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친환경농업이 녹색산업으로 재도약할 수 있도록 산업 활성화에 초점을 맞춘 ‘제3차 친환경농업 육성 5개년(2011∼2015년) 계획’을 발표했다. 2015년까지 5년간 총 4조4600억원을 투자해 무농약 이상 친환경농산물 재배면적 비율을 12%까지 늘린다는 방침이다. 농림수산식품부는 특히 2010년 5505억원 규모인 유기농식품산업 규모를 2015년까지 4배에 가까운 2조원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유기농 특화단지는 50개까지 구성한다는 계획이다. 또 화학비료·농약의 사용량을 매년 3% 이상 감축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농식품부는 1·2차 계획과 구분되는 제3차 5개년 계획의 특징으로 1차 산업(생산)의 한계를 벗어나 친환경농업의 영역 확장과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을 위한 새로운 기반구축을 제시했다. 생산기반 조성 위주의 사업에서 가공 및 농자재 등을 포함하는 전후방 연관산업의 활성화를 위한 토대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또 산지 중심의 농산물 유통 체제는 생협 및 전문유통업체 등 소비지 중심의 지원체계까지 확대해 나가고 환경친화적인 농업자원 관리를 통해 농업과 환경의 조화를 모색해 나갈 계획이다. 가공 및 농자재산업 활성화 방안으로는 산·학·연·관 파트너십 체제를 구축하고 맞춤형 가공시설 지원을 통해 친환경(유기) 가공식품의 명품화 기반을 구축해 나갈 예정이다. 이를 위해 2015년까지 100개소의 유기가공식품명품화 업체를 육성하고 유기농자재 목록공시 품목을 2010년 1070개에서 2015년까지 2750개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곤충 및 미생물 등의 생명자원 육성을 통해 유기농자재 산업의 신 수요를 창출하고 농식품 모태펀드 및 녹색인증 제도와 연계해 민간투자 활성화를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또 유기농산물과 유기가공식품으로 이원화돼 있는 인증 제도를 통합하고 현재 규정돼 있지 않은 수산물 및 비식용가공품까지 인증대상 범위를 확대하기로 했다. 지원축소 등 농업정책과 괴리감 보여 농식품부는 이처럼 ‘친환경농식품 및 연관산업’ 분야를 차세대 녹색성장 동력원으로 중점 육성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우선 안전농산물에 대한 요구 증가로 화학비료 및 농약을 절감할 수 있는 녹색기술 소재로 곤충 및 미생물산업 등을 부각시킨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친환경농자재산업 육성 계획은 지원규모와 예산확보 등이 구체적이지 못하고 현재의 농업정책과도 상당한 괴리감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2011년 농림수산식품분야 예산내역에 따르면 지속적인 친환경농업 기반 확충을 통해 고품질 안전농산물 생산체계를 구축하려는 친환경농업육성사업의 예산이 2010년도 3665억원보다 663억원(18.1%)이 감소한 3002억원이 편성됐다. 예산안 감액의 주요 사유는 친환경비료지원사업에서 국고 보조율 및 물량 등의 축소다. 특히 2011년도 친환경비료지원 사업의 예산안은 2371억6200만원으로 2010년도(3045억 1300만원)대비 22.1%(673억5100만원) 감소했다. 맞춤형비료 지원 사업 예산이 금년대비 50%(365억5000만원) 감액된 것에 기인하고 있다. 화학비료인 맞춤형비료가 친환경비료 인지, 아닌지는 논란의 대상이지만 맞춤형비료 지원이 친환경비료지원사업에 포함된 것을 감안하면 친환경농업 육성 재원의 축소로 볼 수 있다. |
부산물비료(퇴비)도 지자체의 지방비 지원을 의무화했지만 등급별 국고 보조를 100원씩 낮춘 것은 향후 친환경비료지원 금액의 축소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을 낳고 있다. 천적·미생물농약 지원중단 ‘충격’ 그동안 친환경농자재산업은 정부의 친환경농업 정책과 함께 성장해 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 정부가 유기질비료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면서 친환경농자재 시장규모도 8000억을 상회하고 생산업체도 500개소를 넘어서는 것으로 추산돼 왔다. 