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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육묘 발전방안 모색]공정육묘발전·업계보호 위한 제도 요구

사고시 분쟁해결장치·이력관리방법 필요


농작물 생산의 전초 단계인 육묘는 농사의 성패를 좌우할 만큼 중요한 단계로 인식되고 있다. 육묘를 통해 경지 이용도를 높이고 종자 소요량의 절감과 발아율 상승을 기할 수 있으며 조기수확과 중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지난달 26일 한국공정육묘연구회는 (사)한국육묘산업연합회,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과 함께 ‘공정묘 품질관리 방안모색’을 주제로 하는 심포지움을 열고 공정육묘산업의 취약점 해결방법과 발전방안을 모색했다.


공정육묘는 육묘전용시설과 장비 및 자재를 갖추고 상토제조 및 충진, 파종, 관수, 시비와 환경관리 등 파종 준비부터 육묘 종료까지의 작업을 체계화해 양질의 균일한 묘를 대량으로 생산하는 산업을 말한다.
공정육묘산업은 1990년대초 시작됐으며 국내 공정육묘장의 수와 면적은 채소를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공정육묘장 면적의 경우 1997년 약20ha에 불과했으나 2009년 110ha, 2010년 159ha로 늘어났다. 현재는 약 240여개소의 공정육묘장, 180여ha의 면적을 나타내고 있다. 생산액은 1500~200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표 3> 



시설재배 면적 증가에 따른 작물의 연중 생산, 농업인구의 감소와 고령화 등 농업 여건 변화로 재배 농가에서 행해지던 고추나 오이 등 채소작물의 육묘가 현재는 묘를 전문 생산·판매하는 공정육묘장에서 이뤄진다. 고추, 토마토, 가지, 오이, 수박, 참외, 배추, 양배추, 상추 등 채소작물과 장미, 국화 등 일부 화훼류의 묘가 생산되며 논농사를 위한 벼 모나 옥수수 같은 밭작물의 묘 생산 등 품목도 확대되는 추세다.<표 4>


농작물 생산에서 육묘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면서 그동안 관리의 사각지대에 있던 육묘산업의 제도 정비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올해 10~11월 육묘산업 발전방안을 내놓을 계획이며 ‘육묘업 등록제’ 등 육묘 관리 제도를 준비하고 있다.


이번 심포지움에서는 공정육묘장의 병해충 관리방안과 접목묘 생산 등 기술적인 문제와 공정육묘장 분쟁사례, 관리제도 등의 주제발표와 종합토론이 이어졌다.


공정육묘장 면적증가, 병해충 관리 매뉴얼 필수
최국선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원예특작환경과 연구관은 공정육묘장에서의 병해충 관리는 통합방제(IPM)의 개념을 적용해 환경보호와 먹거리 안정성을 확보하고 경제적 피해 수준 이하로 관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 연구관은 “육묘장은 대량생산과 집약재배로 병해충 발생에 유리한 환경이며 특히 종자전염, 충매전염 등으로 인해 돌발적인 병해충의 대발생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또한 병해충 진단·초기대응의 어려움, 시설과 관리상태가 다양한 육묘장에 맞는 방제 매뉴얼의 미흡 문제 등을 지적했다.


최근 수박 육묘시 가장 큰 문제가 되는 종자전염병은 과일썩음병이다. 초기에 곰팡이병(덩굴마름병)으로 오인해 초기대응에 실패하는 경우도 많다. 과일썩음병은 묘판 전체에 발생하기 때문에 의심되는 식물체는 일단 격리 후 병 감정을 의뢰해야 한다. 국내에는 등록된 약제가 없으나 동제와 항생제를 살포해 다소의 효과를 볼 수 있다.


