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8 (목)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작물보호제

특명! 시판농약 전성시대를 디자인하라

작물보호제판매협회 발전위, ‘시판활성화 전략’ 모색

농기계와 화학비료를 제외한 대부분의 농자재 유통시장을 농협과 양분하고 있는 전국 3200여 시판상인들이 ‘농협자재유통센터’에 대응할 수 있는 ‘시판농자재 활성화 전략’ 모색에 나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사)작물보호제판매협회는 지난달 24일 개최한 협회발전추진위원회 연석회의에서 우선적으로 ‘작물보호제 시장의 시판활성화 추진전략’에 대해 다각적인 의견을 교환했다.

이날 논의된 시판농약 활성화 방안의 주요 골자는 ‘농협계통농약’에 맞설 수 있는 시판농약 고유의 유통체계를 새롭게 정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국내 농약유통시장의 80% 이상을 점유했던 시판의 M/S가 그동안 농협계통농약의 공세에 밀리면서 급기야 50% 이하로 축소되는 등 시판상인들의 생존권마저 위협받는 상황에서 다시금 ‘농협자재유통센터’에 발목을 잡힐 수 없다는 위기의식과 시판농약의 가능성을 담고 있다.

판매협회발전추진위원단은 먼저 농협계통조직과는 확연히 차별되는 전국 시판상(작물보호제 판매점)의 강점을 시판농약 부활의 가능성으로 꼽고 있다.

시판상인들은 그동안 제품을 시장에 접목시켜 상품화하는 농자재마케터로서 신규제품에 대한 그들의 판단에 따라 인기상품이 되기도, 혹은 사장되기도 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 왔다.

특히 전국 3200여 시판상인 대부분은 고객접점지역에서 10년 이상 최대 30년간 고객 개인별 특성과 장단점을 파악해 단골고객으로 관리해 온데다 농협담당자나 지역공무원들과는 비교할 수 없는 뛰어난 병해충 및 재배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지역최고의 농자재전문가 그룹이라는 점이다.

판매협회발전추진위원회 자문위원인 박찬일 광주전남작물보호제판매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이날 발의한 농약시장의 시판활성화 전략을 토대로 향후 국내 농자재시장의 미래를 예측해보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했다.
 
시판상의 전성기…1995년 농약시장의 86.2% 점유

국내 농약시장은 1960년대 농협 탄생 후 농협이 단독으로 농약을 공급했던 ‘농협 독점시대’에 이어 1970년대에 들어서면서 농협은 수도용 농약을, 시판상은 원예용 농약을 공급(농협M/S 70~80%, 시판M/S 20~30%)하는 ‘시판상의 성장기’를 거쳐 왔다.<표1>

‘시판상의 발전기’로 분류되는 1980년대 들어서는 원예용 농약의 증가로 시판상 M/S가 53.6%를 차지할 정도로 성장했으며, 1990년대에는 농약유통시장의 86.2%를 시판M/S가 차지(1995년)할 정도로 농약시장을 주도하는 ‘시판상 전성기’를 맞이했다.

이 시기에는 농협과 시판상간 취급품목에 대한 구분을 하지 않는 자유경쟁체계가 유지됐으며, 농약사업의 활성화로 시판상 수도 3000여개로 급증했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농협이 영일화학 인수를 통해 시판상과의 무한경쟁체제에 돌입하면서 시판상의 위기가 찾아 왔고, 2005년 이후 시판상인들은 규모의 대형화, 품목의 다양화, 컨설팅 기능강화, 독점상품 개발 등 시판생존을 위한 차별화를 시도해 오고 있으나 2011년 현재 시판농약의 M/S는 절반 이하로 떨어지는 난관에 봉착해 있다.<표2>

이에 따라 3200여 시판상인들은 현재 개소당 농약취급액이 평균 1억5000만원(40.9%) 내외에 불과하고, 비료(12.0%, 5000만원), 종자(11.0%, 4000만원), 육묘자재(6.3%), 상토(5.8%) 등을 포함하더라도 연평균 매출액은 3억8000만원을 넘지 않는다.<표3>
 
 
농협의 변화…농자재시장의 ‘블랙홀’

이와 반대로 농협의 농자재 구매사업은 꾸준히 시장지배력을 키워가고 있다. 특히 농협은 경제사업 활성화 전략의 일환으로 지난 2003년부터 꾸준히 제기됐던 ‘농협자재유통센터’ 건립을 보다 구체화 했다.

