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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종합적인 작물보호기술로 식량확보

물리, 화학, 생물적 방법 총동원해야

오늘날 전 세계 인구가 과거에 비해 안정되고 풍요로운 삶을 누리고 있지만, 70억 세계 인구 중에 10억여 명은 식량부족으로 빈곤과 기아 상태에 놓여 있다. 그동안 인류는 식량 생산량을 늘리기 위한 농경법을 발전시켜 왔지만 경지면적의 감소와 인구의 지속적 증가로 인해 앞으로의 식량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것이다. 따라서 곡물의 생산량을 증가시키기 위해서는 단위 면적당 생산량을 늘리는 수밖에 없다.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서는 다수량 품종을 육성하거나 재배기술을 개선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병해충, 잡초로부터 작물을 보호하는 기술개발도 중요하다. 작물보호란 다양한 병해충과 잡초가 작물 생산을 위협하는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적절한 진단기술을 확보하고 작물의 생리와 생태를 파악하며 병해충에 따른 방제기술을 갖추는 기술이다.


그동안 과학기술의 발달뿐만 아니라 작물보호 연구개발에 있어서도 많은 성과가 있었지만, 아직까지 작물보호 개념이나 중요성에 대해 덜 알려져 있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내용을 고찰해봄으로써 작물보호의 중요성을 새롭게 인식하고 향후 작물보호 기술의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자 한다.


작물은 태생적으로 병해충에 취약
농작물은 야생식물과는 달리 인간의 욕구에 의해 인간이 필요로 하는 열매, 잎, 뿌리 등을 기형적으로 발달시켜왔기 때문에 외부 환경변화에 대한 적응력이나 다른 생물체와의 경쟁력이 떨어지며, 병해충·잡초나 기상 변화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1845년 아일랜드에서 발생한 감자역병으로 인한 식량부족으로 100만 명 이상이 굶어 죽은 사례에서 보듯이 인류의 작물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병해충에 의해 받는 피해는 더욱 커진다. 따라서 기형적으로 변화된 농작물을 안정적으로 생산하기 위해서는 외부로부터 가해오는 병해충·잡초 및 갑작스런 기후 변화 등에 의한 피해를 최소화 시킬 수 있는 작물보호 기술의 개발이 중요하며, 이를 토대로 작물보호를 종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돼야 한다.


작물은 말을 하지 못한다
사람은 아프면 병원에 가서 의사에게 말하고 진단을 받지만 식물은 말을 하지 못하니 병에 걸려도 병증이 발현될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다. 작물에는 수많은 병해충이 발생하지만 농민이 알아차리기 쉬운 병은 소수이고 대부분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그런데 전문가조차 진단하기 어려운 병들도 많기 때문에 진단 기술의 개발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현재 식물병 진단키트를 사용하거나 감수성 식물을 이용한 생물학적 진단 등 다양한 진단방법들이 활용되고 있다. 앞으로 더욱 쉽고 빠르고 간편한 방법들이 개발되어 농민들이 조기에 병을 발견하고 치료할 수 있는 길이 열려야 한다.


병해충도 진화한다
사람이 항생제를 자주 복용하면 약에 대해 내성이 생기듯 작물에도 같은 농약을 반복해서 사용하면 처음에는 방제가 잘되던 병해충도 나중에는 내성이 발달하여 효과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통일벼가 많이 재배되면서 처음에는 도열병이 없어졌으나, 점차 도열병도 진화하여 나중에는 오히려 통일벼에 병이 크게 발생한 적이 있다. 최근에는 논의 문제잡초를 효율적으로 방제하는 설포닐우레아계 제초제에 저항성이 생긴 잡초가 문제가 되고 있다. 따라서 병해충의 진화에 대처할 수 있는 방제대책 기술개발도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병해충·잡초 국제화 가속
다른 나라와 교역이 활발해지면서 상품만 오고가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병해충도 오고가고 있다. 이미 외국으로부터 복숭아탄저병, 토마토시들음병, 온실가루이, 총채벌레, 잎굴파리, 단풍잎돼지풀, 도깨비가지, 미국가막사리 등 수 많은 병해충ㆍ잡초가 침입하여 피해를 주고 있다. 2006년부터 발생한 꽃매미의 경우 이상고온 현상으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포도농가에 피해를 주고 있다. 이런 병해충의 방제는 시간적 여유가 없기 때문에 예방이 최우선이며, 작물보호 기술력 향상으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종합방제기술 개발로 안전농산물 생산
그 동안 작물보호의 주요 수단은 농약이었으나, 농약이 갖는 부정적 이미지로 인해 농약을 대체하거나 사용을 줄일 수 있는 작물보호 기술의 개발이 요구되고 있다. 종합방제기술(Integrated Pest Management)은 농산물을 안전하게 생산하면서 병해충을 효과적이면서 효율적으로 방제할 수 있는 종합관리기술이다. 작물보호를 위한 연구에는 농약뿐만 아니라 종합작물보호를 위한 모니터링과 정밀방제기술을 개발하고, 병해충·잡초 생태 및 방제도감 발간 등의 노력이 포함된다.



작물을 재배할 수 있는 경지면적의 증가는 한계가 있고, 인구는 계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상황 하에서 식량을 안정적으로 생산하여 공급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작물을 재배하여 생산량을 증가시키는데 가장 문제시되고 있는 것은 병해충, 잡초로서 그 종류가 다양하고, 생태적, 생리적 특징도 다르다. 또한 농산물의 국가간 교류가 활발하여 외국으로부터 새로운 병해충·잡초가 유입되기 때문에 농민들이 신속하게 대처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고 보다 안정적인 농산물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화학적, 생물적, 물리적 방제법과 더불어 이를 종합해서 작물을 보호할 수 있는 종합적인 작물보호기술의 개발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며, 이를 활용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또한 갖추어져야 한다.


건강하게 자란 식물이 높은 생산성을 올릴 수 있다. 식물이 건강하게 크려면 무엇보다 병해충·잡초의 피해로부터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는 적절한 작물보호 기술이 요구된다. 이러한 작물보호는 수량의 증대뿐만 아니라 농산물의 부가가치도 향상시키는 역할도 한다. 식물이 건강하게 클 때 식물의 행복도 커지고, 농업의 행복도 커지고, 더 나아가 우리 소비자의 행복도 커질 것이다.


조장용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작물보호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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