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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의 알프스를 2년에 한 번씩 오가는 이동성 선충 ‘보공나방선충’

성충 한 마리가 최대 2,000개의 알을
토양 속에 덩어리로 낳아

이번 호는 반년마다 장거리 이동하는 이동성 선충 ‘보공나방선충’에 대하여 알아보자.

 

정남준 기자(이하 정기자) 보공나방선충은 꽤 흥미로운 것 같다. 보공나방은 어떤 나방인가?
추호렬 박사 온대성 야행성 나방으로 밤나방과의 거세미나방에 속한다. 왕나비(모나크나비)와 같은 장거리 계절 이동성 나방이다. 호주의 알프스를 2년에 한 번씩 오간다. 대량 이동을 하는 동안 호주 알프스의 지역에 있는 꽃들을 찾아 섭식하면서 다양한 식물로부터 화분을 운반하기도 한다.

가을과 겨울에는 퀸스랜드 남부, 뉴사우쓰 웨일즈 서부, 서빅토리아, 남호주, 서호주에서 발견된다. 이 시기에 산란하고 부화한다. 그리고 애벌레는 겨울 목초지의 식물들을 먹고 자란다. 많이 발생하면 작물에 심각한 피해를 준다. 
나방들은 봄에 남이나 동으로 이동하여 보공산과 같은 산에서 시원하고 어두운 동굴이나 바위틈 등 이상적인 하면(여름잠) 장소를 찾아 떼지어 여름을 보낸다. 이들 장소는 온도와 습도가 여름잠을 자기에 안성맞춤인 장소들이다. 여름철 수십억 마리의 나방이 호주의 알프스에서 하면(여름잠)하는 것을 보게 된다. 

 

 

정기자 보공나방은 어떤 생태적 특성을 지니고 있나? 
추박사 보공나방은 왕나비처럼 흥미로운 이동성 곤충이고 성충 한 마리가 최대 2,000개의 알을 토양 속에 덩어리로 낳는다. 토양이 산란하기에 적합하지 않으면 식물의 잎이나 줄기에 산란한다. 애벌레는 6령까지 있다. 6월에서 겨울까지의 3령 충까지는 천천히 발육한다. 봄에 빠르게 성장하고 이동 직전의 8월 하순에서 9월까지 마지막 령기가 된다. 밤에 활동적이다. 
애벌레들은 겨울 목초, 야생 잡초, 밀, 캐비지, 꽃양배추, 근대, 완두콩, 감자 등 많은 종류의 식물들을 먹고 자란다. 그리고 토양 깊이 20-30 센티미터에 방(토실)을 만들어 번데기가 된다. 성충은 토실에서 우화하고 곧바로 이동하기 시작한다. 봄에 먹이 활동을 하고 이동하며 여름 동안 하면한다. 휴면하는 동안 성충은 성적으로 완전히 성숙하지 못하고 먹이 활동도 하지 않는다. 가을에 다시 성충은 이동하고 번식지에 돌아와 산란하고 죽는다. 발육하거나 이동하는 동안 통과하는 지역의 산에 있는 민트 꽃, 꿀풀 꽃, 히스류 꽃, 진달래류 꽃, 거미 꽃, 유칼립투스 꽃 등의 화밀을 먹는다.

 

정기자 보공나방의 이동은 어떻게 되나?
추박사 반년마다 장거리를 이동한다. 야간에 이동한다. 무려 965킬로미터까지 이동한다. 호주 알프스의 하면 장소에 도달하기 위하여 봄에 이동을 시작한다. 가을이 될 때까지는 여름 동안 하면(夏眠) 장소에 머물고 있다. 같은 장소를 반복해서 하면(夏眠) 장소로 이용한다. 그리하여 동굴 속 나방들의 도착과 출발에 맞추어 기생충도 발육한다. 이동하는 봄에는 무려 1제곱미터 당 17,000마리의 나방이 군집하여 있을 정도로 높은 밀도를 보인다. 동굴, 갈라진 틈, 햇빛이 들지 않는 장소에 군집해서 떼로 모여 있다. 

 

정기자 보공나방선충은 어떤 선충인가?
추박사 ‘앰피머어미스 보공이’ 학명이다. 보공나방선충은 보공나방의 성충이 물을 마시는 동굴에서 기생한다. 어린 선충이 보공나방의 하면 장소인 동굴 바닥의 부스러기에 살면서 벽을 타고 졸졸 내려오는 물을 통하여 기어 올라가 나방에 도달한다. 2-3개월 후 어린 성충은 나방을 탈출하고 나방은 죽게 된다. 그리고 선충은 동굴 바닥으로 파고 들어가 성숙하고 산란하여 월동한다. 이듬해 봄 보공나방이 이동해 올 때까지 기다린다. 
보통의 선충은 기주곤충의 애벌레에 기생하는데, 보공나방선충은 보공나방의 성충에 기생하는 특성이 있다. 이와 같은 색다른 기생행태는 이동성 곤충인 보공나방에 적응하면서 진화해 온 결과이다. 

 

정기자 우리나라에서도 열대거세미나방의 피해가 심하다. 이들에 기생하는 선충은 없나? 
추박사 열대거세미나방은 열대와 아열대 지역의 토착 해충이다. 비교적 따뜻하고 습한 지역을 선호하는 해충으로 추운 지방에서는 월동과 생존을 하지 못한다. 옥수수를 비롯한 80여 종의 기주식물을 가해하는 광식성 해충이면서 이주성 해충이다. 
매년 전 세계 100여 개 국가의 수많은 작물이 이들에 의해 심각한 피해를 받고 있다. 특히, 옥수수의 피해가 심하다. 우리나라에는 4월 하순경부터 중국에서 비래해 온다. 
열대거세미나방에 기생하는 선충에는 중국에서 발견된 멸강나방선충(오보머어미스 시넨시스)과 짚시나방선충으로 추정되는 헥사머어미스 선충이 있다. 기생율은 지역과 작물에 따라 차이가 있다. 
멕시코 치아파스에서 옥수수를 가해하던 열대거세미나방에서는 헥사머어미스 선충의 기생율이 약 8.4%였고 서아프리카 국가인 부르키나 파소에서는 머어미씨드 선충의 기생율이 무려 73.2%나 되었다. 우리나라에서 조사한 예는 아직 없다. 그러나 헥사머어미스 선충 등 다수의 선충이 발견되리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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