하지만 이 규모를 순수한 친환경농자재시장으로 볼 수 없고 유기질비료를 순수한 친환경농자재로 분류하기도 어렵다는 것이 관련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이는 친환경농업, 친환경유기농업, 유기농업, 친환경농자재, 친환경유기농자재, 유기농자재 등 용어의 혼동과 함께 친환경농업의 정의와 개념이 불분명하다는 지적과 일맥상통한다. 이에 따라 비료를 제외한 친환경농자재의 시장 규모는 극히 미미하고 실체 파악도 어렵다. 친환경농자재협회가 추산하고 있는 지난해 처음 시범사업으로 정부 지원이 이뤄졌던 미생물농약 시장은 25억원에 불과하다. 여기에 식물추출물(생화학) 150억, 천적 175억 등을 포함하면 350억원, 토양미생물제제를 포함할 경우 750억원에 정도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미생물농약 시장이 확대될 즈음 2011년 ‘생물학적 병해충 방제사업’의 중단은 친환경농자재업계로서는 충격이다. 정부의 강력한 주도에 의해 이뤄져 왔던 친환경농업 육성사업을 감안하면 생물학적 병해충 방제사업의 지원의 중단은 내수시장의 급감을 예고하는 부분이다. |
친환경농업 개념·범위 변화 불가피 농식품부도 그동안 생산기반 조성 위주의 정책 추진으로 가공 및 연관 산업의 다양한 부가가치 창출에 소홀했음을 인정하고 있다. 특히 정부중심으로 이뤄지면서 정부 의존도가 높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 이는 친환경농업이 정부의 의지에 따라 성장과 퇴보가 가능함을 의미한다. 실제 친환경농산물은 양적 성장을 가져왔지만 앞으로 성장이 지속될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우선 올해부터 신규 인증이 폐지되는 저농약 농산물이 전체 친환경농산물의 60%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농산물 유통업계도 소비자의 기호가 무농약을 무조건적으로 선호하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하고 있다. 저농약 인증폐지로 인해 친환경농산물의 수급에 어려움을 가져올 것이고 이 시장을 GAP나 별도의 인증 품목이 대처하게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재의 친환경농업의 개념과 육성사업 변화의 불가피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특히 정부는 이번 5개년 계획에 곤충산업 육성을 강조했다. 미래 생명산업의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는 곤충시장을 친환경농업 시장으로 분류하고 육성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되고 있다. 실제 곤충은 최근 들어 애완, 학습, 천적, 관광상품, 바이오소재 등 새로운 농업자원으로 각광받으면서 연간 1000억원이었던 시장규모가 2015년 3000억, 2020년까지 1조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농식품부는 이에 따라 지난해 8월 ‘곤충산업의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고 곤충산업 전반에 대한 지원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친환경농업 5개년 계획이 친환경농산물 생산을 극대화하기 위한 정책이라는 점에서 곤충산업 육성을 강조한 것은 끼어 맞추기 정책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곤충사육을 농업 범위로 포함시키고 산업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친환경농산물 생산과 곤충사육을 동일한 친환경농업 범주에 놓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미 천적산업은 지원중단과 세실의 주식시장 퇴출 여파로 인해 고사 직전까지 몰리고 있다. 유기질비료 등급 간 차액 확대…퇴출 농식품부는 ‘제3차 친환경농업 육성 5개년 계획’을 통해 밝힌 2009년 국내 친환경농산물 시장 규모는 약 3조7355억원이며, 향후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저농약 인증이 신규 폐지됨에 따라 일부 감소할 수 있으나, 점차 회복돼 2020년에는 전체의 약 20%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국내 유기농식품의 시장규모는 2008년 기준 4043억원 수준으로 연평균 26%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3차 5개년 계획의 비전을 ‘국민과 자연이 함께 하는 친환경 녹색산업 구현’으로 설정하고 ▲생산자를 ‘잘 살게’ ▲농업 자연을 ‘건강’ 하게 ▲소비자를 ‘행복’ 하게 하는 친환경농업을 3대 핵심가치로 제시했다. 7대 전략 과제로 ▲친환경농업생산기반조성 ▲친환경농산물유통·소비활성화 ▲소비자신뢰확보를 위한 안전관리 시스템 구축 ▲가공 및 농자재산업 활성화 ▲친환경농업 기술개발 및 전문인력 양성 ▲농업환경자원관리시스템구축 ▲친환경축산 및 친환경 임업 육성으로 설정했다. |
