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친환경농업육성법 개정을 통해 친환경유기농자재의 정의 규정을 신설했다. 특히 ‘친환경농자재의 유통관리’라는 장을 신설해 친환경유기농자재를 종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다. 이 가운데 ‘품질인증제’의 도입은 폭풍이다. 세부적인 시행방침은 최종적인 의견을 수렴해 시행령과 시행규칙에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어떤 형식이 됐든 품질인증제의 도입은 유통되는 친환경농자재의 사후관리를 법으로 규제하는 것을 의미한다. 수천개소에 이르는 친환경농자재업체도 어떤 식으로든 정리 등 변화가 일어나지 않겠냐는 전망을 낳게 하는 부분이다. 수입 및 단순 유통업체 보다는 제조시설을 갖춘 업체를 중심으로의 재편이 이뤄질 것이라는 성급한 진단도 제기되고 있다. 정부의 화학비료 지원 중단 등으로 친환경농자재 지원사업의 핵심으로 꼽히고 있는 유기질비료(부산물비료 포함) 시장은 친환경농자재 시장 변화의 바람 가운데 태풍으로 분류된다. 내년도 보조 사업부터 부산물비료는 가축분뇨퇴비와 일반퇴비로의 원료별 분류와 함께 품질별 1~3등급을 매겨 등급별 차등지원이 이뤄진다. 등급별 100~300원 등으로 차등지원액이 크지 않아도 좋은 제품을 구매하려는 심리로 인해 생산업체들의 원료관리와 함께 품질 고급화도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학계와 단체·협회 등의 관계전문가들은 2010년 친환경농자재 시장에 부는 법적 지위와 유통관리, 지원제도 변경 등의 바람에 대해 “늦은 감이 있다”면서도 “시장을 보다 튼튼하게 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관련업계도 “규제로 볼 수 있다”면서도 친환경농업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필수투입요소인 친환경농자재에 대한 위상이 그만큼 높아지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특히 친환경농자재의 법적 근거가 마련됨으로써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보조도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미 화학비료 보조 중단에 따른 유기질비료 지원이 올해보다 462억원이 늘어난다. 올해 시범사업으로 42억원이 지원되는 미생물농약도 내년도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지자체의 보조도 경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전남도의 경우 지난달 20일 창립된 ‘전남미생물생산기업협의회(회장 김양현·그린에코바이오텍 대표)’ 탄생을 주도한 조력자로 기업의 기술개발에도 적극 지원에 나서고 있다. 2012년까지 기술개발자금 14억원을 이들 협의회 소속 기업에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농협 계통공급 24억, 성장산업 맞나? 2010년 친환경농자재 시장은 이처럼 크고 작은 제도적 뒷받침과 함께 장밋빛 청사진이 제시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친환경농자재 시장은 앞과 뒤가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친환경농산물 시장은 2008년 3조2000억, 올해는 무려 5000억원이 늘어난 3조7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2020년에는 7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는 친환경농산물 생산의 필수자재인 친환경농자재 시장도 분명한 성장산업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
| 실제 친환경농자재 시장의 외형적 규모는 최소 6000억, 최대 8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추정치라도 2000억이라는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은 복잡한 유통경로와 수많은 영세업체로 인해 친환경농자재 시장 규모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없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한국친환경농자재협회가 조사한 산업동향에 따르면 천연물, 키토산, 유기질비료, 미생물, 토양개량제, 유기상토 등 친환경농자재 업체와 종류는 1000개소에서 1100여종에 달하고 있다. 목록공시업체와 제품도 340개소에 830개 제품에 이르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유기질비료와 4종 복비, 천적 등을 제외하면 미생물제제, 천연물질 등의 친환경농자재 시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진단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친환경농자재 시장의 분포도 70%는 유기질비료가 차지하고 토양개량제 시장을 제외하면 병충해방제와 작물생육용 등의 친환경농자재 시장 규모는 10~20% 정도에 불과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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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규모 누구도 몰라, 실태조사 선행돼야 친환경농자재협회에 따르면 친환경농자재의 유통경로는 생산자단체 41%, 회사직판이 28%, 시판상 22%, 농협 9% 등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농협의 계통공급 실적 24억원은 친환경농자재시장의 극히 일부분을 보여주는 것에 불과하다. 