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기후 배추를 비롯한 과일과 채소값 등 모든 농작물의 가격이 상승세다. 이상기후의 징후는 그동안 곳곳에서 감지돼 왔다. 김창길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기후변화에 따른 농업부문 영향분석과 대응전략’ 보고서를 통해 “농업인의 36.3%가 5년 전부터 지구온난화를 체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립기상연구소는 1910년 12℃ 였던 평균기온이 2000년 13.5℃로 높아졌다고 밝혔다. 100년 동안 평균기온 1.5℃ 오른 것으로 같은 기간 세계 평균기온 상승폭 0.74℃를 웃도는 수치다. 기온상승은 매년 빠르게 진행되면서 과거 30년(1971~2000년 평균치) 대비 평균기온이 2020년 1.5℃, 2005년 3.0℃, 2080년 5.0℃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강수량도 2020년 5%, 2050년 7%, 2080년 15%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연평균 기온이 상승하면 태풍, 돌풍, 설해의 피해가 늘어나고 강수량 증가로 호우피해가 뒤따르게 된다. 실제 하루 80mm 이상이 재해성 강우로 1980년대 연간 2.1일에서 2000년대에는 3일로 늘었다. 일조량은 지난 35년간 378시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4일 부산에 열린 제32차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 총회에 발표된 한반도 기후변화 평가 보고서에서도 한반도 평균 기온이 2020년까지 0.9도, 2100년엔 4.2도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연중 겨울가뭄과 가을홍수도 반복된다고 예측했다. 동해안은 2100년까지 해수면이 21㎝ 이상 높아져 연안침식이 더욱 가속화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기후변화, 이상기후가 매년 발생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부분이다. 기온상승은 농작물 재배에 큰 혼선을 가져오게 된다. 농업지도 달라져 배와 포도 등 도내 온대 과수 재배면적은 34%가량 줄어들 것으로 진단했다. 평균기온이 현재보다 2도가 오르는 2050년엔 도내 고랭지 배추밭의 70%가 사라질 전망이다. 2060년 전국적인 물부족량은 최대 33억톤에 달하고 평균기온이 1도 오르면 사망자는 3%가량 늘어나게 된다.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를 경제적인 가치로 환산한 수치는 무려 800조원이다. 정부는 13개 부처와 70여명의 건강, 재난, 물관리 전문가가 참여하는 대책반을 꾸리고 범정부적인 장기대응책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여전히 불안하다. 특히 농업분야 대책에 대한 불안감은 더욱더 가중되고 있다. 올해 배추파동에 나타난 정부의 대책은 중국산 배추의 수입이 골자다. 수입해서 먹으면 된다는 발상이 농업분야의 주 대책이 되지는 않을지 불안감이 엄습해 오는 것은 기우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