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농업계를 발판으로 더 큰 세계로 진출한다.
지난 1월 농약, 비료, 종자 등 농자재업계 1위 회사인 동부팜한농을 5152억원에 전격 인수한 LG화학이 농업시장을 발판으로 세계 10위권의 종합화학회사로 발전을 꾀하고 있다.
먼저 LG화학은 이달 18일에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종묘생산 △종균배양사업 △국내외 종자육종·가공·채종·판매사업 △유전공학제재 제조 및 유통사업 △의약품 △의료용 화학물 및 생약제재 제조사업 △보조사료 제조·수입 및 판매 등 농화학분야 19가지를 사업목적에 추가할 예정이다.
이 사업목적들은 그동안 동부팜한농이 영위해온 사업분야로서 LG화학의 동부팜한농 인수를 공식 선언하는 동시에 농업화학에 대한 새로운 도전을 선포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많은 전문가들은 이번 LG화학의 동부팜한농 인수를 단순히 농화학을 육성한다는 표면적인 것보다는 첨단시대에 발맞춰 다양한 첨단소재의 개발과 함께 미래 식량자원 확보차원인 것으로 복합적인 시각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종자는 다양한 다른 산업으로의 파급력이 큰 에너지 역할을 하기에 사실상 종자산업은 ‘종합산업’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최근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종자전쟁’이 한창인 가운데 국내 종자산업은 고부가가치 산업임에도 불구하고 변화가 없다는 지적 일색이었다. 물론 LG화학이 이번 동부팜한농의 인수로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할 수 있는 규모는 아니지만 정체된 국내 종자산업이 한단계 진보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볼 때, 긍정적이라 할 수 있다.
구본준 부회장 등기이사 선임, 신사업·성장동력 발굴에 드라이브
LG화학은 동부팜한농 인수와 함께 농업화학분야에 새롭게 도전할 경영진도 이날 주주총회를 통해 결정한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지난 2010년부터 5년간 LG전자를 이끌었던 구본준 부회장의 LG화학 등기이사 선임안이다.
구 부회장은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동생으로, LG전자 CEO를 역임하다 올해부터 지주사로 자리를 옮겨 신성장사업추진단장을 맡고 있다. 구 부회장의 LG화학 등기이사 선임은 LG화학에 대한 그룹의 강한 책임감과 추진력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으며, 구 부회장은 동부팜한농을 기반으로 농업분야에서의 신사업 발굴 및 미래성장동력 발굴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한 서울대학교 화학생물공학과 차국헌 교수의 사외이사 선임도 주목받고 있다. 차 교수는 자연을 연구하는 과학자로 유명하며 LG화학의 사외이사를 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차 교수는 연꽃잎이나 전복 껍질의 구조를 분석해 방수필름이나 방탄복을 생산할 수 있는 공학적 원리를 연구하는 학자로 명성이 높다. 차 교수는 새로운 농화학 사업에 대한 경영참여는 물론 LG화학이 그동안 집중해 왔던 유기화학에 무기화학을 결합해 새로운 고분자를 만들어 내는 역할도 할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글로벌 화학업계 순위>
글로벌 화학회사 12위 올라, 10위 미쓰비시 추격 가시권에
이처럼 동부팜한농의 인수를 통해 기존 농업분야 시장은 물론 새로운 고분자화학에 도전을 하고 있는 LG화학은 밖으로는 세계 글로벌 화학업계 10위에 도전한다.
미국 화학학회 ACS(American Chemical Society)가 발행하는 전문지 C&EN(Chemical & Engineering News)이 지난해 발표한 글로벌 화학회사 순위에 따르면 LG화학은 13위에 올라있다. C&EN은 전년도(2014년)를 기준으로 매출과 영업이익, 증감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순위를 산정한다. 2014년 기준은 13위이지만 최근 다우케미칼과 듀폰이 합병하면서 LG화학은 순위가 12위로 자동 올라선 상태이다. LG화학의 매출액은 약 215억달러로 글로벌 10위 미쓰비시케미칼보다 약 50억달러 뒤쳐져있다.
하지만 이번달 동부팜한농의 인수가 완료되면 미쓰비시케미칼과의 격차는 대폭 줄어들게 된다. 동부팜한농의 지난해 매출액은 약 7000억원 내외. 여기에 LG화학이 동부팜한농을 통해 농업화학부문에서 신사업을 발굴 진출하고, 회사내 시너지효과 등을 창출한다는 계획이어서 관련 매출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LG화학은 회사내 비농업 사업인 배터리사업에서 전년대비 8000억원 이상의 매출증가가 예상되는 등 향후 수년내에 글로벌 화학업계 10위 추월이 예상되고 있다.
바스프와 다우에 비해서는 아직 격차가 크고 추격하기에는 너무 먼 산이라 할 수 있지만 글로벌 Top 10위를 꿈꾸는 LG화학. 한국을 대표하는 화학기업으로서 한국 농업화학의 선진화와 글로벌화를 견인하며 글로벌 Top 10에 등극하길 기대해 본다.
이창수 기자 cslee69@newsa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