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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농기계산업 ‘희망찾기’

내수·수출 제자리··· 구조조정 ‘불안’

대체수요·중대형기종 전환·밭농사용 지원 ‘기대’

자동차산업과 마찬가지로 수많은 하도급 업체를 통해 부품을 조달해야만 하는 농업분야의 기간산업 중 하나인 농기계산업. 정부의 농업기계화사업으로 잘 나가던 농기계산업이 신규수요 보다는 대체수요 위주로 변화하는 경향을 보이면서 주춤거리기 시작했다.

특히 농가와 농지감소에 따른 농기계 수요 감소, 업체 간 경쟁심화, 업체의 가동률 저하와 제자리 매출 등으로 농기계산업은 암울한 그림자와 함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인수합병(M&A) 등 농기계업계의 구조조정을 통한 재편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내비치고 있다. 그만큼 농기계업계는 크던, 작던 모두가 힘든 상황을 맞고 있다.
 
자동차산업과 마찬가지로 농기계산업의 위기론을 대처하기 위한 대안은 수출시장이다. 현재의 농기계시장 규모를 유지하려면 수출다변화를 통한 수출시장 확대가 시급하다. 특히 내수와 수출 모두 트랙터와 콤바인 등의 중대형 기종의 시장이 농기계의 핵심시장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이에 대한 기술개발과 적극적인 마케팅이 요구되고 있다.

이 같이 농기계산업의 내수시장은 농기계의 대체수요 및 중대형기종으로의 전환 등으로 인해 매출은 당분간 소폭 또는 현상 유지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수출시장도 지난해 수출액이 소폭 감소했지만 대형업체와 중소업체 조직인 농기계수출협의회를 중심으로 시장개척에 적극 나서고 있어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밭농사 기계화율을 끌어올리겠다는 정부 정책도 농기계업계로서는 나쁘지 않다. 농식품부는 벼농사 기계화율은 90%를 육박하고 있지만 밭농사 기계화율이 47%에 머물고 있어 이를 2013년 60%, 2020년까지 7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이는 밭농사용 농기계 수요가 지속적으로 발생할 것으로 누구나 쉽게 예상하는 부분이다.

그러나 농기계업계 간 M&A 등의 급박한 구조조정이 당분간 이뤄지지 않는다 하더라도 농기계산업의 위기감은 지속될 전망이다. 특히 내수시장이 바탕이 되지 않는 한 농기계업계의 구조조정은 어떤 식으로 든 이뤄질 것이라는 의견이 보다 더 설득력을 얻고 있다.

매년 줄어드는 출하실적···가동률 ↓
농기계업계 위기감은 낮은 공장 가동률에서 찾아볼 수 있다. 농기계조합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주요업체(대동, 국제, 동양, LS, 아세아)의 가동률은 2007년도 기준 70%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종별로 동력경운기가 40.6%, 트랙터가 81.6%, 콤바인 55.9%, 승용이앙기 66.8%로 조사됐다. 우수한 설비를 갖추고 있지만 내수시장의 한계성으로 가동률이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농기계의 대형화·자동화 추세로 인해 승용이앙기와 트랙터 등 대형기종들의 가동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고 소형기종인 관리기와 경운기 등의 가동률이 매년 낮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트랙터는 수출물량이 늘어나면서 가동률은 현재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공장 가동률에 따른 위기감은 농용트랙터, 동력이양기(보행·승용형), 콤바인(자탈·보통형), 관리기(보행·승용형), 스피드스프레이어, 곡물건조기 등 9개 기종에 대한 출하실적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표 1>

이들 기종의 생산실적에 따르면 2005년 8만6558대, 2006년 9만16대, 2007년 8만8057대, 2008년 8만4390대로 떨어졌다. 특히 지난해에는 8만대 아래로 떨어져 7만9268대를 기록했다. 출하실적도 2005년 8만1706대, 2006년 8만7081대, 2007년 7만9225대, 2008년 7만5848대, 2009년 7만3434대로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농가인구·농지면적 해마다 감소폭 커
농가수와 농가인구, 농지면적의 지속적인 감소도 농기계업계로서는 달갑지 않은 현상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2009년 농업 및 어업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적으로 농가는 5000세대 아파트 3개 단지에 해당하는 1만7000가구, 6만 9000명의 인구가 감소했다.

