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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농약 시장 전망]농협 시장장악으로 업계·시판 ‘한숨’

수금 어렵고 유통 재고 부담 가중



2015년 농약 시장은 한마디로 ‘어렵다’로 표현될 것 같다.
매년 어렵다는 얘기는 있어왔지만 농협의 시장 장악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수금이 어려워지고 유통 재고가 20% 이상(살균제)으로 파악되면서 제조사들은 그야말로 안팎으로 목이 조여 오는 상황이다.
또 지난해까지는 동부팜한농의 매출 공백으로 제조사별로 약간씩의 희비는 엇갈릴지라도 대체적인 매출 상승을 이뤄왔으나 올해는 이마저도 어려워졌다. 동부팜한농이 올해 말 상장을 앞두고 흑자 산업인 농약 영업분야에 매진하고 있어 지난해까지의 공백을 대부분 회복한 것으로 보인다. 아니 심지어는 오히려 위기 상황 덕분에 매출은 호조를 보이고 있다는 평까지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까지 동부팜한농의 공백 덕을 보아왔던 제조사들의 수심이 깊어지고 있다.


이 두가지 사안은 단적으로 지난달 말일 종료된 농협 계통 신청 결과를 살펴보면 쉽게 눈에 보인다. 농협케미컬과 동부팜한농을 제외한 대부분의 회사들이 전년과 비슷하거나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표 1>



농협 계통 신청 결과, 농협케미컬 승승장구
농협케미컬은 매출의 90% 이상을 농협 계통으로 소화하기 때문에 농협 계통 신청 결과가 급상승하고 있다. 농협이 경제지주에서 이익을 내야 하는 만큼 자회사인 농협케미컬의 매출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토대가 마련된 점도 한몫 하고 있다. 게다가 타 제조회사들과 달리 농협케미컬의 재고는 주 유통 라인인 농협이 부담하고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재고에서 오는 부담감은 훨씬 덜하다는 평이다. 타 제조회사들이 재고와 수금 두 부분을 시판과 나눠지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동부팜한농의 전체 분위기는 농약·비료 외 부분을 축소하는 분위기이지만 세부적으로 농약 부분에서는 영업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는 상황이다. 먼저 지난해 8월 부임한 박광호 동부팜한농 대표이사의 행보가 주목을 받고 있다.


박 대표는 직접 현장 챙기기에 나서고 있다는 소식이다. 지역의 매출이 높은 거래선들을 직접 만나 동부팜한농과의 상생을 이어갈 수 있도록 관계를 공고히 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원예농협, 농회 등 굵직한 거래처들이 다수 포함됐다는 소식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이 같은 활동에 힘입어 동부팜한농의 매출이 수직상승하고 있다. 지난 주 동부팜한농은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올해 1월 매출이 작년대비 41%가 증가하고 영업이익이 733% 증가했다고 발표했다.<표 2> 농협 계통 신청 결과도 지난해에 비해 6% 이상 증가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회의적인 목소리도 있다. 동부팜한농의 신용 하락으로 신용장에 문제가 생겨 원제 공급이 원활하지 않았었기에 제품 공급이 제때 이뤄지기 힘들 수 있어 거래에 신뢰가 깨졌다는 평도 나오고 있는 것이다.


또 한가지 농약 메이저 회사들은 중소규모의 제조회사들에게도 지속적으로 시장을 잠식당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올해 농협 계통 신청 발표 자료만 보더라도 지난해까지는 기타로 분류되던 회사들을 각각으로 나눠 표시했다. 이들의 매출 규모를 합하면 지난해 48억원에서 71억원으로 껑충 뛰어오른 모습이다. 농협 계통 신청만으로도 이러한데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시판 유통 시장에서의 중소규모 회사들의 매출 상승세는 더 높아졌을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농협 계통 신청 증가 이면에는 시판 유통 시장에서 더 이상의 매출 상승이 어려워 농협 계통 시장으로 선회했다는 평가도 있다.


어려움 타개 위해 마케팅 역량 집중
농협 계통 결과로도 짐작되는 업계의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제조회사들은 고육지책으로 출시회 및 설명회 등 마케팅 부분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제품의 우수한 부분을 강조하고 소비자들에게 제품을 각인시키는 것만이 매출을 높이는 길이라는 인식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9월 한국삼공은 비선택성 제초제 ‘자쿠사’ 출시회를 제주도에서 대대적으로 실시했다. 업계에서는 전무후무한 규모의 행사가 이뤄졌다는 평이 줄을 이었다. 한국삼공으로서는 올해 비선택성 제초제를 선점해야 하는 당위성을 가지고 진행한 행사로 심혈을 기울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경농의 ‘바로바로’ 역시 각 지역별 출시회를 가졌다. 이 두 제품이 내년도 신개념 비선택성 제초제로 화두에 오를 것이라는데는 농약 업계라면 이견을 제시하지 않을 정도이다.


