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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은 어떻게 양분과 물을 흡수해서 지상부의 무성한 가지와 잎에 필요한 먹거리를 공급할 수 있을까?

이제 만물이 소생하는 완연한 봄이 다가왔다.

이맘때면 늘 느끼는 것이 있는데 추운 겨울 동안 꽁꽁 얼어있었던 앙상한 나뭇가지에서 봄이 되면 푸릇푸릇하고 신선한 나무 이파리들이 삐죽 삐죽 올라오는 것을 보면서 방대한 산하에 그렇게 많은 나뭇잎들이 도대체 무슨 에너지와 양분을 가지고 저렇게 장엄하게 올라오는지 모르겠다.

전 지구적으로 볼 때 도저히 상상할 수도 없는 나뭇잎이 올라올텐데 잎을 구성하는 섬유소와 리그닌 등의 세포 구성 성분들을 어떻게 그렇게 매년 만들어 내는지 정말 식물의 능력은 신기하다 못해 놀라울 뿐이다.

 


식물로부터 감사의 인사와 함께 
약간의 포도당을 얻어먹는 공생 관계 형성 

땅 속에 뻗어있는 식물의 뿌리에서 양분을 흡수해서 지상부로 올리면 잎에 있는 엽록소에서 광합성 작용이 일어나 포도당을 만들어 내는 작용이 식물의 기본적인 능력이다. 그런데 식물의 뿌리에서 지상부의 엄청난 식성을 감당해내지는 못한다. 그러면 식물은 어떻게 양분과 물을 흡수해서 지상부의 무성한 가지와 잎에 필요한 먹거리를 공급할 수 있을까? 


물론 미생물과의 협조로 이루어진다. 육안으로 볼 때 식물의 뿌리는 확인이 가능하지만 식물의 뿌리에 연결된 곰팡이의 균사는 확인할 방법이 없다. 그러나 현미경으로 확대하여 식물의 뿌리를 자세히 관찰해보면 식물 세포 주변으로 가느다란 실들이 세포와 연결된 모습을 볼 수 있다.

 

뿌리 역할을 하는 곰팡이라고 하여 근균(根菌)이라고 불리는 곰팡이들인데 이 녀석들이 식물 세포와 연결이 되어 있어서 식물 세포가 뻗지 못하는 먼 곳까지 곰팡이 균사들이 도달해서 양분을 조달하는 것이다. 아무래도 식물의 뿌리 세포는 크기가 곰팡이 보다는 크다 보니 바위 틈새나 오밀조밀한 땅속 깊은 곳까지 뻗어나가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식물 뿌리가 뻗지 못하는 곳에는 더 가느다란 곰팡이 균사가 뻗어 뿌리가 미처 흡수하지 못한 미네랄과 양분을 빨대처럼 흡수해서 식물에게 바치는 것이다. 그러한 수고의 댓가로 식물로부터 감사의 인사와 함께 약간의 포도당을 얻어먹는 공생 관계가 형성이 되어 있다. 


식물 특히 농작물의 성장을 촉진시키기 위해서 근균을 실험실에서 배양하기 위한 많은 시도와 노력이 있었지만 아직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근균을 배양하기 위한 영양 배지와 환경을 아직 밝혀내지 못한 것이다. 아마도 근균을 인공적으로 배양할 수만 있다면 농작물 재배에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미생물 중에서 곰팡이는 세균에 비해 배양하기가 쉽지는 않다. 곰팡이를 액상 배양으로 키우다보면 조그마한 동글동글한 공 모양처럼 자라는데 토양에 살포할 때 동력분무기의 노즐이 막힐 수 있어서 농가 현장에 적용하기가 어렵다. 그래도 굳이 곰팡이를 배양해서 사용하여야 한다면 고체 배양으로 권유를 하게 된다. 반면에 세균은 액상 배양을 해도 엽면살포나 관수 처리가 가능하기 때문에 주로 유익한 세균을 배양하여 농사 현장에 적용하고 있다. 세균 중에도 식물의 성장을 촉진하고 도움을 주는 녀석들이 있는데 이러한 녀석들을 통틀어서 PGPR(Plant Growth Promoting Rhizobacteria)이라고 하는데 식물의 성장을 촉진하는 뿌리 세균이라는 의미이다.


