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영향으로 작물의 재배 환경이 달라지면서 기존 재배 방식에서 탈피해 밭작물 재배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작부 모형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농촌진흥청(청장 권재한)은 중·북부지역 밭에 적용할 수 있는 감자와 수수를 조합한 새로운 소득형 작부체계(재배순서)와 적합한 파종 시기를 제시했다.
중·북부지역은 남부지역에 비해 기온이 낮고 작물 생육 기간이 짧아 두 작물을 연속해서 재배하는데 한계가 있다. 주로 감자, 콩, 옥수수 등을 단일 경작해 왔으나 최근 기후변화로 작물 재배 지역이 북상하면서 이모작 가능성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이에 농촌진흥청이 경기도 연천군에서 감자-수수 이모작, 옥수수-참깨 간작(사이짓기), 참깨 이기작 등 다양한 밭작물 조합을 시험했다.
그 결과, 앞그루 작물은 감자, 뒷그루 작물은 수수를 재배하는 것이 참깨 이기작보다 약 2배, 옥수수-참깨 간작보다 약 4.3배 소득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감자-수수 이모작 조합일 경우에는 감자는 3월 20일쯤 파종, 수수는 14일간 모기르기 후 6월 30일쯤 옮겨심었을 때 수확량이 많아 소득이 높았다.
이 작부 모형에서는 감자 ‘조풍’과 수수 ‘하이찰’ 조합이 수확량과 상품성, 생육 면에서 가장 양호했다. 두 품종 모두 조생종으로 이모작 재배할 때 작물 생육 기간이 짧아 수확이 빠른 특성이 있어 수확량을 늘리는 데 유리하다. 단, 품종을 선택할 때는 용도와 재배 지역 여건 등을 고려해야 한다.
1) 1개의 무게가 51g 이상인 건전한 감자의 10a당 생산량
2) 총 괴경(덩이줄기) 수량 중 상서 수량의 비율
씨감자 신청은 춘기(11월 중순)와 추기(9월 중순) 읍면동 사무소에서 받는다. ‘하이찰’ 수수 종자는 1대 교잡종으로 매년 생산된 보급종 종자를 이용해야 하지만, 현재는 보급량이 적어 한국농업기술진흥원에서 보급하는 ‘고은찰’과 ‘청풍찰’로 대체할 수 있다. ‘하이찰’ 만큼 우수하며 자가 채종이 가능한 ‘대한찰’ 품종이 출원돼 향후 보급될 예정이다.
경기도 연천군에서 감자와 수수를 이모작 재배하는 박분이 농가는 “‘조풍’ 감자와 ‘하이찰’ 수수를 함께 재배하니 수확량이 늘고 소득도 기존의 콩 재배보다 훨씬 높아졌다.”라며 “올해 결과가 만족스러워 내년에도 같은 방식으로 재배하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농촌진흥청 이병규 중북부작물연구센터장은 “중·북부지역에서 감자와 수수를 적절한 시기에 재배하면 수확량과 소득을 동시에 올릴 수 있다.”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재배 모형을 개발해 농가 소득향상에 이바지하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