동방아그로 역시 기존에 산소제초제로 판매하던 ‘카소론’을 사과 과수원 주원·줄처리용으로 등록해 틈새시장 공략에 나섰다. 다소 비싼 약제라는 선입견이 있으나 사용이 편리해 한정된 시장이지만 꽤 큰 포지션을 담당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젠타코리아는 농약에서 첫 격돌 무대라 할 수 있는 종자처리제 시장에 벌써부터 주력하고 있다. 신젠타는 농약과 종자 사업을 함께 이끌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고추 종자 판매가 1월에 집중되는 만큼 종자처리제 마케팅을 전년도 연말에 끝내는 것이 효율적일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신젠타는 ‘아리스위퍼’만을 내세운 종자처리제 설명회를 진행하는 것이 아닌 가장 효과적인 키다리병 방제 방법 설명회를 지역별로 실시했다. 벼 키다리병 방제에 다각적으로 접근하는 설명회에 참석자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성보화학 역시 처음으로 제품 출시회를 개최했다. 개화기에 사용할 수 있는 살균제 ‘선두주자’ 판매를 앞두고 출시회를 실시한 것이다. 성보화학이 출시회를 개최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농약 시장의 마케팅 경쟁이 최고조에 달했다는 신호탄으로 여겨지고 있다.


아다마코리아 역시 지난 12월 초부터 농협 계통 신청에 대비한 영업활동을 벌였다. 통상 농약제조회사들이 1월 농협 계통 신청이 이뤄지기 2주전부터 집중적인 마케팅에 들어가는데 아다마코리아는 한발 빠르게 움직인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작은 회사인 만큼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는 모습이다.


농약 회사들은 이처럼 지난해 말 각 회사별로 출시회 및 설명회를 개최하며 마케팅에 총력을 다했다. 농약 회사들의 마케팅 열전에서 어떤 제품, 어떤 회사가 승기를 잡게 될지 결과가 주목된다.


유가·엔화 약세는 호재
농약 회사들이 이 같이 마케팅에 힘을 쏟고 있는 것은 농약 판매가 부진한 것이 가장 첫 번째 요인이다. 일단 2014년도 재고가 15~20% 정도 시중에 쌓여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세월호 사건 등으로 대형 행사들이 줄줄이 취소되면서 농산물 값은 곤두박질쳤다. 특히 이렇다 할 기상 악재도 없어 풍년을 이루다보니 농산물 가격은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이에 따라 수입이 급감한 농업인들이 농산물 생산에 고급 농자재 투입을 하지 않아 농약 재고량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또 한·중 FTA 등으로 수입 농산물이 국내에 많은 량이 유입될 경우 농산물 가격 하락이 지속돼 농업인들의 수입이 늘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농자재 구입 수요가 떨어질 것으로 예견되고 있다. 농약 회사들로서는 더더욱 판촉에 힘을 쏟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농약 회사들의 이익 면에서는 좋은 요인과 나쁜 요인이 상존하고 있다. 먼저 유가가 낮아져 생산비가 절약되고 있다. 2014년 초 100달러를 상회하던 유가가 현재 50달러 대에 진입하고 있어 회사들에게는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또 엔화도 약세를 이어가고 있어 일본 원제 수입 비율이 높은 국내 농약회사들에게는 이익이 되고 있다.


할당관세 제외·마케팅 비용 상승 악재
일부 일본 원제사는 10% 정도 가격이 하락했다고 밝히고 있으나 또 다른 원제사들은 실제 금액 지불은 6개월 정도 지나야 이뤄지기 때문에 아직은 속단할 수 없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일본 아베 정권이 지속적으로 엔화 약세 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만큼 농약회사들에게는 조금이나마 이익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2015년에는 수입완제품에 한해 할당관세가 취소됐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정부가 세수 확보를 위해 할당관세에까지 칼을 들이대고 있는 것이다. 현재 수입되고 있는 수입완제품 농약은 약 800억원 정도 수준이다. 수입완제품을 취급하는 회사들 중에는 수입 경유 국가를 FTA 체결 국가로 지정해 수입하고 있어 할당관세 적용 여부와 상관없이 0% 세금으로 수입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


(사)한국작물보호협회는 할당관세 적용 취소로 업계에 10억원 정도의 비용 부담이 추가로 발생될 것으로 예측했다. 전체 시장과 비교해서는 큰 금액은 아니지만 여하튼 업계가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 늘어나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농약 업계는 저유가에 엔화 약세 등으로 상승 요인이 있다고는 하나 마케팅 비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어 실제 업계가 받는 수혜는 높지 않다고 밝혔다.


