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곰팡이하면 일단 지저분하고 불결한 곳에서 서식하는 것으로 인식이 되고 곰팡이는 우리 인간에게 주로 피해를 주는 것으로 인식이 되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가 알고 있는 지저분한 곰팡이가 우리 생활, 특히 농업에서 빼놓을 수 없는 역할을 하고 있는데 오늘은 이러한 곰팡이에 대하여 설명을 하도록 하겠다. 만일 곰팡이가 없었다면 우리 인간이 요즘 80세 이상의 장수하는 것이 그리 쉽지는 않았을 것이다. 왜냐하면 곰팡이의 일종인 Peniciilum spp.를 배양해서 페니실린(penicillin)과 같은 항생제를 생산하고, Fusidium coccineum이라는 곰팡이는 후시딘산(fusidic acid)을 생산하는데 이러한 물질들을 추출 정제하여 약국에서 판매하는 연고와 같은 제품으로 만들어 상처난 곳에 발라서 세균의 침입을 차단하는데 사용된다. 이외에도 곰팡이를 이용하여 우리 생활 전반에 응용하는 것은 수도 없이 많기에 여기에서 일일이 열거하기란 쉽지 않다. 농업과 관련하여서는 쌀겨, 볏짚, 톱밥등과 같은 유기질비료를 포도당으로 분해하여 식물의 성장에 이로운 영향을 주는 것은 거의 모두가 곰팡이의 몫이다(볏짚과 같은 식물성 섬유질 성분을 분해할 수 있는 효소는 곰팡이들이 주로 분비함).농가에 피해를 주고 있는 응애, 진딧물, 선충 그리고 노린재와 같은 농업해충에 기생하여 죽이는 곤충 병원성 곰팡이(entomopathogenic fungi)가 있는데 이러한 곰팡이에 대하여는 다음에 이야기하도록 하겠다. 곰팡이는 균류에 속한 미생물 다양한 생물들이 서식할 수 있는 토양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미생물을 꼽으라고 한다면 아마 곰팡이가 여기에 해당될 것이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곰팡이는 다른 말로 균류(菌類, fungi)라고도 하는데 버섯(mushroom), 곰팡이(mold), 그리고 효모(酵母, yeast)로 분류된다. 그러니까 정확한 표현은 균류가 맞고 곰팡이는 균류에 속한 미생물로 일반 토양에서 미생물의 생물량을 계수한다면 균류가 으뜸일 것이다. 여기에서는 편의상 곰팡이와 균류를 같은 표현으로 사용하도록 하겠다. 토양내의 미생물의 밀도를 측정할 때 세균은 마리수의 파악이 가능하지만 곰팡이는 길다란 균사체(菌絲體, mycelia, 식물의 뿌리와 같이 사방으로 뻗어나감)로 구성되어 있어서 그것을 정확한 마리수로 계수하기는 불가능하고 단지 곰팡이의 균사량을 무게로 측정하여 따지는 것이 정확한 방법이다. |
마릿수에 비하면 토양에 서식하는 세균이나 방선균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생물량(生物量, biomass)에 있어서는 토양내 중심적인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토양 환경이 다양한 곳에서 곰팡이는 예외 없이 관찰이 되는데 강한 산성을 띤 토양이나, 논 같은 침수지 그리고 염의 농도가 높은 토양에서도 발견된다. 곰팡이는 세균과는 달리 반드시 산소가 있어야만 자라는 호기성 생물(好氣性 生物, aerobes)이기 때문에 성장하는데 산소의 공급이 필수적이다. 즉 공기가 있는 곳에서만 서식이 가능하다는 이야기이다. 그렇기 때문에 토양 수분함량이 지나치게 높아 공기가 부족한 상태에서는 자라기가 어렵다. 또한 배양에 적합한 온도는 40℃ 이하에서 자라는 것이 일반적이므로 고온에서는 성장하기가 곤란하다. 그러나 곰팡이는 극한 조건에서 견뎌낼 수 있는 씨앗형태인 포자(胞子, spore)를 형성할 수 있는 능력이 있으므로 극한 조건에서는 죽지는 않지만 포자 상태로 그 생명력만을 유지하고 있다. 곰팡이의 포자는 세균의 포자에 비해 다소 약한 편으로 70℃이상에서는 사멸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