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청장 조재호)은 여름철 시설원예 농가의 고온 피해는 줄이고 불볕더위에도 잎채소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잎채소 수경재배용 양액냉각기’를 개발해 농가에 2020년부터 적용하고 있다.
지난 30년간 우리나라 평균기온 상승은 지구 평균의 2배로, 여름이 20일 늘고 폭염일수*가 증가해 시설원예 농가의 고온 피해도 늘어나는 추세다.
대부분의 시설원예 작물은 35도(℃) 이상 고온에 장시간 노출되면 생육이 저하되고 수확량이 줄며, 심하면 말라죽기 시작한다. 특히 상추 같은 잎채소는 생육 적정 온도가 15~20도로 고온이 계속되면 발아와 잎의 분화가 멈추고 뿌리의 양분 흡수가 저하되는 피해가 발생한다.
2020년 개발한 ‘잎채소 수경재배용 양액냉각기’는 저온의 양액을 재배 판(베드)에 공급하는 장치이다. 시설에 양액을 공급하는 소형탱크를 설치한 뒤 우선 냉각하고 순차적으로 대용량 양액탱크를 냉각하는 방식으로 적은 용량의 냉각기로 정밀하게 양액 온도를 제어할 수 있다.
전북 김제의 실증농가를 대상으로 잎채소 수경재배용 양액냉각기를 적용해 양액을 냉각하지 않는 농가보다 14~15도(℃) 낮은 20도(℃)의 양액을 7~9월에 공급한 결과, 상추 뿌리의 활력은 70%, 길이는 120% 증가했다. 또한, 광합성 속도가 23% 높아져 상추 생체중이 약 150% 증가했다. 이 농가의 수확량은 1헥타르(ha) 기준 약 13톤이 늘어 관행 대비 40% 증가했으며, 농가 소득도 60% 많아졌다.
이 기술은 현재 농촌진흥청 신기술보급사업을 통해 5개 시군 11개 농가에 적용되고 있으며, 앞으로 개선점을 보완해 보급 농가를 확대할 예정이다.
농촌진흥청 이상규 에너지환경공학과장은 “기후변화로 시설원예에서도 냉방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며 “시설과 작물에 적합한 효율적인 냉방 기술을 활용하면 생산성이 높아져 농가경영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시설 내 온도를 낮추기 위해서는 차광막과 환기창, 환기팬, 안개 분무(안개 냉방) 등도 적극적으로 이용해야 한다. 차광막과 환기창, 순환 팬을 동시에 사용하면 기온을 6.4도까지 낮출 수 있으며, 안개 분무 장치를 추가로 사용하면 약 8도까지 기온이 내려갔다. 엽채류 온실 내부의 기온을 기존보다 8도 낮추면 상추는 약 10배, 청경채는 4배, 셀러리는 5배 생산량이 증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