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곡물값 상승으로 빚어진 사료값 폭등이 다. 축산물생산비에서 사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50%를 육박하면서 축산업 위기론이 팽배하다. 그렇다고 손 놓고 곡물값 인하만을 기다릴 수도 없는 노릇이다. 사료값 폭 등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분주한 정부와 축산업계 및 사료시장 동향을 조명한다. # 미국·중국 곡창지대 홍수… 곡물가격 급등 주춤하던 국제 곡물가격이 중국과 미국의 주요 곡창지대에서 발생한 폭우와 홍수로 또 다시 급등세를 보이며 요동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곡물가격은 연 일 강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17일 12월 인도분 옥수수 가격은 부셸(약 27.2kg)당 11센 트(1.4%) 오른 7.76달러를 기록했다. 전날 장중 한때 7.915달러를 기록하는 등 지난 한 주 동안 13% 상승했다. 11월 인도분 콩 가격도 부셸당 30센트(2%) 오른 15.53달러를 기록했다. 이 같은 콩 가 격은 지난 1년 사이 83% 상승된 가격이다. 미국은 전 세계 옥수수 가운데 54%를 수출하 고 콩의 경우 그 비중이 36%, 밀은 23%에 각각 달한다. # 사료값 8~9% 추가 인상요인 발생 국제 곡물가격과 환율·해상운임비 상승으로 배합사료가격이 또 다시 인상될 것이라 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최근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의 곡물가격이 연일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해상운 임비도 고유가 영향으로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 3월 톤당 평균 110달러였던 해상운임비 가 5월 131달러에 달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도 당초 940~950원대 머물 것이라는 예상을 넘어 지난달 20일 현재 1029원에 달하고 있다. 곡물가격은 환율 10원당 0.3%의 가격인상요인이 발생한다. 이같은 곡물가격과 해상운임비,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사 료값은 평균 8~9%의 인상요인이 발생해 조만간 판매가 격에 반영될 전망이다. # 한우 큰수소 값 6개월만에 120만원 하락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 문제와 광우병 논란이 거세지 면서 산지 한우값이 크게 하락하면서 한우농가들은 사료 값 상승과 소값 하락의 이중고를 겪고 있다. 농협이 조사한 한우 큰수소(600㎏ 기준)값은 1월 478만 8000원, 3월 444만8000원, 5월 초 377만2000원으로 떨 어진데 이어 6월 20일에는 359만3000원을 기록했다. 6 개월만에 119만5000원(25%)이나 하락했다. 남호경 전국한우협회장은 6월 13일 대전에서 열린 회장 단 회의에서“번식우 농가의 경우 송아지를 팔고 싶지만 가격이 낮고, 계속 키우자니 사료비 부담이 크다”며“비 육우 농가의 경우도 사정은 마찬가지로 출하하자니 월령 이 안차 등급이 안 나오고 월령을 채우자니 사료 값 부담 이 너무 크다”고 한우농가의 어려움을 설명했다. 이날 회장단은 홍수출하를 막고 대규모 도산 위기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비육우 출하가격을 보장해 농가들의 심리적 안정을 찾도록 해 야 한다는데 입장을 같이했다. # 원유값 인상 불가피, 우유 지원대책 대두 낙농육우협회도 6월 19일 최근 사료가격 상승에 따라 원유납품 단가를 29.4% 인상해 줄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유업체는 농가들의 원유값 인상 필요성을 인식하면서도 소비 자가격을 고려해 한 자릿수 인상을 제시하고 있다. 협회에 따르면 목장 원유 가격은 현재 리터(ℓ)당 584원으로 2004년 이후 동결됐으나 우유생산비는 34.4% 인상됐다. 또 사료값도 환율의 영향으로 이미 50~60% 폭등한 것 에 더해 추가 인상을 예고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특히 2004년 ℓ당 원유가격을 67원 인상했지만 소비자가격은 원유가의 2배가 넘는 350원~400원 가량 올랐다며, 우유가격 상승과 이에 따른 소비부진을 원유가 인상으로 전가시켰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외국처럼 정부가 우유제품에 대한 지원정책과 축산 예산들을 편성하고 원 유 인상에 대해 개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가공협회는 이와 관련, 30% 가량 인상될 경우 소비자가격은 ℓ당 최고 3000원에 달할 수 있어 한 자릿수 인상이 적절하다는 입장이다. # 양돈농가 3개월 만에 24% 도산 최근 돼지고기 가격이 급등세를 보이고 있지만 양돈농가들의 시름은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사료값 폭등으로 중소규모 양돈농가들의 도산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양돈협회에 따르면 전국 양돈농가는 지난 3월 말 현재 7929가구로 지난해 12월 말 9832가구에 비해 24% 감소했다. 