토양지력증진 방안으로는 우선 토양개량제 공급을 확대해 2015년까지 논토양의 유효규산 함량을 적정 수준인 157ppm으로 높이고, 밭토양은 적정 토양산도인 pH 6.5까지 개량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토양개량제 성과측정 자료를 농진청에서 별도로 관리·운영키로 했다. 유기질 비료 지원 확대에도 나서 2012년 등급 간에 차액을 확대해 품질이 떨어지는 업체는 시장에서 퇴출시킨다는 방침이다. 또 2012년부터는 제조과정이 퇴비조건에 충족하지 못한 업체는 정부지원 대상에서 제외하고 사업 대상자 선정 권한 조정 및 사업물량 배정기준을 신설했다. 또 토양검정결과와 양분수지를 감안하여 토양환경과 농법에 맞게 배합한 맞춤형 비료 사업 을 추진한다. 곤충·미생물 차세대 성장산업 ‘육성’ 가공 및 농자재 산업 활성화 방안으로는 먼저 친환경(유기) 가공식품의 명품화 기반 구축 사업을 위해 산·학·연·관 파트너십 구축 지원을 강화키로 했다. 이를 위해 ‘유기가공식품의 2015년까지 명품업체 100개소를 육성키로 하고 올해 35억원을 지원한다. 특히 유기농자재 산업화의 토대 마련을 위해 온실가스 발생을 줄이고 비용 절감을 위한 천연자재 제조기술 개발 지원과 곤충 및 미생물 등의 생명자원 산업화를 통해 유기농식품의 차세대 성장산업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유기농자재 중점 추진분야로는 국내 농업환경에 적합한 토종천적 선발 및 활용기술 개발, 식물 병해충 방제용 미생물 선발 및 실용화 연구, 토양양분 유효화, 토양병 발생억제, 생장촉진 등 다기능 미생물 비료 개발 및 이용 연구 등을 제시했다. 또 저탄소 유기농자재산업 육성 및 안정적 공급기반 확충을 위해 유기농자재에 대한 품질인증제의 도입과 효능이 적은 제품의 시장 퇴출을 유도키로 했다. 아울러 천연자재 제조사례(우수사례 발굴), 전통농법 등 수집 및 보급, 경영자금 지원(융자) 및 우수업체 투자유치 등을 통해 저탄소 친환경농자재 산업 집중 육성 검토, 산·학·연 유기적인 협조체제 유지로 친환경농자재 안정적 공급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친환경 녹색 기술 및 업체에 대한 민간투자 활성화을 위해 민·관 합작투자 형태의 농식품 모태펀드를 활용한다는 복안이다. 모태펀드는 2020년까지 1조원 조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주요 투자처로는 ‘유기농식품 클러스터’ 등 대규모 단지 조성, 원료 확보를 위한 ‘해외농업개발’ 사업, 유기가공업체 및 전문 유통․식품업체 등 녹색중소기업체 지원, 생물(곤충, 미생물 등)자원을 활용한 산업화 기술 및 업체 지원 등이다. 산업 활성화 초점…2월 심포지엄 개최 친환경농업 기술개발과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식량·과수·특용 등 국내 주요작물과 축종에 대한 유기생산기술 개발 지원을 확대키로 했다. 2009년 6개 작목에서 2015년 20개 작목으로 축종은 6개 축종을 집중 지원한다. 또 작물·병해충·잡초의 생태적 특성을 이용한 유기농업적 종합관리기술 개발 지원을 확대한다. 유기농(친환경) 기술보급 지원체계 구축을 위해 2015년까지 도별로 ‘유기농 전문 기술보급 사업단’을 설치하고 농법 및 농자재 선택, 품목별 재배기술 집중 지도, 유기농업 표준모델 보급, 가공 및 유통 관련 컨설팅 등에 나서기로 했다. |
농식품부는 “친환경농업이 녹색산업으로 재도약할 수 있도록 산업 활성화에 초점을 맞추고 각계 각층의 전문가가 참석하는 심포지엄을 2월 중으로 개최해 구체적인 세부 실천방안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안인 친환경농자재협회 상임 부회장은 이와 관련 “5개년 계획에 친환경농자재 지원 계획이 불분명하지만 세부 실천계획을 마련 시에는 관련업계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