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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업 재건이 우선이다

구제역으로 매몰된 가축이 330만마리를 넘어서 살처분 매몰과 보상, 방역비용 등을 감안하면 3조원에 육박하는 등 피해 규모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제 구제역으로 인한 지출비용은 지난달 9일 1조864억원에서 지난 10일 기준 2조4448억원으로 2.5배나 늘었다.

이 가운데 농가 보상금이 1조7717억원에 이르고 생계안정자금 173억원, 가축입식비 205억원, 경영안정자금 79억원, 가축수매비용 1000억원, 가축방역 880억원에 달한다. 매몰지 보수 공사, 상수도 관리 비용도 4394억원이 책정됐다.

전국적인 1차 백신접종이후 구제역 확산이 주춤하면서 이 같은 구제역 피해규모로 인해 구멍 뚫린 방역 책임소재를 규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구제역 여파로 돼지고기 가격이 70%가까지 급등하면서 최근 물가상승의 주범으로까지 몰리고 있다.

구제역이 전국적으로 확산한데는 초기 방역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난 만큼 구제역 종식이후 분명한 잘잘못과 책임소재를 갈라야 마땅하다. 돼지고기 가격의 상승이 물가상승에 일조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구제역이 종식되지 않은 상황에서 방역의 책임소재 여부를 놓고 설왕설래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우리나라 가축방역에 관한한 현재의 구제역 방역담당자들이 누구보다 전문가들이다. 이들은 3개월간 지속되는 방역업무를 누구보다 성실히 수행해 왔으며 열악한 우리나라 방역환경의 수준을 끌어올리는데 앞장서 왔다. 이들에게 책임을 지워 내몬다면 우리나라 방역은 오히려 퇴보할 것이 자명하다. 방역의 수장인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 구제역 종식 후 책임지고 사퇴를 할 것을 밝힌 바 있는 만큼 지금은 축산업의 백년대계를 위한 방역체계 구축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돼지고기 가격이 빠르게 인상되긴 했지만 물가상승률의 최대 주범은 아니다. 세계적으로 원유와 곡물가격 상승, 한파 등 이상기후의 영향이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원자재의 경우 원면이 96.6%, 천연고무가 79.8%, 밀이 70% 이상 가격이 올랐다. 또 철광석은 102.5%나 올랐고 유연탄과 원유도 각각 41.7%와 18.4%가 오르는 등 광산품 가격 상승률도 22.9%나 달하고 있다. 석유제품이나 화학제품, 1차 철강제품 등 중간재 가격도 10% 이상 올랐다.

오히려 구제역으로 인한 축산농가들은 최악의 상황르호 내몰리고 있다. 돼지고기 가격의 상승은 정부의 돼지고기 6만톤 수입조치로 조만간 안정세를 보일 전망이다. 그러나 가축이동제한으로 출하시기를 놓친 한우농가들은 출하지연에 따른 사료비 부담과 과체중으로 제값을 받지 못할 처지에 놓였다. 설 대목 이후 한우가격이 하락세를 띠면서 수매가격 하락 등의 삼중고를 겪고 있다. 돼지농가들은 30%이상 살처분함에 따라 산업 존립기반까지 흔들리면서 마음까지 피폐해진 상태다.

다행히 대한양돈협회를 중심으로 농가와 사료 등 관련업체가 참여하는 ‘양돈산업 재건위원회’가 구성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구제역 종식을 앞두고 있는 지금 잘잘못을 가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축산업 재건을 위해 힘쓰는 이들에게 아낌없는 격려와 지원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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