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지던 재생에너지는 살리고! 화석에너지는 줄이고!
농림축산식품부(장관 김현수, 이하 농식품부)는 지자체 및 공공기관과 협업해 가축분뇨 에너지화시설에서 버려지는 발전폐열을 활용해 인근 시설원예 농가에 난방온수를 무상공급 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가축분뇨 에너지화시설의 발전폐열은 시설의 자체 난방용으로 일부 사용하고 대부분을 버리고 있었지만, 최근 유류가격의 급등에 따른 시설원예 농가의 생산비가 커지면서 에너지 비용 절감을 위한 새로운 방안으로 발전폐열의 활용이 활발하게 논의됐다.
이에 농식품부는 지난해 가축분뇨 에너지화시설의 발전폐열 공급시설 지원이 가능하도록 해당 지침을 개정하는 한편, 가축분뇨 에너지화 시설을 운영하는 전국 8개소에 대한 발전폐열 공급 가능성을 분석해 청양군 소재 시설에 발전폐열의 시설온실 공급 시범사업을 추진하게 됐다.
청양군에 위치한 ㈜칠성에너지 가축분뇨 에너지화시설은 농식품부에서 지원한 공동자원화 시설로서 연간 5만7,000톤의 가축분뇨와 2만5,000톤의 음폐수 처리를 통해 4인 가구 기준 연간 약 2,170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약 6,000메가와트 (MW) 전기를 생산하고, 전기 생산 시 발생한 폐열 대부분을 버리고 있는 실정이었다.
가축분뇨 에너지화시실의 일일처리량은 가축분뇨 175톤, 음폐수 75톤 등 하루 250톤을 처리하며, 이를 통해 시간당 1,350kW를 발전하고 있다. 특히 전기 생산시 발생하는 발전폐열은 시간당 1,031kW, 약 60~70℃의 온수로 인근 시설온실 1.2헥타르(ha)가 이용 가능한 규모다.
축산분뇨 에너지화시설 발전폐열 활용
연간 난방비 4,900만원 및 온실가스 1,500톤CO2eq 절감기대
농식품부는 청양군, 한국농어촌공사 및 축산환경관리원과 함께 에너지화 시설의 발전폐열을 시설온실에 제공할 수 있는 이송관로의 설치에 필요한 기술적, 재정적 지원을 지난해 하반기부터 추진했다.
사업비는 국비 60%, 지방비 20%, 융자 10%, 자부담 10%로 총사업비 3억2백만원을 투자해 290미터(m)의 온수 이송관로를 지중으로 설치하고, 시설온실의 난방배관을 통해 작물생육에 필요한 적정 온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청양군 관계자는 “이번 시범사업을 통해 농가의 수익성 향상과 함께 재생에너지 사용에 따른 온실가스 감축 및 재배 농산물의 저탄소 마케팅 등을 통한 저탄소 유통판로 개척 등 부가적인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을 통해 가축분뇨 바이오가스로 전기 생산시 발생하는 폐열을 인근 시설온실 1.2헥타르(ha)에 공급함으로써 연간 5,000만원 내외의 난방비 절감 및 멜론 등 고온작물 재배를 통한 수익향상이 기대된다. 특이 화석연료 대체를 통한 온실가스 저감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사업에 참여한 시설원예 농가는 “그동안 생산비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겨울철 난방비 부담으로 인해 작물생육에 필요한 최소 난방온도로 운영해 왔다”며 “이번 시범사업을 통해 발전폐열을 이용하게 되면서 작물 생산에 적합한 온도를 유지할 수 있어 작물생육과 생산성이 향상됐다”고 밝혔다. 이어 “연간 5천만 원에 달하는 난방비가 절감되어 수익 측면에서도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이라며 만족감을 표현했다.
지자체·관계기관 협업 통한 지역 상생모델 구현
발전폐열 활용한 환경친화적 농업 실현
최근 가축분뇨 에너지화시설의 발전폐열을 활용한 지역상생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지자체별로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한 환경친화적 농업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실정이다.
