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4.20 (일)

  • 맑음동두천 10.0℃
  • 흐림강릉 9.2℃
  • 맑음서울 11.6℃
  • 대전 15.0℃
  • 구름많음대구 19.7℃
  • 구름많음울산 19.6℃
  • 광주 17.3℃
  • 부산 17.7℃
  • 구름많음고창 13.4℃
  • 흐림제주 17.4℃
  • 맑음강화 7.6℃
  • 구름많음보은 15.2℃
  • 흐림금산 14.9℃
  • 구름많음강진군 17.4℃
  • 구름많음경주시 19.4℃
  • 흐림거제 17.3℃
기상청 제공

구제역 여파로 영농철 특수 빼앗겨 ‘비상’

[기획1]전작용·수출 기대…농기계은행 태풍의 눈

본격적인 영농철이 시작되면서 농기계업계에도 긴장감이 돌기 시작했다. 농기계시장의 매출은 성수기와 비수기가 엄격히 구분됨에 따라 3~5월의 매출이 농기계업계로서는 1년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쌀값 하락과 농협의 농기계임대사업 활성화로 신규 농기계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 속에 구제역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로 축산업계의 신규 수요 감소가 이어지고 있어 농기계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이미 재앙수준의 구제역 여파는 농기계융자실적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농협중앙회의 지난 1월 정부지원 농기계융자실적에 따르면 트랙터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3.3% 감소하고 승용이앙기도 26.6%가 감소했다. 콤바인과 과수농가 방제용 스피드스프레이어도 각각 41.3%와 31.8%가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농기계의 대표주자인 트랙터의 경우 축산업계 신규수요가 사라지면서 5%이상 매출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따라 M&A 충격을 공격적 마케팅으로 해소하려는 국제종합기계를 비롯해 종합형 농기계업체의 트랙터로 시작된 농기계판매 전쟁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농기계업계 최대 이슈로 떠올랐던 LS엠트론과 국제종합기계 M&A는 국제종합기계가 최근 M&A 논의를 전격적으로 백지화하고 독자경영체제로 농기계사업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힘에 따라 일단락됐다.
 
그러나 농기계업계간의 M&A는 멈추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농기계시장의 침체가 지속되고 농협의 농기계은행사업이 강화되면 될수록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질 것으로 관련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특히 농협이 신규 농기계 구입과 농작업 확대 등 농기계은행사업의 물량이 크게 늘어나면 날수록 수면 아래로 내려갔던 농기계업체 인수설은 언제 다시 부상할지 모르는 상황이다.

여기다 농기계를 대표하는 트랙터, 콤바인, 농업용 굴삭기 등 대형기종을 생산하는 대동공업, LS엠트론(구 LS전선), 동양물산기업, 국제종합기계 등은 과당경쟁으로 인해 제품의 채산성이 좋지 않아 M&A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 1월 11일 국내 굴지의 곡물건조기 생산업체인 한성공업(주) 부도 여파가 미치는 영향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한성공업은 1968년 설립된 RPC, 곡물건조기, 농산물건조기 전문업체로 농기계업계 매출 10위권에 들어가는 중견기업이라는 점에서 농기계업계에 미치는 파장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성공업의 부도는 일시적인 현금유동성의 문제로 치부될 수 있지만 무엇보다 매출감소가 가장 큰 요인이라는 것이 관련업계의 일반적인 진단이다.

농협농기계은행사업의 수도작 신규농기계 취급과 농작업 대행의 확대는 중장기적으로 농기계시장의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전망을 낳고 있다. 이미 신규농기계 임대의 수혜를 입을 수 있을 것이란 농가들의 기대심리로 농기계 구매 시점을 늦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농협은 특히 농기계은행 직영운영 모델 구축으로 농작업 대행 사업을 활성화한다는 방침이다.

농협농기계계은행은 특히 경운·정지·이앙·수확 등이던 기존의 농작업 범위를 방제·시비·볏짚결속 등까지 확대해 52만㏊의 농작업을 대행할 계획이다. 여기다 육묘·파종·건조작업 등을 추가한다는 복안을 마련했다.
 