특히 65세 이상의 고령인구가 농가인구의 34.2%로 지난해보다 0.9% 증가했으며 우리나라 전체 고령화 10.7% 보다도 3배 높게 나타났다. 농가 수는 119만5000가구, 농가 인구는 311만7000명으로 전년대비 각각 1.4%와 2.2%가 감소했다. 농가비중은 총 가구 대비 7.1%로 전년에 비해 0.2% 감소했다.

농가의 급속한 고령화와 인구감소는 농가 경영주의 고령화로 이어져 농가 경영주 119만5000가구인 65%가 60세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여성 경영주의 비중도 전체적으로 0.5% 증가해 21만9000가구에 달한다.

농지면적 감소 속도도 심상치 않다. 통계청의 ‘2009년 경지면적 조사결과’에 따르면 2009년 말 현재 총 농지면적은 173만7000㏊로 1년 전의 175만9000㏊보다 1.3%(2만2000㏊) 감소했다.
특히 2000년 이후 농지면적 감소율이 1%를 넘어선 해는 2006년(1.3%), 2007년(1%), 2008(1.3%), 2009년(1.3%) 등 최근 4년에 몰려 있다. 여기다 논면적은 2009년 말 기준 101만㏊로 1년 전보다 3.4%(3만6000㏊)나 줄었다. 정부의 4대강 사업으로 인한 농지가 전년보다 2% 가량 감소한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 뿐만 아니다. 농기계 시장이 위축된 원인 가운데는 쌀값 하락도 큰 요인으로 등장하고 있다. 논농사 4ha(1만2000평) 경작해 조수입이 3500만원에 불과한 상황에서 많게는 수천만에 이르는 농기계를 구매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제조업체 증가·외국산농기계 시장잠식
농기계 제조업체의 지속적 증가도 농기계업계로서는 큰 부담이다. 농기계산업의 생산능력은 종합형 5개 업체에 좌지우지 되는 상황에서 제조업체 수의 증가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기도 한다.
 
하지만 농기계시장의 외형은 제자리걸음, 혹은 줄어드는데 업체만 늘어난 상황이 농기계업계, 특히 작업기 생산업계로서는 반갑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농기계조합에 따르면 회원 조합원은 2003년 306개사에서 2008년 373개사로 꾸준한 증가세를 보여 왔다. 특히 올해 2월말 현재 421개사가 가입돼 지난 한해 농기계 제조업체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표 2>

농업기계화를 이끌어온 원로들은 “농기계가 우리농업 발전을 이끌어 왔음에도 불구하고 반값 공급 등의 부작용으로 인해 농가 빚의 주범으로 몰리면서 산업규모와 농업에서 차지하는 비중보다 저평가돼 왔다”면서 “농기계 이용률은 세계적인 수준임에도 농기계 제조업체의 과당경쟁으로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고 있다”고 지적한다.

농기계조합과 농기계업계도 이 같은 국내 제조업체 증가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면서도 보다 더 큰 위기감으로 외국 유명농기계 제조업체의 시장잠식을 꼽고 있다. 현재 국내에는 일본 농기계회사인 구보다와 얀마가 판매법인 설립과 함께 국내시장을 공작하고 있다. 2004년 승용이앙기의 경우 일본산이 70%를 점유했다. 또 콤바인도 5조와 6조식과 70마력대 이상 대형 트랙터 등도 외국산이 점령했다.

