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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홍구 흥농종묘농약사 대표

책임 다하는 농약사에 고객 발길 저절로

농가 먼저 생각, 단골 고객 이어져

스무 살 혈기 왕성한 청년이 농약사를 열겠다는 꿈을 안고 일을 시작한 지 32년, 이름 석 자 내건 농약사의 주인이 된 지금 시커멓던 머리카락이 희끗희끗해졌을 뿐 마음은 예전 그대로라는 채홍구(52) 흥농종묘농약사 대표를 만났다.

한여름 뙤약볕도 잠시 숨 고르는 곳

하루에 드나드는 이만 200~350명, 영농자재와 농약으로 꽉 차 한 사람 겨우 들어서는 통로를 지나니 삼삼오오 무릎을 맞대고 앉아 담소를 나누고 있는 사람들이 보인다. 버스를 기다리다, 시장에 나와 장을 보다, 간만에 머리하러 나왔다 들렀다는 이까지 너나할 것 없이 못 다한 소식을 전하느라 여념이 없다.

“저희 집에는 농약을 사러 오시기도 하지만 이웃집 소식을 들으러 오시는 분들도 많아요. 장사가 안 되니 섭섭하냐고요? 아이고 다른 집에 안 가시고 저희 집에 와 주시는 것만도 얼마나 고마운 일인데요. 한 번도 그렇게 생각해본 적 없습니다.”

사람 좋은 눈웃음으로 손님들을 맞는 채홍구 대표 옆에서 시원한 차를 내오느라 안주인 노진순(48)씨의 손길이 분주하다. 오가는 이들이 편하게 앉아 땀을 식히며 차 한 잔 하는 사이 채 대표와 노씨는 마음이 바빠진다.

농가 배려하면 매출도 뒤따라 으뜸 농약사

“많은 분들이 오시기 때문에 차를 준비해야 하는 것도 만만치 않죠. 또 말씀을 나누시다 농약이나 자재들을 갑자기 찾으시는 경우도 있어 항상 귀를 열고 있어야 하거든요. 그래서 잠시도 자리를 비울 수가 없어요.”

문경시 19개 시판상 가운데 평판이나 매출에서 으뜸으로 꼽히고 있는 흥농종묘농약사의 비결은 무엇일까?

시판상은 농약에 대한 전문지식은 물론 병충해에 관한 정보를 꿰고 있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죠.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눈앞의 이익보다 농가를 먼저 배려하는 마음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팔아서 돈이 되는가보다 농가 입장에서 필요로 하는 것을 먼저 생각한다는 채 대표. 농가가 필요로 하는 것이라면 농약부터 일상용품까지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가져다 놓는다고.

“버스 정류장 앞에 있다 보니 물건 사시고 차비 좀 빼주라고 하시는 분들이 많으세요. 깍아달라는 얘기를 예쁘게 하시는 거죠. 그럴 때면 저도 기분 좋게 차비 하시라고 얼마라도 빼드립니다. 시장통에서 시작해 지금 이 자리까지 32년동안 농약을 팔았어요. 저를 이만큼 살게 해 주신 분들이니 차비야 얼마든지 드려도 되지 않나요?”

노력하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을, 좋아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을 따르지 못한다고 했다. 이른 새벽부터 필요한 농약을 구입하고자 문을 두드리는 손님을 위해 즐거운 마음으로 1년 365일 내내 문을 열고 있다는 채 대표 부부. 문경시에는 한 낮의 따가운 햇살도 그 뜨거운 열기를 잠시 내려놓고 쉬어가는 흥농종묘농약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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