소포장 농약 시장 열리나
소포장 농약을 꽃집에서 판매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법안이 지난 1월 6일 통과됐다. 이에 따라 50㎖ 이하 저독성 농약은 창고를 갖추지 않아도 판매가 가능하게 됐다. 신규로 농약을 판매하기 위해서는 교육 등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돼 당장 판매가 가능한 것은 아니다.


전국에 분포하고 있는 꽃집이 2만 여개에 이른다고 한다. 농약 제조회사들의 소포장 농약 공급처가 2만 여개 늘어나는 것이다. 물론 그 금액은 크지 않을 수 있으나 유통 시장이 커지는 만큼 공급되는 물량만으로도 몇 십억원 규모 이상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농약 시장 축소로 목이 마른 제조회사들에게는 단비같은 소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농약 등록 기준 강화…업계 부담
농약 등록 분야에서는 잔류시험 성적에 GLP(우수실험실운영기준) 도입 여부와 네오니코티노이드계 살충제 시험 결과가 가장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농촌진흥청은 지난해 말 ‘농약현황 설명회’를 개최하고 이 두 가지 이슈에 대해 업계와 소통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농진청은 호주와 미국의 GLP 시험기관 운영 현황 및 제도 등에 대해 소개하고 우리나라에 잔류시험 GLP 도입이 어렵지 않다는 부분을 강조했다.


GLP의 가장 기본은 각 시험 절차마다 기록을 세세히 남기는 것이 기본이라는 점을 내세우며 2015년도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GLP 도입을 위해 용역과제를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농약 업계는 2019년부터 시행될 농약 잔류시험 GLP제도에 맞춰 농진청에서 타임스케줄을 알려달라고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농진청의 기준을 정확히 알아야 시행착오 없이 규정에 맞춰 GLP 수준의 시험을 수행해 2019년에 등록 신청할 제품부터 적용이 가능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농진청은 시행에 차질이 없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네오니코티노이드계 살충제는 2014년 한해 동안 국내 꿀벌에 대한 독성 평가를 거쳤다. 그 결과 1년간의 짧은 시험에서는 꿀벌 군집에 네오니코티노이드계 살충제가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 것으로 결론 났다. 다만 전문가들은 장기적인 영향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코멘트했다.


농진청은 이에 따라 현행과 같이 네오니코티노이드계 살충제 3종에 대해 신규 및 적용추가는 일시적으로 금지하고 2015년 11월 말 EU의 시험 결과가 발표되는 대로 이 기준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유통, A급 농민도 수금 반도 못해
유통 분야 역시 수금이 원활하지 못해 심각한 수준이라는 아우성이 일고 있다. A급 신용도를 가진 농업인들만 단골로 확보하고 있다는 한 유통인은 “예전에는 늦더라도 수금이 100% 이뤄졌는데 지금은 700만원 외상에서 200만원 정도만 수금이 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특히 유통인들은 농약회사들에게는 구입 금액을 100% 납입해야 이듬해 장려금을 받아 수익을 낼 수 있는 만큼 소위 밑지는 장사를 하고 있다는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게다가 농협의 매출액이 농협 계통구매와 자체를 합해 7893억원(2014년 기준)에 이르고 있는 만큼 농협의 입지가 커지고 있어 시판상인들의 설 자리가 더욱 좁아지고 있다. 농약 시장을 1조3000억원으로 잡았을 때 농협의 매출액은 60%를 넘어서고 있다. 시판의 70%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각 지역 연합체들의 매출액 규모가 2639억원에 그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더군다나 농협의 신경분리로 올해 농협중앙회의 사업들이 경제지주로 넘어가면서 농자재 판매 분야에서 농협도 이익을 내야하는 상황이 실제로 도래했다.


특히 지난해 말 공정거래법에서 농협만 예외로 인정하는 법안이 통과되면서 농협은 경제 사업에서 날개를 달게 됐다.


시판상인들의 입지가 더욱 위태로워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전국작물보호제판매업협동조합은 성보화학, 아그로텍 등 비계통 농약 제조 회사 등의 거래를 더욱 활성화함과 동시에 농협 계통에 납품하는 도매권에게 제품을 공급하는 농약 제조 회사들은 거래를 지양하는 등의 움직임이 일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유통질서를 바로 잡기 위함이고 공정한 거래를 하기 위해서이지만 그만큼 농협의 위협을 점점 크게 느끼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농협에서 추진하고 있던 농자재 유통센터의 건립이 계속 지연되고 있다는 점이다.
농협 경제지주도 이익을 내야하는 기업의 입장에 선 만큼 섣불리 대형 사업을 진행했다가 적자를 보게 되면 손실을 만회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심미진 gaiaone@news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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