어 실패한 농기계은행도 있습니다. 따라서 작업반을 편성하고 책임자 선정하고 작업물량 배 정 등 관리여부에 따른 인센티브 등을 제공하면 성공할 수 있습니다.” 그는 특히 농협에서 농기계 임대사업을 하면 농민들도 믿고 따라올 것이라고 말한다. 우선 조합 마음대로 임대 료를 올리지 못할뿐더러 작업자가 없으면 직원이라도 나 가서 작업을 해줄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다.전업농과는 공생관계 전업농과의 관계에 대해선“농협 혼자서 임대사업을 할 수 없다”고 말한다. 800개소를 연차적으로 설치하고 정착하려면 전업농의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이다. “현재 이앙기와 콤파인 등의 농기계 작업을 대형해주는 영농조합법인과 위탁회사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90% 이상은 전업농이 그 역할을 대신하고 있습니다. 농기계은행의 설치로 전업농의 역할이 축소될 것이라는 우려는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작업면 적을 사전에 조율하거나 전업농이 농기계은행에 소속돼 작업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 을 것입니다.” 그는“농기계은행이 5년간만 지속되면 정착돼 파급효과가 크게 나타날 것”이라며“장 기적으로 농기계는 일반농민이 아니라 전업농과 농기계은행 만이 보유하게 될 것”이라 고 전망했다. 제조업체·대리점과 사업 공동참여 박 부장은 농기계시장 전망에 대해서“농기계은행이 들어서면 시장 규모는 줄어들 것” 이라며“그렇다 하더라도 트랙터와 콤파인을 가지고 있는 농민은 대부분 전업농으로 다 목적용으로 사용하고 있어 이들 기종의 급격한 감소는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농기계회사와 MOU를 체결해 농기계은행 공동참여 방향을 마련할 것”이라며“현 재는 생산업체들의 반대가 심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참여 할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농 기계 임대사업이 농민을 위한 사업이고 농기계업계도 농민이 있어야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는 또“현재 농협 농기계서비스센터는 860개소에 달하지만 전기종을 다뤄 전문성 이 떨어지고 장비와 부품의 보유가 적다”며“장비도 좋고 수리능력도 좋은 제조업체와 의 협력관계를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농기계 대리점은 일부 구조조정이 불가피하지만 신규농기계 판매에만 급급하지 말고 농협조합과 합작해서 농기계 임대사업을 공동으로 운영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하는 그는“농한기 때 농기계를 고치고 농번기엔 농작업에 나서는 등 대리점도 변화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외부인사 영입은 객관성 유지에 도움 박 부장은 농기계은행 사업단장 외부 영입 설에 대해선 사업의 객관성을 유지하기 위 해서는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한다. 또 장기적으로 농기계회사 인수설에 대해서는 어렵 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