토마토궤양병은 최근 토마토 육묘시 가장 문제가 되는 종자전염병이다. 토양에서 2년이상 생존하며 뿌리 상처, 적아, 적심, 비바람, 해충 등 2차전염을 통해서도 발병한다. 정식 1개월 후 발병이 시작되며 18~24도 80% 습도가 호조건으로 알려졌다. 국내에는 등록된 약제가 없으며 스트렙토마이신제제와 아그로마이신약제 살포로 다소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최 연구관은 육묘장 내 병해충을 막기 위해 건전함이 보증된 종자를 사용하고 신뢰할 만한 종자검사를 시행할 것을 강조했다. 또 과습을 주의하고 감염된 묘는 제거해야 한다.


토마토황화잎말림바이러스(TYLCV), 토마토반점위조바이러스(TSWV), 오이녹반모자이크바이러스(CGMMV) 등 식물체 바이러스의 피해도 심각하다. 공정육묘장 경우도 주의해야 하지만 특히 영세한 육묘업체들에게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 바이러스 감염종자가 국경을 통과해 전염될 수 있고 매개충이 옮기는 사례도 나타난다. 벼·보리·콩·옥수수·감자 등 5개 작물에 대해서는 종자산업법에서 특정 병원체 검사 및 관리조항을 두고 있지만 채소종자는 이에 대한 규제가 없어 종자 바이러스병 관리에 더욱 미흡한 실정이다.


또한 온실가루이와 담배가루이, 총채벌레, 진딧물, 나방 등의 해충 피해가 공정육묘장에서 많이 나타나고 있다.



최 연구관은 병해충 종합관리를 위해 공정육묘장 외부에서는 측창 뿐 아니라 환기창과 천창에도 방충망 설치를 해야 하며 방초시트와 방역매트의 설치를 강조했다. 또 내부적으로는 전면멀칭과 대량유살을 위해 10a당 100장의 끈끈이 트랩 설치 등이 필요하며 관상식물의 유입을 금지해야 한다.<표 1><표 2>



육묘산업 커지면서 각종 분쟁사례 증가   
장윤아 농진청 원예원 채소과 연구사는 뿌리가 잘 발달하고 두께와 줄기가 과번무하지 않으며 영양생장과 생식생장이 균형잡혀 있고 생리장해와 병충해의 피해를 받지 않은 품종 고유 특성을 보유한 균일한 묘를 양질묘로 규정했다. 이러한 양질묘의 생산을 저해하는 요인은 온실환경, 상토의 문제, 시비용 양액조성의 문제, 시비관리체계, 입지조건, 종자의 문제 순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육묘산업의 실태와 발전 방안’(2011, 박기환 등) 보고에 따르면 과채농가의 육묘 구입 비중이 높으며 품목별로는 토마토 70.8%, 수박 67.1%, 오이 60.8%, 호박 20.7%, 참외 25.2% 등으로 나타났다. 육묘산업이 커지면서 구입종자로 인한 분쟁도 늘어나고 있다. 육묘시 구입종자로 인해 발생된 문제는 발아불량 50.7%, 종자의 세균감염 26.1%, 균일성(상품성) 저하 14.5%, 타 품종 혼재 4.3% 기타 4.3% 등으로 나타났다.<표 5> 




육묘업체와 농가의 분쟁도 자주 발생하고 있으며 병해충 발생 40.7%, 활착·발육 부진 19.8%, 바이러스 발생(종자 원인) 12.8%, 타 품종 혼재 9.3%, 기타 17.4%이 원인인 것으로 집계됐다.<표 6>
2009년 원예원의 조사에 따르면 공정육묘장 20곳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연간 평균 5.3회의 분쟁이 일어났으며 정식 이후의 병·바이러스 발생, 생리장해 발생, 개화 착과 수량에 대한 문제 제기 등이 분쟁발생의 원인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계약조건의 불명확, 계약조건에 맞지 않는 묘 공급 등으로 인한 분쟁도 조사됐다.


묘를 둘러싼 분쟁은 과거 농가↔종묘회사·상토회사에서 농가↔농약상, 농가↔육묘장, 농약상↔ 육묘장, 육묘장↔종묘회사, 육묘장↔상토회사 등으로 확산되며 육묘회사가 분쟁 당사자가 되는 일이 늘고 있다. 특히 종묘를 둘러싼 분쟁은 책임소재 판단이 어려워 해결을 위한 소송 및 보상 등으로 육묘장의 경영이 악화되는 사태도 늘고 있다.