도산한 양돈 농가의 대부분은 중소 규모의 농장에서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돼지고기 가격 상승도 일시적 요인으로 안정적인 소득으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6월부터 8월까지는 돼지고기 수요가 많은 시기인데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와 조류 인플루엔자(AI) 등으로 먹을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돼지고기를 찾는 수요가 많 아졌다는 것이다. 수입 삼겹살의 여파도 만만치 않은 실정이다. 농림수산식품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돼지고기 수입량은 33만8686톤으로 2003년 6만813톤 보다 무려 6배나 증가 했다. 또 지난달 현재 수입돼지고기(삼겹살 기준) 가격은 100g당 900원선으로 국내산 2000여원 선에 비해 절반 가격에도 못 미쳐 수입산 돼지고기에 대한 소비는 꾸준히 늘 전망이다. 대책 1) 특별사료구매자금 추가 지원 1조원→1조5000억원, 2년분할상환·금리1% 정부는 양축농가의 경영안정을 위해 올 연말까지 한시 적으로 특별사료구매자금 지원 규모를 1조원에서 1조 5000억원으로 대폭 늘렸다. |
대출 기간 조건은 소의 경우 1년 거치 2년 분할, 돼지· 닭 등은 2년 분할 상환이다. 앞서 이뤄진 1조원 사료구매 자금 지원의‘1년 일시 상환’에 비해 길어졌다. 금리도 기존의 3% 중 정부와 농협이 각각 1%씩 떠맡아 농가가 부담하는 실질 금리는 1%로 낮아졌다. 또 많은 농가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농림수산업자신용보증기 금 특례보증을 실시하고 있다. 농가들은 일반 지원이나 특례보증을 통한 지원 중에서 자금 지원이 많은 쪽을 선 택할 수 있다. 이전 조건으로 특별사료구매자금을 빌린 농가들도 대 출 취급기관에 요청하면 새로운 금리 및 상환기간을 적 용받을 수 있다. 대책3) 조사료 자급률·송아지생산안정제 조사료자급률90%, 5000억원대체효과 송아지생산안정제, 155만원→165만원으로상향 2012년까지 국내 조사료 재배면적을 37만㏊로 확대해 조사료 자급률을 90%까지 높일 계획이다. 지난해의 경우 조사료 재배면적은 16만4000㏊로 자급 률은 78% 수준정부는 이를 통해 배합사료 사용량을 올해 660만톤에서 2012년까지 430만톤으로 줄 여나간다는 복안이다. 농림수산식품부는 겨울철 유휴농경지와 간척지를 활용해 청보리 등 조사료 재배면적을 확대할 경우 배합사료 대체효과로 농가부담이 5000억원 가량 줄 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송아지생산안정제 기준가격도 현행 155만원에서 165만원으로 상향조정했다. 이에 따 라 농가들은 165만원 이하로 송아지값이 떨어질 경우 최대 30만원까지 보전 받을 수 있게 됐다. 과수품목 중심으로 돼 있는 피해보전 직불제 및 폐업지원 대상품목에 소와 돼지·육 계·산란계를 포함시키는 방안도 검토 중에 있다. 대책3) 사료가격 안정기금 도입 생산자단체·사료업계공감, 정부결단남아 사료가격 안정기금은 국제 곡물가격 인상폭이 일정 범위를 넘을 경우에 대비해 평상 시 기금을 마련해뒀다가 인상분의 일부를 기금에서 보전하는 방식이다. 축산물가격이 좋고 사료가격이 안정적일 때 미리미리 적립했다가 최근과 같이 사료가격이 급등할 때 지원하자는 것이다. 이 기금 도입은 지난 2001년부터 국제 곡물가격이 상승할 때 마다 제기돼 왔다. 달러 환율과 곡물가격에 따라 배합사료값이 변동될 수밖에 없는 우리나라 상황을 고려해 필요한 제도라는 것이다. 일본의 경우 지난 70년대 사료가격 안정기금제를 도입, 사료가격이 25% 인상되더라 도 농가는 10.5%만 부담함으로써 국제 곡물가격 폭등을 이겨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 다. 특히 이 기금은 양축업자에게 사료사용량 비율로, 사료생산업자에게는 사료생산량 비율로 해서 일정량을 갹출하는 방식으로 조성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80년대 국제 옥수수값이 높으면 기금에서 보조하고 가격이 낮을 때 는 일정기금을 정립하는 형태로‘옥수수안정기금’을 운영한 적이 있다. 이에 따라 사료가격 안정기금은 정부나 농협도 일정 부분 적립금을 출연해야 하겠지 만 양축농가와 사료업체의 동의가 전제돼야 한다. 현재 한우협회와 양돈협회, 낙농육우 협회 등 생산자단체와 사료업체 등은 이 제도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제도 도입을 촉구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