현행 농약센터 6개소와 부품센터 8개소를 권역별로 통합해 중부권 경기 안성, 영남권 경북 군위, 호남권 전남 장성 등 3곳에 농협자재유통센터를 건립한다는 계획이다. 영남권은 2013년 말 개장을, 호남과 중부권은 2014년 말~2015년 중순으로 예상되고 있다.

농협은 이같은 자재유통센터가 건립되면 지난해 51%에 달하던 농자재 시장점유비가 2020년에는 60%까지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자재사업 매출액이 지난해 2조3000억원에서 2020년에는 2조9000원으로 6000억원 정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처럼 농협자재유통센터가 본격 가동되면 농협의 구매 파워는 그만큼 높아지고 농자재업계의 계통구매 의존도는 더욱 심화시킬 전망이다.

지금도 농자재가격에 대한 정책당국의 민감한 반응으로 마진이 줄어드는 농자재업계로서는 대형 농자재백화점 등의 위탁판매와 농협계통구매에 대한 의존도를 높이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소규모 다수 공급업체가 각각 운영하는 물류체계를 농협자재유통센터를 중심으로 규모화해 통합운영 한다면 물류비를 절감할 수 있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농협 계통구매, 또는 매취사업이 확대되면 될수록 농협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져 농자재업계의 출혈경쟁 등은 지금 보다 더 심화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에 따라 농자재산업이 위축되면 그만큼 농업과 농협 경제사업도 직간접의 영향을 받는 공동운명체라는 점이 간과할 수 없는 대목이다. 이미 비료업계는 원료값과 환율 상승 등으로 심각한 경영난에 봉착하고 있다. 농기계업계도 농기계은행사업으로 인해 산업 위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농약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농협은 기존의 계통구매 사업은 수탁구매 위주로 구매교섭력에 한계가 있는 만큼 자재유통센터를 통한 매취사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다시 말해 물량계약이 수반된 매취사업 확대를 통해 취급자재의 1년간 매출 규모를 미리 예상하고 구매해 보유하는 매취구매 형태로 운영하고, 이를 위해 각 자재별로 입찰을 시행해 10개 회사 중 1~2개회사로 물량을 몰아 가격을 낮추겠다는 것이다.

농협은 농약사업과 관련해서도 판매장려금의 단계적 축소로 가격인하를 유도하고, 지역단위로 특정제품의 경쟁 입찰구매를 추진하는 한편 아리농약 공급확대로 가격안정 유지, 농약원제 직수입 확대, 방제처방사 및 농약보직공모 확대 등을 통해 농약가격 인하 및 농민조합원의 권익을 대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농협의 이같은 농자재 구매사업 방향은 시판상의 입장에서 보면 시판 M/S 감소 및 시장가격 혼란 등 시판 고유의 합리적 경영을 저해하는 걸림돌로 작용해 시판상의 심각한 존폐위기가 도래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부각되고 있다.

시판활성화를 위한 벤치마킹…‘의약업계는 지금!

박찬일 자문위원은 시판농약 활성화 전략의 일환으로 의약업계의 유통시스템을 모델로 제안했다. 농약유통구조는 제조회사가 시판상과 농협(계통), 그리고 도매상을 통해 소비자에게 제품을 공급하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이에 반해 국내 의약업계는 제조사, 도매상, 병의원의 개소수가 매우 많고 의약품의 제형 및 지료항목별 의약품의 종류가 많아 지역별 전문 도매상이 활성화 되어 있다.

또 메이저 제약회사는 주요의료기관에 직접 영업활동을 하고 있으나 소규모회사들은 도매상에 의존하고 있으며, 종합병원은 법률에 의해 도매상을 통해서만 의약품을 공급받아야 한다.<표4>
 
그런 가운데 우리나라에 진출한 다국적 제약회사들이 지난 1997년 설립한 오리지널의약품 유통전문회사인 ‘쥴릭파마코리아’는 2000년부터 1500여 도매업체 중 상위 40여 업체를 대상으로 영업을 개시한지 3년 만에 국내 도매업체 1위로 등극하는 성과를 거뒀으며, 지난 2007년 기준 매출총액은 1조원으로 2위 업체의 2배를 넘어섰다.