또 유통경로도 추정일 뿐 정확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 협회 측의 설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친환경농자재의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농협 계통공급 실적을 볼 수밖에 없다는 것이 협회와 관련업체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그만큼 친환경농자재 시장의 매출규모는 정부의 친환경농자재 지원규모 등에 기초로 추정할 뿐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렵다. 업체 매출규모도 입소문에 의해 추측될 뿐이다. 친환경농자재 시장 규모를 파악할 수 없는 근본적인 이유는 영세업체로 이뤄진 것이 첫 번째로 꼽힌다. 또 유기재배농민과 달리 친환경농산물 생산농민들은 목록공시 제품은 물론 친환경농자재에 대해 잘 모르는 점도 친환경농자재 시장을 혼란시키고 있다. 지자체 농자재 지원담당자 경우도 일반 농자재와 친환경농자재를 정확하게 구분해 지원하는 경우가 드물다는 것이 일선 친환경농자재 영업담당자들의 지적이다. 이에 따라 친환경농업육성법 개정을 통한 친환경농자재에 대한 법적 지위 획득을 계기로 성장산업으로 자리매김을 위해서는 친환경농자재 시장에 대한 실태조사가 선행돼야 할 것으로 타나고 있다. 친환경농자재 시장의 실태조사는 정확한 통계에 의해 친환경농자재의 활용도를 높이고 지원방법과 규모 등 정책수립의 기초로 활용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다. |
이 사무관은 특히 “내년부터 저농약 인증이 없어지고 친환경농자재 관리에 대한 관련법이 강화되는 등 제도가 달리는지는 만큼 올해 말 기준으로 친환경농자재 실태조사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품질인증제 후속 ‘평가방법·표기제’ 마련해야 친환경유기농자재의 종합적 관리를 포함하는 친환경농업육성법이 시행되면 이에 따른 시행령과 시행규칙도 마련될 방침이다. 정부는 학계와 관련업계 등의 의견을 수렴해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정부가 제시하는 친환경유기농자재 유통관리의 핵심은 품질인증제 도입이다. 친환경 농가에 제품의 유효성분 함량이나 방제 효과와 같은 효능을 검증해 선택의 기준으로 제시해 주길 원하고 있으나 현재 공시제도는 사용기준에 적합한지 여부를 가리는데 한정하고 있어 품질인증제를 도입했다는 것이다. 안인 친환경농자재협회 기술고문은 “친환경유기농자재 모든 제품에 대해 품질인증제를 도입하기는 쉽지 않은 만큼 기존의 목록공시제품 및 신개발제품만 신청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안 고문은 특히 “육성법에서 제시하고 있는 민간 공시 및 품질인증기관은 지정된 기준에 부합될 경우에는 어떠한 차별적 제한도 있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해 향후 친환경농자재협회가 민간 공시 품질인증기관으로의 등록을 할 것임을 시사했다. 유용만 충남대 교수는 “품질인증제 도입은 관련업체들이 준비해야 사항이 많아져 업계 위축이 우려된다”면서도 “지금과 같이 시장상황을 파악할 수 없는 혼란한 상황에서는 품질관리 강화를 통해 농민의 신뢰를 얻으면 업계도 그만큼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 교수는 그러나 “친환경농자재 시장이 이제 성장하는 단계인 상황에도 유통관리 강화가 자칫 시장을 더 위축 시킬 수 있다”면서 “지원금액도 늘리고 이곳저곳에 혼재돼 있는 친환경농자재 관련 제도를 한 곳으로 모으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시험성적을 제출하고도 제품에 ‘병해충명’과 ‘촉진’ 등을 표기하지 못하는 것은 부당한 만큼 병해충과 비료효과가 있는 친환경유기농자재에 대한 라벨 표기 가이드라인을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친환경유기농자재는 목록공시 기준에 의해 목록공시를 받더라도 ‘농약관리법’상 농약으로 등록받지 못하면 적용 병해충명을 쓸 수 없다. 지금까지 나타난 시행령과 시행규칙에 포함해야 할 제도적 장치는 다음과 같다. √ 품질인증제에 따른 품질규격화와 표준분석법 마련 √ 품질인증과 현행 목록공시 품목 간의 차별화 방안 제시 √ ‘병해충명’과 ‘촉진’ 등 라벨표기 가이드라인 개선 시군센터, 무등록 제품 무상공급 ‘위험천만’ 정부가 친환경농자재에 대한 유통 및 사후관리를 법으로 정비하고 나섰지만 반대로 친환경농자재 시장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실제 일부 지자체와 시군농업기술센터의 경우 성분 검사와 효과 등의 검증이 이뤄지지 않은 ‘미생물제제’나 제품으로 등록되지 않은 액비를 친환경농자재라는 명목아래 무상으로 나눠주면서 친환경농자재에 대한 위상과 가치를 희석시키고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불가사리’와 ‘파래’, ‘골프장 잔디’, ‘음식물쓰레기’ 등을 원료로 하는 액비와 퇴비 등의 친환경농자재를 만들어 공급하고 있다. 어느 곳에도 명시되지 않은 원료와 제품들이 지자체와 시군농업기술센터들이 앞장서 공급하면서 친환경농자재시장을 교란시키고 있지만 이에 대한 어떠한 제재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가 친환경유기농자재 품질인증제도가 친환경농자재 시장의 품질을 강화시키려는 만큼 이들 지자체와 시군농기센터에서 무료 공급 제품을 포함한 모든 친환경농자재 제품에 대한 일제 실태조사가 요구되고 있다. 또 친환경농자재를 주류를 이루고 있는 ‘미생물제제’를 비롯한 ‘식물추출물’과 ‘해조류추출물’ 등의 농약효과는 40~50%에 불과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지적이다. 이들 제품의 효과를 극대화하고 여전히 효과에 비해 비싼 가격, 복잡한 유통구조 등은 친환경농자재업계가 두고두고 해결할 숙명과 같은 과제이기도 하다. 다만 이번 친환경농업육성법 개정으로 2010년은 친환경농자재 유통관리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전망이다. 품질인증제 도입으로 무분별한 제품 유통은 사라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유기질비료의 원료·품질별 차등지원제도는 향후 모든 친환경농자재 지원사업의 근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