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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인상의 주범이 농산물?

정부가 최근 집중호우에 따른 농산물 물가 안정을 위해 수급조절, 관세인하, 수입확대 등 수급과 가격안정을 위한 정책노력을 집중해 나가기로 했다. 배추와 상추 등 농산물과 석유류의 가격 상승이 물가 고공행진을 주도하고 있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집중호우와 태풍으로 인해 채소·과실 등 농산물 가격이 오르면서 7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4.7%에 달했다는 것이 정부의 분석이다. 원유(原乳) 가격이 ℓ당 130원 인상됨에 따라 우유를 비롯한 유제품 가격의 도미도 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보도가 뒤따르고 있다.

정부는 이에 따라 물가안정을 내세워 이달 말 중국산 배추 500톤을 수입해 시중에 공급하기로 했다. 또 배추·무·바나나·파인애플 등 4개 품목에 대해 9월 말까지 한시적으로 수입 관세를 없애기로 하는 등 농산물 가격을 잡는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집중호우와 태풍으로 농산물 일부 품목의 값이 오르긴 했지만 이후 빠르게 안정세로 돌아서고 있는 점은 감안하면 농산물이 소비자물가 인상의 주범으로 보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실제 배추와 무의 가격은 7월말 이후 빠르게 안정세를 보이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오히려 하루가 다르게 오르는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 상승, 집세와 8월 1일부터 4.9% 오른 전기료에 이은 공공요금과 지자체의 공공서비스 요금 인상이 물가상승에 더 큰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결국 농산물은 물가를 잡기 위한 희생양임이 분명하다.

농업인들도 의례 그러려니 하고 있지만 농산물 값이 조금 오르기만 하면 관세인하와 수입확대의 카드를 꺼내는 정부가 서운할 수밖에 없다. 올 봄 배추농가들은 정부에 배추 수매를 요구 했다. 정부가 요구를 받아들여 배추를 수매해 저장했더라면 배추를 수입 하지 않아도 될 상황이었다.

자고 나면 뛰는 기름값으로 노심초사하는 시설원예농가와 매번 적자로 조업을 중단할 수밖에 없게 된 어민들. 소비위축과 가격하락으로 불안한 한우농가. 농수축산업에 종사하는 모든 농가들의 마음과 달리 가격이 조금만 오르면 물가안정을 내세워 수입부터 하는 정부정책은 결코 농업인을 염두에 둔 정책으로 볼 수 없다.

서규용 농림수산식품부 장관도 최근 농산물 가격은 하루하루 변동성이 크고 전체 물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8.8%로 적기 때문에 물가상승의 주범으로 보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밝힌바 있다. 내린 품목도 있는데 오른 품목만 강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농식품부는 최근 원유가격 인상과 관련한 보도자료를 통해 우유 및 유제품 가격안정을 위해 올해 초 분유, 버터, 치즈 등 11개 품목 약 14만2000톤을 무관세로 수입할 수 있도록 조치 한 바 있다고 밝혔다. 원유가격이 인상되기도 전에 물가안전을 내세워 관련제품을 수입한 것이다. 농업인들은 누구를, 무엇을 믿어야할 지 모르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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