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1 (일)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수출지향 융복합 종자산업으로 자리매김해야

박현태 선임연구위원 등 ‘종자산업의 도약을 위한 과제’ 제안

우리나라 종자산업의 미래를 전망하고 종자산업 발전을 위한 정책을 제안하는 보고서가 나왔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박현태 선임연구위원 등은 ‘종자산업의 도약을 위한 과제’에서 “종자산업이 신성장동력산업으로 급부상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세계 종자시장에서 우리나라가 차지하는 비중은 1% 남짓”이라고 말하고 향후 “우리 종자산업이 융복합산업이면서 수출지향산업으로 자리매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 세계 농산물 종자시장 규모는 2002년 247억달러에서 2011년 426억달러로 1.7배 증가하는 등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추세에 있다. 권역별로는 2002년 유럽이 33.9%, 북미 25.3%, 아시아·중동이 25.0% 순이었으나 2011년에는 아시아·중동 31.5%, 북미 29.4%, 유럽 25.5% 등으로 아시아·중동의 비중이 크게 신장됐다.

국가별로는 전통적인 종자 강국인 미국이 세계시장의 28.1%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다음이 중국(21.2%), 프랑스(8.4%), 브라질(6.2%), 인도(4.7%), 일본(3.6%), 독일(2.7%) 등의 순이다. 특히 상위 10개국의 시장점유율이 2011년 기준 79.8%로 이들 종자 선진국들이 세계 종자생산을 주도하고 있는 구조이다.

세계 종자시장 규모는 인구 증가에 의한 식량수요량 증가, 기후변화에 따른 농산물 생산 불안정, 농산물을 활용한 바이오연료 개발 등으로 향후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Global Industry Analysts, Inc에 의하면 세계 종자시장 규모는 2008년 대비 2013년 15.5%, 2015년 27.5%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세계종자교역 규모 약 100억달러…21년간 3배 신장

이와 함께 세계 종자의 교역 규모도 빠르게 신장하고 있다. 전 세계 수출 종자액은 1990년 30억 달러에서 2011년 약 100억 달러로 지난 21년간 3배 이상 신장되었다. 종자의 주요 수출국은 프랑스, 네덜란드, 미국, 독일 등 농업선진국으로 이들 상위 4개 국가의 종자 수출액 비중이 전체의 52.4%(2011년 기준)를 차지하고 있다.

박현태 선임연구위원 등은 “세계 종자시장의 최근 트렌드는 융복합산업으로 외연을 확장하고 있으며 종자기업의 집중화·대형화 및 기업 간의 활발한 전략적 제휴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최근 세계적으로 이상기후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어 다국적 종자기업들이 기후변화에 관련되는 유전자를 선점하기 위한 투자를 강화하고 있는 현실이다.

또한 세계 종자산업은 2000년대 들어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글로벌 종자기업 간의 인수합병이 활발히 전개되면서 상위 기업들의 시장점유율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박 선임연구위원 등은 국내 종자시장이 협소하고 성장이 정체되어 있는 것으로 진단했다. 농업부문의 전반적인 축소로 인해 종자에 대한 수요가 감소하면서 국내 종자시장 규모가 정체되고 있다는 것. 종자품질 향상과 육묘산업 성장으로 손실률이 크게 감소하면 단위면적당 종자 소요량이 감소한 것도 한 원인으로 보았다. 국내 종자시장을 주도하며 민간부문의 종자기업이 생산·판매를 담당하고 있는 채소종자의 경우 시장규모가 10여년 간 1600~1900억으로 정체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한국은 1% 시장점유 불과, 시장협소로 투자 위축

종자산업이 신성장동력산업으로 급부상되었지만 세계 종자시장에서 우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의 1%에 불과하다. 이처럼 국내 종자시장의 협소와 정체는 종자기업의 투자를 위축시키고 업체간 과당경쟁을 초래해 종자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저해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1997년말 IMF 관리체제 이후 흥농종묘 등 업계 1~3위 국내 종자기업에 대한 외국계 회사의 인수·합병도 시장에 후유증을 남겼다. M&A를 한 외국계 회사들이 지속적 구조조정과 사업집중화를 실시하고 아시아 거점을 우리나라에서 중국과 인도 등으로 이전함으로써 실질적인 연구개발 예산과 인력이 감축됐다. 또 구조조정의 영향으로 개인육종가 및 종자기업 종사자들의 창업이 확대되면서 영세업자를 양산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와 함께 신품종을 개발 공급하고 있는 기업들의 품종보호권 침해 사례도 빈발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내 글로벌 품종의 육종기술은 취약한 상태라는 분석이다. 벼와 배추, 고추, 무 등의 육종기술은 세계적인 수준이나 고부가가치의 글로벌 품목인 일반 곡물과 양파, 토마토, 양배추, 파프리카 및 기타 양채류 품목의 육종기술과 유전자원은 부족한 상황이라는 것.

최근 일부 화훼 및 과수 종자는 국내 육성 품종육종의 점유율이 올라가고 있으나 여전히 외국 품종의 점유율이 절대적으로 높다.