이를 위해 트랙터·승용이앙기·콤바인·볏짚곤포·무인헬기 등 농기계와 인력을 갖추고 대행사업을 추진할 직영모델 형태의 10개 지역농협을 조만간 선정하고 직영혼합형 농·축협을 10곳에서 70곳으로 확대키로 했다. 책임운영자도 1만명을 육성할 방침이다.

전작용 농기계 수요 증가 기대
농기계시장은 침체국면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신재생에너지 관련 시장과 수출 등은 농기계시장의 새로운 국면을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과수·채소·축산 등 전작부문의 기계화와 시설장비의 현대화로 전작용 농업기계, 축산용기자재 등의 수요가 증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농식품부는 에너지 절감형 농기계 구입자금 우대 지원을 확대하고 지열히트펌프, 다겹보온커텐, 온풍기 배기열회수장치, 목재펠릿난방기 등 에너지 절약형 고효율 농기계 개발을 추진해 에너지 절약형 농어업을 실천해 나간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다. 또 밭작물의 낮은 기계화율을 높여나가기 위해 신기술 농기계 개발 및 실용화 대책을 적극 추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다만 지열히트펌프는 신재생에너지 관련 농기자재 보급의 활성화를 위해서 목돈이 들어가는 자부담을 해결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관련업계에서는 자부담을 분할해서 납부하는 방법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농기계의 수출은 큰 이익이 없어도 공장가동률 제고 등 생존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다. 농기계업체들도 앞 다퉈 수출전선에 나서 수출물량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2000년 1억3000만달러에서 2004년 2억8000만달러, 2005년 3억4000만달러로 증가했다. 다만 2006년 3억5000만달러를 기록한 후 2008년 3억9500만달러, 2009년 3억7500만달러 등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한국농기계공업협동조합과 소속 수출협의회 등은 신흥농기계 수출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는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 중동 등 개도국으로의 수출 확대를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이집트와 수단, 인도네시아, 중국 등과 농기계 교류 MOU를 체결하고 통상협력개척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배기가스 규제로 트랜드 변화
농기계에 대한 배출가스 규제도 농기계업계의 변화를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환경부는 지난달 23일 ‘자동차 및 건설기계 2012~2016년 배출허용개선방안’ 발표를 통해 현행 별도의 규제기준이 없는 농기계용 원동기에 대해 1단계로 2009년부터 건설기계에 적용하고 있는 Tier-3 기준을 2013년 1월부터 트랙터와 콤바인을 대상으로 먼저 적용시켜 나가기로 했다. 또 2단계로 Tier-4 기준으로 강화해 농기계 등록대상에 포함되는 기종(6종 예상)으로 확대하고 2015년 1월부터 적용시켜나간다는 방침이다.
 
대동공업은 이와 관련 미국 EPA 환경기준 티어4(Tier-4 ) 배기가스 규정에 적합한 엔진을 개발해 주목을 받았다. 이 엔진은 Tier-4 배기가스 규제에 만족하고 고출력, 저연비, 트랙터 맞춤형 ECU기능 등 농기계에 매우 적합한 엔진특성을 갖췄다. 또 일본산 엔진대비 약 70%선으로 가격이 저렴하고 신속한 A/S와 저렴한 부품비가 장점이다.

북미 및 유럽은 2013년부터 배기가스 기준을 Tier-4로 강화하고 저급 엔진 등을 부착한 농기계 등에 대한 무역규제를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대동공업의 Tier-4 엔진 개발은 국내 수출산업 활성화 등에도 큰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다만 대동공업이 개발한 Tier-4 엔진을 국내 경쟁기업에서의 사용과 농기계 엔진을 비롯한 부품 연구 및 개발에 대한 정부 지원도 확대가 요구되고 있다.

