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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도 자원으로 되살리는 미생물

미생물, 환경은 살리고 맛은 더하고

집집마다 김장을 담그기에 여념이 없는 때는 바야흐로 소설을 지나 대설로 치닫고 있다.
농부들은 가을 추수를 마치고 한여름의 수고로웠던 한숨을 돌리며 부지런히 겨울나기를 준비한다. 황량한 들판에는 거대한 공룡알들이 조사료로 사용되기 위해 옹기종기 모여 있는 모습이 예전에는 없었던 우리네 농촌의 새로운 풍경이 되어버렸다. 이맘 때 쯤이면 김장독을 땅속에 묻기 위해 뒤뜰에 구덩이를 파내던 연중행사는 아예 옛날의 추억으로만 남았다.


미생물 발효로 더 맛있어지는 김치
김장을 담그는 날이면 돼지고기를 푸욱 삶아 시뻘건 고춧가루로 버무린 무채로 척척 발라 놓은 배추를 주욱주욱 찢어 고기에 둘둘 말아 먹는 그 맛은 요맘때 대한민국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즐거움이리라! 또한 알맞게 익은 배추 한 포기 김장독에서 꺼내 손으로 찢어 밥을 먹을 때면 그 어떤 반찬도 필요 없이 밥 한 그릇을 뚝딱 비우곤 했다. 그렇게 맛있게 먹던 김장 김치가 미생물에 의해서 발효가 되었다는 것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배추의 순을 죽이기 위해 소금물에 절이는데 이것은 소금에 의해 배추 세포내 들어있던 물을 빼내기 위함이다. 그런데 소금을 넣다 보니 미생물들이 못 자랄 것으로 염려가 되는데 이것도 크게 걱정할 문제는 아니다. 미생물이 고농도의 염분에 적응해서 나름대로 삶의 영역을 개척해 나가기 때문이다. 배추 잎에 묻어있거나 또는 공기 중에 있다가 김장을 담글 때 자연스럽게 양념과 버무려져 혼합된 자연산 유산균이나 효모가 소금기에 적응을 하여 발효를 시작하는 것이다.


음식물쓰레기, 미생물 이용해 자원화
한때 연구소에서 음식물 쓰레기를 미생물로 발효를 하여 퇴비를 이용하고자 하는 연구를 진행한 적이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버려지고 있는 음식물 쓰레기의 양은 하루에 1만2663톤(2013년)으로 1인당 하루에 270g 정도이며, 이것을 돈으로 환산해보면 하루 404억원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보고 되었다.
버려지는 음식물 쓰레기의 배출원별로 분석을 해보면 일반 가정에서 발생되는 것이 69.2%, 음식점은 18.9%이다. 이렇게 엄청나게 많이 발생되는 음식물 쓰레기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고민하는 것은 국가적인 과제로 남아 있고 여전히 많은 연구원들이 이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미생물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미생물을 이용하여 음식물 쓰레기를 발효시켜 재활용하고자 하는 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미생물을 이용해서 음식물을 처리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분류될 수 있다. 음식물 쓰레기에 미생물을 처리하고 공기를 계속 불어넣어 호기적인 조건을 조성시켜주면 시간이 지나 이산화탄소와 물로 분해가 된다. 이러한 과정을 “미생물에 의한 소멸화”라고 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려 현장 적용에는 한계가 있다. 두 번째로 음식물을 처리하는 방법은 퇴비를 만드는 것이다. 음식물 쓰레기를 톱밥이나 쌀겨와 혼합하여 미생물로 발효를 시켜 퇴비화하는 것인데, 음식물 쓰레기 내에 있는 소금기가 문제가 되어 농민들이 사용을 꺼려하고 있다. 그 밖에도 지렁이를 사육하는데 먹이로 주거나 사료로 재활용되는 방법들이 거론되고 있으나 아직 확실한 처리 방법이 확립된 것은 아니다.


젓갈에도 유산균·바실러스 등 미생물 서식
음식물은 영양분이 많은 유기물인 것만은 확실하나 우리나라의 경우 소금기가 많아 미생물의 활동(발효)에 걸림돌이 되어왔다. 그래서 염의 농도가 높은 환경에서도 살아갈 수 있는 미생물을 선발하기 위해 많은 수고와 노력을 기울인다.
우리 연구소에서도 염 농도에 내성을 지닌 미생물을 분리해내는 방법을 고민하다가 젓갈을 생각해 내었다. 젓갈은 생선의 알이나 살, 창자 등을 소금에 절여 만든 반찬의 일종인데 그 짠 맛은 젓갈 한 숟가락이면 밥 한 그릇을 다 비울정도이니 그 어떤 식품도 젓갈의 짠 맛을 당할 수는 없을 것이다.
젓갈을 종류별로 구입하여 실험실에서 미생물을 분리하는 작업을 거쳤는데, 소금으로 범벅을 해 놓은 젓갈에도 유산균과 바실러스(고초균: 枯草菌)와 같은 세균이 고농도의 소금기에 적응을 하면서 살아가고 있었다. 역시 미생물은 세상 어느 곳이나 나름대로 적응하며 서식을 하고 있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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