캠코도 4조식 콤바인을 공급하는 등 사업모델을 확대했으며, 세계최대 농기계업체인 존디어를 비롯해 작업기 생산업체 첼리, 마스끼오 등도 한국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제조업체가 늘어난 것보다는 농기계시장에 잠재돼 있는 외국산 농기계의 시장점유율 확대가 농기계산업의 미래를 불투명하게 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농기계조합의 농기계 수입실적 조사에 따르면 2007년 136만8971대(4억2224만달러), 2008년 151만4408대(4억7014만달러), 2009년 95만5785대(3억6220만달러)를 기록했다. <표 3>

수출 2007년부터 소폭 하락···위기 고조
농기계산업의 위기감은 농협 농기계임대사업도 변수로 등장하고 있다. 농협 농기계은행이 농기계 임대보다 농작업 대행에 치중하기 시작하면 그만큼 농기계 수요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농기계업계는 이에 대해 시장경제원리에 입각해 잘 정착돼 있는 농기계시장에 정부가 인위적으로 농협을 통한 농기계시장을 조정하는 형태는 농기계산업을 위기를 불러오는 단초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또 최근 로더 등 트랙터 부속작업기 시장을 놓고 벌어지는 종합형 업체와 부속작업기 업체 간 갈등, 원자재가격의 상승 등 내·외부적인 요인도 농기계업계의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요인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농기계산업의 최대 위기는 생각보다 수출이 늘지 않는 점이다.

이미 국내 농기계시장은 최고 정점에 올라서 신규보다는 대체(교체)수요가 대부분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결국 더 이상 올라설 수 있는 농기계시장이 나아갈 방향은 수출 밖에 없다는 것이 관련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진단이다.

농기계 수출은 2009년 3억7500만달러로 2008년 3억9500만달러에 비해 5% 포인트 감소했다. 2007년 수출액은 4억달러로 매년 소폭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농기계 수출의 제자리걸음은 그만큼 농기계산업의 위기가 빨라지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도 수출···미국·중국·유럽 수출다변화
농기계 수출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지만 국내 농기계제조업체로서는 현재 국내 농기계시장 을 감안하면 해외시장 확대 밖에 다른 대안이 없다는 것이 공통된 인식이다. 최근 종합형 업체와 조합의 농기계수출협의회가 중심이 돼 농기계 수출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대동공업은 내년부터 바브켓(BOBCAT) OEM공급분에 대한 본격 공급을 개시한다. 특히 수출다변화를 통한 수출시장 확보에 나서 미국, 중국, 호주, 유럽 등 수출시장을 점차 확대하고 있다.
LS엠트론은 미국 딜러계약을 통해 본격적인 미국공략에 나서고 올해 하반기 완공예정으로 중국 칭다오에 공장을 짓고 있다. LS엠트론은 중국 공장이 완공되면 본격적으로 현지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지난해 독일 하노버 농자재박람회인 ‘아그리테크니카 2009’에 참가했던 (주)국제종합기계는 독일 농자재 유통업체인 베버 제라테(Weber Gerate)와 200만유로(350억원)어치의 농기계 수출계약을 했다. 이 계약에 따라 국제종합기계는 향후 5년간 트럭터와 디젤엔진을 독일에 수출하게 된다.

아세아텍은 지난해 144대의 이앙기를 인도에 시범 공급했고 현재 독일 CLAAS사를 통해 이앙기의 인도 농기계시장에 본격 진출을 준비 중에 있다.

정부도 트랙터·콤바인·이앙기·베일러 등 수출 주력 농기계에 대한 R&D를 지원할 계획이다. 미국의 배기가스 규제에 맞는 엔진 개발로 중국 등 저가 농기계와 기술적 차별화를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여기다 대동공업과 LS엠트론은 미래형 하이브리드 트랙터 개발에 본격 착수했다.

이와 함께 농기계산업은 정책자금에 의해 내수시장이 결정됨에 따라 농업기계화사업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 정책을 필요로 하고 있다. 또 농림수산식품부내에 수도작, 축산, 과수․화훼 관련 기자재 등의 관련부서가 분산돼 있는 점도 해결과제로 손꼽힌다. 유사업무의 통일성과 일관성을 위해서는 통합부서의 탄생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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