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세실의 인수를 위한 금액산정 등 세부협상 진행만을 남겨둔 상태로 알려졌다. 관련업계는 농협의 세실 지분 인수 가치가 150억원에 달한 점을 감안해 동부한농의 인수금액은 200억원대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동부한농의 세실 인수가 관심을 끄는 이유는 세실의 정부 보조금 횡령 등으로 증시에서 퇴출되기 전까지의 기업가치가 최대 1000억원을 상회했기 때문이다. 특히 세실은 천적시장에서, 동부한농은 미생물농약 선두주자업체로 우리나라 친환경농업을 이끌어온 대표적인 기업이라는 점에서 ‘생물학적병해충방제사업’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내포돼 있다. 생물학적병해충방제사업은 천적과 미생물농약 지원 사업이 핵심으로 당초 천적은 2005년 1월부터 시작돼 2013년까지 2만ha로 확산시킨다는 계획아래 추진돼 왔다. 미생물농약은 2009년부터 2013년까지 5년 계획으로 진행됐지만 2년 만에 막을 내렸다. 이들 사업의 중단에 대해 정부는 국고보조사업 일몰제에 따른 것이라고 거듭 밝히고 있지만 ‘제3차 친환경농업육성 5개년 계획(2011∼2015년)’을 발표한 정부의 친환경농업 육성의지와는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정부는 이 계획을 발표하면서 친환경농업이 녹색산업으로 재도약할 수 있도록 곤충 및 미생물 등의 생명자원 육성을 통해 유기농자재 산업의 신 수요를 창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미생물농약산업을 2015년까지 4800억원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발표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 같이 친환경농업 육성에 대한 정부의 확실한 의지와는 다르게 생물학적병해충방제사업의 중단은 단순히 일몰제에 따른 사업 중단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 관련업계의 시각이다. 관련전문가들도 보조금 탈법이 사업 중단의 결정적인 이유라면 관리 소홀이라는 점에서 정부도 자유롭지 못한 만큼 잘못된 부분은 과감히 고쳐나가야지 사업 중단이라는 극약처방을 내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특히 친환경농업과 더불어 천적과 미생물농약시장이 빠르게 자리매김해 나가고 있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정부가 이들 산업에 철퇴를 가하는 형국으로까지 비춰지고 있다. |
천적은 지난해부터 친환경유기농자재로 목록공시가 가능해졌다. 또 2005년부터 정부의 지원 사업으로 인해 매년 규모가 확대돼 왔다. 관련업계에서는 천적에 대한 생물학적 방제제로서의 위상과 관리규정이 마련되고 지원 사업의 지속으로 인해 머지 않아 천적시장이 친환경농자재산업의 일부분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는 프랑스, 네덜란드, 벨기에 등에서는 토마토, 가지 등에 대한 천적 사용비율이 90%를 넘어가면서 천적시장은 매년 20%씩 고성장을 기록하고 캐나다와 폴란드 등의 나라에서도 사용비율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네덜란드는 천적으로 농산물 수출 등 농업경쟁력을 확보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세계 3위 수준의 기술력의 보유한 세실을 비롯해 국내천적과 곤충시장의 선도하는 업체들의 기술력은 세계적인 수준으로 알려져 왔다. 그만큼 우리나라의 천적시장 전망도 밝았다는 것이 관련업계의 진단이다. 정책·제도 혼선 시장형성 저해요인 정부는 지난해 224억원 규모에 불과하던 생물학적병해충방제사업을 중단하면서도 지난 2월 ‘제3차 친환경농업육성 5개년 계획’을 통해 미생물농약산업을 육성한다고 발표했다. 미생물농약산업을 필두로 유기농자재 산업의 신 수요를 창출하고 농식품 모태펀드 및 녹색인증 제도와 연계해 민간투자 활성화를 유도한다는 것이다. 이는 해외시장에서의 미생물과 미생물농약이 유망산업으로 떠오르는 것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실제 미국의 아그라퀘스트사(Agraquest.lnc)의 경우 미생물농약 단일품목의 매출이 1억달러를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관련업계는 이에 대해 “정부의 친환경농업 정책과 국내 친환경농자재 관련제도의 혼선으로 시장형성이 매우 어렵다”고 토로하고 있다. 실제 미생물농약 시장은 2010년도 매출기준 60억원 내외에 불과하다. |
무엇보다 미생물농약의 해외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국내 기업의 성장은 매우 느려 국내 시장과 기술력 등은 5년 내 외국회사에 잠식당할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이미 친환경유기농자재의 다수를 차지하는 식물추출물 소재의 살충과 살균제는 원제의 98%이상을 중국과 인도, 동남아시아에서 수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미생물농약 R&D 세계적인 수준 천적과 미생물농약은 우리나라의 친환경농업 육성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그러나 생물학적병해충방제사업의 지원중단과 함께 정부의 친환경농자재산업 육성 계획은 지원규모와 예산확보 등이 구체적이지 못하다. 올해의 친환경농업육성사업 예산도 지난해보다 18.1%가 감소했다 . 정부의 강력한 주도에 의해 이뤄져 왔던 친환경농업. 생물학적병해충방제사업의 지원 중단은 천적과 미생물농약의 내수시장의 급감을 예고하는 것과 더불어 친환경농업에도 일정부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다만 중앙정부의 생물학적병해충사업은 중단됐지만 친환경농가의 요청으로 지자체에서는 지원 사업이 오히려 강화돼 펼쳐지고 있는 점은 다행스런 부분이다. 관련전문가들은 “우리나라의 천적과 미생물농약 등 생물학적병해충방제의 핵심 친환경농자재 기술은 세계적인 수준”이라면서 “이들 산업 활성화를 통한 수출 경쟁력을 이끌어 내기 위해서라도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