동양물산은 레오모터스와 전기트랙터 공동개발을 위한 계약을 체결해 주목을 받았다. 이번 계약은 동양물산의 농기계 차체 및 엔진 기술과 레오모터스 전기자동차 기술을 접목하는 내용이 담겨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농업용 로봇, 보조금 지원 필요해
농촌인구의 고령화에 따른 인력난을 해소하고 노동력을 절감하는 ‘농업용 로봇’에 대한 관심도 고조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농업용 로봇 시장 규모는 28억원 규모에 불과하지만 농진청이 개발한 ‘채소접목로봇’이 히트를 치면서 시설농업용 지능형 로봇 개발연구 등 다양한 농업용 로봇 개발 붐이 일어나고 있다.
 
정부도 지식경제부, 교육과학기술부, 환경부, 국방부, 보건복지부, 소방방재청, 농업진흥청 등 7개 부처 합동으로 로봇 융합시장 선점을 위한 ‘범부처 로봇 시범사업 마스터플랜’을 추진하고 있다. 이 플랜은 농사, 교육, 중소제조, 상수관, 소방, 국방, 의료 등 7대 분야에서 부처 주도형 시범사업을 골라 화재진압·지뢰탐지·감시경계·의료 서비스·농경지 자율이동 로봇 등의 기술 개발을 지원하게 된다.

일본 정부도 농업부문의 낮은 생산성을 해결하는 대안으로 농업과 IT융합을 통한 생산성 혁신에 나서고 있다. 농업과 IT융합의 사례로는 ‘농업용 로봇 슈트’ 개발이 손꼽힌다. 이 슈트는 동경농공대학 대학원이 2007년부터 2012년까지 개발 완료할 예정으로 있으며 판매가격은 3000달러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개발 목적은 기존의 농작업 기계는 사이즈가 커서 소규모 농지나 경사지, 비닐하우스 등 좁은 장소에서 사용하지 못하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개발됐다.

그러나 농업용 로봇 개발 활성화를 위해서는 농기계처럼 보조금 지원 등의 정책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농기계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싼 농업용 로봇을 농가에 보급하기 위해서는 정부지원이 절실한 실정이다.

또 첨단기계인 만큼 강화된 사후관리와 농작물의 표준화작업도 요구되고 있다. 이는 농작물의 경우 생육환경, 형태, 재배방법 등이 달라 농업환경과 농작물의 표준화작업이 선행돼야 농업용 로봇의 실용화가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농업용 지능형 로봇의 상용화를 위해 한국로봇산업협회와 농촌진흥청이 ‘농업용 로봇산업 융합 포럼’을 구성해 운영 중에 있다.

“농기계수요 전망 10년간은 유지”
농기계 관련전문가들은 한·미 FTA 등 FTA의 체결로 피해가 예상되는 농가의 소득보전을 위해 향후 10여년간 정부의 농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농기계에 대한 지원이 계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따라 농기계에 대한 수요 전망은 최소한 10여년간은 유지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특히 올해 정부의 농기자재 관련 지원 예산이 전반적으로 축소된 가운데 농기계 예산은 소폭 증가된 것으로 집계돼 침체국면의 농기계시장에 위안을 주고 있다. 2011년도 농기계 관련예산은 지난해 8157억원보다 증가해 총 8435억원 수준으로 나타나고 있다.

농기계 구입지원이 7100억원으로 농기계생산지원자금을 60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농기계생산원자재 구입비축자금을 480억원에서 850억원으로, 생산시설·설비지원자금을 120억원에서 150억원으로 각각 상향조정했다. 또 1000만원 미만 농기계구입지원자금이 농업종합자금으로 통합돼 그동안 되풀이 되던 소액기종의 예산부족도 해결될 것으로 전망 된다.

그렇다 하더라도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구제역의 여파로 영농철 특수를 빼앗긴 농기계시장은 침체국면으로 시작하고 있다. 특히 농기계의 대표주자인 트랙터의 경우 축산업계 신규수요가 사라지면서 5%이상이 매출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트랙터와 함께 농작업의 시작인 경운·정지에 사용되는 농기계시장도 매출 급감의 전망 속에 업체간 마케팅 전쟁이 시작됐다.




포토뉴스




배너



기술/제품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