충남 아산의 가축분뇨 에너지화시설은 매일 발생하는 발전폐열 (96,402Mcal)을 지역 농민이 운영하는 유리온실과 지자체로부터 위탁운영하는 비닐온실에 난방온수를 무상공급해 연간 4,000만원의 난방비를 절감하고 있다. 또한 충남 홍성의 원천마을은 가축분뇨 에너지화시설이 중심이 되어 에너지 자립마을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마을기업을 설립해 시설원예, 농산물 건조장 등 발전폐열을 활용한 수익사업을 구상 중이다.
이외에도 발전폐열 이용한 지역주민 상생 사례로 청주시의 경우 인근 마을 가정용 온수 및 경로당 난방 등 인근지역 130여 가구에 온수를 무상공급함으로써 지역주민들의 난방비를 절약해 주고 있으며, 양산시는 목욕탕 시설에 온수를 공급하고 있다.
또한, 경주시의 경우에는 에저지화시설 인근 공원조성 및 전기·폐열을 활용한 물놀이장 등 관광지를 조성했다. 단양군은 소각폐열을 활용한 농산물 건조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보성군은 소각열을 이용해 물을 끓여 온실 난방에 이용하고 있다. 서귀포시 역시 온배수에서 발생하는 폐열을 활용해 음식물폐기물 건조설비, 시설농가 비닐온실 및 공공시설, 주거시설 등의 난방에 쓰고 있다.
농식품부 박범수 축산정책국장은 “그동안 유가 급등 등 외부환경에 매우 취약한 화석에너지 중심의 농산물 생산체계를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해 나갈 수 있는 의미있는 사례로, 가축분뇨 에너지화시설을 중심으로 농업 분야 신재생에너지 사용을 점차 확대해 나가겠다”라며, “가축분뇨 퇴액비를 이용한 양분 중심의 경축순환농업에서 가축분뇨로 생산한 신재생에너지 순환을 통해 온실가스를 저감하는 에너지 경축순환농업 확산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혐오시설 이미지 개선 홍보 및 수익모델에 대한 충분한 검토 필요
한편, 충남 음성군 감곡면 원당리 348번지 일원에 가축분뇨 공공처리시설을 연계한 친환경 에너지타운 조성사업이 오는 6월 준공을 목표로 진행되고 있다.
친환경 에너지타운 조성사업은 가축분뇨 공공처리시설에서 발생하는 폐자원과 바이오가스로 생산한 열·전기 등 폐에너지를 주변 지역에 공급하는 등 주민복지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음성군은 가축분뇨 공공처리시설의 바이오가스로 생산한 폐열을 공급받아 열대식물을 재배하는 온실과 농산물 선별장을 만든다. 이와 함께 자연학습장과 산책로를 조성하고 꽃길 등 주민편의시설을 만들어 자연과 어우러진 쾌적한 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다.
음성군 친환경 에너지타운 조성사업은 지난 2016년 환경부 공모들 통해 감곡면 원당2리가 사업 대상지로 선정돼 시설을 설치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연계사업인 가축분뇨 공공처리시설이 인접한 지역주민의 반대에 부짖혀 사업이 장기간 지연되는 난항을 겪기도 했다.
폐열을 재활용하면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약 17% 감소하기 때문에 에너지 절약과 함께 탄소저감에 대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반면에 열에너지 특성상 장거리 이송이 어렵고 온도가 높지 않을 경우 효율이 떨어질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특히 가축분뇨 등의 처리시설이 협오시설이라는 이미지를 벗어나기 위한 사전 홍보도 필요해 보인다.
선행 지역의 사례를 통해 충분히 학습하고 지역 환경별 문제점을 보완할 수 있는 적절한 활용 방안과 수익모델에 대한 충분한 사전 검토를 통해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정책지원이 이루어지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