묘의 종합적인 이력관리와 제도적 장치 필요
박기환 농경연 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문시 계약서 작성 및 생산이력관리가 선행돼야 하고 원인규명을 위한 전문가 양성과 분쟁조정위원회 구성, 연합회 같은 조직을 중심으로 보상비 기금 조성, 보험제도의 도입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육묘장에서의 묘, 자재와 시설의 철저할 관리가 필요하다.


장 연구사는 육묘관련 분쟁 발생의 예방·해결을 위해서는 묘 품질관리와 함께 종자, 상토 등 농자재 판매처, 품목번호, 구매일 등 구매이력을 관리하고 파종일, 접목일, 양액종류 및 농도, 공급횟수 등 농자재 사용이력, 농약사용 이력 등의 관리와 온·습도 등 환경 관리 등 종합적인 이력관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일본 Berg Earth 그룹 등 선진화된 육묘회사도 소개됐다. (주)야마구찌원예는 접목묘에 특화해 계절변동이 큰 묘의 생산량 안정화를 도모하는 묘 저장기술을 개발하고 일본 최대 과채류 폐쇄형 묘생산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황승재 경상대 교수는 지난 3월 이정명 경희대 명예교수의 환경친화적 채소 접목묘의 생산 심포지엄 발표 내용 위주로 과채류 접목묘 생산 신기술을 소개했다.


접목로봇을 통해 작업효율성을 향상시키고 생력화, 자동화로 인건비 절감이 가능하다. 토양병을 막고 묘의 생물적·비생물적 스트레스 회피를 위해, 또한 메틸브로마이드 사용규제에 따라 접목묘 수요 증가가 예상되고 있다. 모잘록병, 뿌리썩음병, 역병, 덩굴쪼김병, 시들음병 저항성의 내병성 대목 육종도 유효하다는 평가다. LED광을 이용한 수박 접목묘의 품질향상도 주목받고 있다.


배종향 원광대 교수·한국공정육묘연구회장은 묘 이력관리 대안을 위해 국내외 농산물이력추적관리제도를 소개했다.


묘 품질향상과 육묘인 보호 위한 사회적시스템 요구 
이번 심포지엄에는 한국공정육묘연구회 회원과 (사)한국육묘산업연합회 회원 등 육묘산업 관계자, 관련 전문가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최종명 충남대 교수를 좌장으로 한 종합토론에서는 공정육묘산업의 취약점 해결과 발전방안에 대한 의견이 개진됐다. 


안주원 한국육묘산업연합회장은 “등록제·허가제 등 건전한 묘 관리를 위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육묘산업이 제대로 인정받을 수 있으며 우수묘의 기준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한 육묘 생산자는 “육묘업체 차원의 묘 이력관리를 하고 있지만 병해와 각종 사고로 인해 육묘 분쟁의 고통을 겪는 업체들이 많다”고 밝히고 “제도적으로 분쟁조정위원회가 이를 조정·해결해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생산자는 “육묘 사고로 곤경에 처했을 때 종자회사와 농업인의 중간지에서 사후 보장을 받지 못하는 고통을 느꼈다”고 말하고 “개인적인 대처로 풀 수 있는 문제가 아니므로 제도적 절차와 보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 관계자는 “육묘산업 관련 제도가 마련되면 고품질 육묘생산을 위한 정책적 지원을 받음과 동시에 일정규제가 가해질 수 있으며 묘 생산자에게 더 큰 책임감이 요구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용현 전북대 교수는 “육묘인은 종자회사 등의 소비자이며 농업인에게는 공급자의 역할을 하는 특수한 위치에 있으며 육묘산업의 발전은 육묘 분야 뿐 아니라 종자, 상토, 농약 분야 등 관련 산업과 함께 풀어가야 할 것”이라고 말하고 “공정묘 품질향상을 기함과 동시에 수요자이자 공급자인 육묘인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사회적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은원 hiwon@news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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