지금도 농민 여러분이 경작하고 있는 토양에는 식물병원균을 죽일 수 있는 길항미생물 외에 식물 성장 촉진 및 조절을 할 수 있는 물질을 생산하는 미생물들이 서식하고 있을 수 있다. 지베렐린은 식물의 발아촉진과 휴면타파 등 생리작용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식물 호르몬인데 Gibberella fujikuro(지베렐라 푸지쿠로이)라는 곰팡이에서 처음으로 추출되어 식물의 생장 조절제로 적용되고 있다. 고초균인 Bacillus subtilis(바실러스 섭틸리스)와 녹농균의 일종인 Pseudomonas sp.(슈도모나스 속 세균), Paenibacillus sp.(페니바실러스 속 세균) 중에도 식물 생장 호르몬의 일종인 오옥신(auxin)을 생산할 수 있다고 알려졌다.

오옥신 호르몬은 식물의 세포신장, 발아, 기관의 분화 그리고 개화에 관여하는 식물의 호르몬으로 최초로 알려졌다. 오옥신을 비롯한 싸이토카인과 같은 식물 성장 촉진 호르몬을 분비해내는 유용 미생물들은 주로 식물의 근권에 서식하고 있는데 아마도 식물 뿌리에서 떨어져 나오는 양분을 먹고 살기 위함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미생물 배양 단계 중 증식 단계 넘어 
안정기에 분비해내는 물질에 의해 효과 발휘

농축산분야 유용 미생물은 시군 농업기술센터에서 배양하여 농가에 무상 또는 약간의 금액을 받고 공급하면서 농민들의 미생물에 대한 이해와 활용도를 높여왔다. 사용하는 농민들은 유용 미생물 배양액을 사용하면서 나름대로의 효과를 기대하는데 가령 병원균을 억제한다거나 또는 작물 생장 촉진 효과를 기대하기도 하고 또는 축산 농가에서는 축산 분뇨 악취 감소에 대한 효능 등을 기대하기도 한다.

 

물론 미생물들에게는 농민들이 기대하는 효능을 충족시킬 수 있는 능력이 있을 수 있는데 그러한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48시간 이상 충분한 배양 시간을 주어야만 미생물들이 식물 생장 촉진 호르몬이나 항생제 또는 다양한 효소 등을 만들어 낼 수 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미생물을 적게는 18시간에 배양을 끝내고 농민들에게 공급하는 곳도 있는데 일반적으로 24시간 정도 배양해서 공급을 하고 있다. 그렇게 되면 미생물은 자라기에만 급급해서 배양 밀도를 맞출 수 있을지언정 정작 필요한 식물 생장 호르몬이나 효소 그리고 항생물질 등 미생물이 분비해내는 2차 대사산물에 대한 효과를 기대하는 것은 요원한 일이 되는 것이다.

 

요즘 연구소에서 유용 미생물 7종을 혼합 배양하여 40일 이상을 키운 것을 시제품화하여 농가에 보급을 하고 있는데 작물의 수량이 증대되는 효과가 나타나 농가의 반응이 뜨거워지고 있다. 특히 벼와 콩, 고구마, 양파, 마늘 그리고 사과 등 과수에서도 효능이 나타나는데 이러한 효과는 살아있는 미생물 자체에 의한 효과라기보다는 미생물 배양 단계 중 증식 단계를 넘어 안정기에 접어들면서 분비해내는 물질에 의해서 효과가 발휘되는 것임을 인지해야 할 것이다. 미생물에게 충분한 배양 시간을 줄 때 미생물들이 우리가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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