이와 함께 육종기술이 특정 품목 중심으로 이뤄지는 탓에 전반적인 육종기반 기술이나 채종 종자처리·관리기술 등이 선진국에 비해 뒤떨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종자 관련 전문인력의 양성도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품종의 육종기술 취약

종자산업은 미래 식량전쟁에 대비한 국가 기간산업으로 이에 종사할 전문인력의 양성이 선행돼야 하는데 국내 종자기업의 신규 전문인력 채용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한국에 진출한 다국적 기업도 전문인력을 대폭 축소한 실정이라는 것이다.

최근에는 국내 농과대학들이 첨단 생명공학 분야 위주 인력양성 프로그램으로 전환해 전통육종 연구 인력 양성이 미흡한 문제도 있다.

1998년 지적재산권이 종자 분야에 적용되면서 국제 변화에 대응하고 종자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종자산업법이 시행됐고 2006년 ‘종자산업 중장기 발전대책’이 있었으나 이는 국제변화에 대한 수동적 대응으로 분석했다.

정부가 실질적으로 종자산업을 농업부문의 고부가가치 신성장동력산업으로 재인식해 마련한 정책은 2009년 ‘2020 종자산업 육성대책’인 것으로 평가했다. 이 대책에서는 2020년까지 종자수출 2억달러 달성을 목표로 민간역량 강화를 위해 R&D 투자 확대와 효율성 제고, 기반확대, 수출전략 품목 육성, 품종보호권 강화 및 수입대체, 종자관리 체계 개편의 5대 추진전략을 설정했으며 21개 중점과제를 선정했다.

이와 함께 2012년 6월 기존 종자산업법에서의 품종보호 관련 규정을 분리해 ‘식물신품종보호법’(2013년 6월 12일 시행)을 제정함으로써 신품종에 대한 육성자의 권리보호를 강화해 품종개발 촉진을 유도하고 있다.

박 선임연구위원 등은 “전체 식물에 대한 품종보호제도가 전면 시행됨에 따라 로열티 분쟁 문제가 심각해질 가능성이 높아 국내 품종의 육종이 시급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우리나라 국산 종자 보급률은 벼와 배추, 무, 고추 등의 채소작물을 제외한 과수와 화훼 종자의 경우 국내산 비중이 각각 23%, 10%에 불과하기 때문. 채소작물만 놓고 보아도 양파, 토마토, 파프리카, 기타 양채류 등 글로벌 종자 품종의 개발이 미흡하다.

이처럼 국내 품종의 종자 개발을 위해 적극적 R&D가 요구되지만 현실은 녹록히 않다. 세계적 다국적 종자기업과 비교할 때 우리의 여건은 매우 열악한 수준이라는 것. 우리나라의 R&D 투자액(2010년 기준)은 4100만달러인데 비해 세계 최대 종자기업인 몬산토는 10억 9800만 달러로 26.8배가 많다.  

전략적인 주력시장 개척과 맞춤형 품종 필요

종자기업의 규모면에서도 세계 종자기업과 상당한 차이가 있어 R&D 투자 확대가 곤란하므로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국산 품종 보급률이 낮은 관민 혼합 주도형의 과수와 화훼는 정부 주도하에 신품종을 개발해 농가에 보급하면 농가의 경영비 부담 완화와 국내 종자산업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골든시드 프로젝트는 2020년까지 1천만 달러 수준의 전략수출 품종 20개 이상을 개발해 종자수출 2억 달러를 달성하고, 2030년까지는 30억 달러의 종자를 수출하는 전략이다.

골든시드 프로젝트는 10년 이상의 장기 투자인 만큼 단기간의 효과 달성에 연연하지 않고 보다 장기적 관점에서 지원해야 정부의 목표인 종자산업의 수출지향 산업화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분석했다.

국제적으로 우량품종의 종자시장이 넓어지고 있어 세계시장 확대 혜택을 누리기 위해서는 종자수출 강화 전략이 중요하다는 것. 특히 단계별 표적시장(Target Market)을 설정해 수출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중점 관리 및 시장지배력 확대를 도모하는 주력시장과 시장 개척 및 시장점유율의 점진적 증대를 도모하는 신흥시장으로 구분하여 전략을 전개하는 방법을 제안했다. 중국, 인도와 같이 현재 우리나라의 채소종자 주요 수출국이면서 육종 기술수준은 상대적으로 낮지만, 인구와 소득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고품질 농산물에 대한 관심이 확대되는 국가를 주요 표적시장으로 설정하는 대안을 제시했다.

박 선임연구위원 등은 해외시장의 재배환경이나 소비 니즈 등에 관한 정보가 부족하므로 이들 시장에 대한 조사·분석을 통해 수출지역에 적합한 맞춤형 품종을 개발해 경쟁력을 확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수출시장에 맞는 품종을 개발해 판매하기 위해서는 해외 현지 전시포 운영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정부 지원을 통해 해외 전시포를 운영해 품종의 특성 등을 해외바이어에 소개하는 홍보 전략도 내놓았다.

세계 종자시장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작물군에 집중해 품종을 육성·판매하는 이른바 ‘선택과 집중’에 의한 전문종자기업 육성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벼, 고추, 배추, 무 등의 육종기술이 세계적인 수준이기 때문에 이들 품목 중심의 전문기업을 중점 지원해 수출확대와 연계시킴으로써 기업의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방안을 제안했다. 한편 국내 생산기반이 취약한 품종은 골든시드 프로젝트와 연계해 육종한 후 농가에 보급해 국산품종 재배비중을 높이고 향후 단계적으로 민간에 이양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포토뉴스




배너



기술/제품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