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은 최근 우리나라 주요 작물인 고추, 감자, 들깨 등의 역병 방제를 위해 토양 미생물에서 작물역병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 곰팡이인 ‘파이토프토라(Phytophthora)속’의 성장만을 선택적으로 저해하는 유전자군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개발한 항역병유전자군은 길항균(병원균의 생육을 억제할 수 있는 미생물)의 일종인 토양미생물 ‘YNB54’에서 분리한 총 10개의 유전자로 이뤄져 있다. 이 유전자군을 대장균에 삽입해 실험한 결과, 작물에 역병을 일으키는 곰팡이의 균사 성장만을 선택적으로 저해하는 항균 물질을 생산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유전자의 한 부분에 돌연변이를 일으키면 항균능력이 더욱 강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유전자군은 작물에 역병을 일으키는 곰팡이를 제외한 다른 식물 병원성 곰팡이에 대해서는 전혀 항균성을 보이지 않았다. 이에 따라 기존 역병 방제 농약의 단점을 보완해 상대적으로 사람과 가축에 위해를 주지 않고 친환경적으로 작물역병균만을 제어할 수 있어 새로운 작물역병 약제 개발의 돌파구가 될 전망이다. 농진청은 항역병유전자군에 대해 지난 4월 특허등록을 완료하고 앞으로 이 유전자군이 생산하는 항균물질의 구조를 밝혀 항균물질의 대량생산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윤상홍 농진청 기능성물질개발과 박사는 “이번 항역병 유전자군 개발은 세계적으로 최초의 사례”라며 “친환경 작물역병 방제를 위한 국제적으로 경쟁력 있는 원천 유전자를 발굴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