그런가 하면 쥴릭파마에 대응하기 위해 2002년 지역별 유력 도매업체를 인수․합병해 규모를 대형화한 ‘지오영 그룹’은 설립 10여년 만에 매출규모 6600억원을 자랑하는 국내 도매업체 1위로 자리매김 했다.

지오영 그룹은 특히 전국적 네트워크를 통한 규모의 경제 실현을 위해 도매사업을 강화하는 한편 전국 2만여 약국 중 1만개 약국을 대상으로 헬스건강제, 껌, 치약 등 고마진 신제품을 개발, 공급하는 전략을 구사했다.

또 전국 계열사 물류센터 활용 및 3자물류사업 등을 통해 국내 최대 규모의 물류시스템을 완비함으로써 물류비용을 절감하고, 병원과 약국의 의료품 전산시스템 사업에 진출하는가 하면 기존 약국과 편의점을 접목한 트럭스토어사업을 준비하는 등 다양한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시판의 가능성, 그리고 판매협회의 역할

작물보호제판매협회는 시판농자재 활성화를 통한 시판상인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의약유통시스템 등의 벤치마킹을 통해 시판상 중심의 새로운 농자재유통구조를 구축해야 한다는데 인식을 같이 하고 있다.

또 3200여 시판조직의 전문성과 규모화를 바탕으로 구매교섭력 및 판로확대를 통해 농협에 대응할 수 있는 시장주도권을 장악해 나가야 한다는 판단이다.
 
판매협회는 이를 위한 플랜으로 농협담당자에 비해 농업기술력이나 제품기술력이 뛰어나고 오랜기간 단골고객과 높은 신뢰를 쌓아온 회원 개개인의 장점에 한발 더 진일보한 전문화 정착을 위해 인터넷 방송 등을 이용한 새로운 재배기술 및 신제품 등에 대한 교육 강화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또 식물의약사 제도를 도입하는 한편 고객관리 프로그램 및 마케팅 기법을 개발․배포하고, 협회 홈페이지를 통한 다양한 농업정보를 제공 및 신규품목의 안정적 판매확대를 위한 전략을 필요로 하고 있다.

특히 일본 농자재 판매점 및 국내 의약업계의 사례처럼 시판상인의 규모화를 통해 제조회사와의 직거래를 활성화하고, 시판 물류공급은 회원제 법인 및 작물조합을 통한 책임공급 체계로의 전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또한 회원제 법인 및 작물조합 창고를 물류센터로 활용하는 등 시판상의 유통센터를 확보하고, 판매장 시설 인프라구축을 통한 시판상 정비에 나서는 한편 비계통품목의 시판체제 정착을 위해 시장경쟁력 제고를 위한 기여도 및 상품성 가치가 높은 (보조사업대상품목, 대형품목)시판품목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는 의견이다.

아울러 신제품의 비계통품목화 및 비계통품목의 농협납품 금지 의무화 실현을 핵심과제로 꼽고 있다. 유길재 회장은 이와 관련해 “제조회사들이 농협에 비계통농약의 구매코드를 부여하지 못하게 해 도매상 등을 통해 농협으로 들어가는 품목을 원천 차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판매협회는 특히 현행 외상판매가 관행화 되어 있는 농약을 비롯한 모든 농자재 상거래방식을 시급히 개선해 현금판매가 이뤄질 수 있는 제도적 장치마련을 선결과제로 지목하고 있다.

농자재 유통시장을 농협과 양분하고 있는 전국 3200여 시판상인들이 농협자재유통센터에 맞설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시판농자재시장의 활성화가 그 어느 때보다도 시급한 상황임에 분명하다.

다만 농협과 시판, 그리고 제조회사가 각각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자칫 무조건적인 가격경쟁이나 유통시장의 독점화에만 집착하다보면 결국 농자재업계의 체력을 약화시킴으로써 장기적으로는 농업과 농산업발전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모두가 상생 발전할 수 있는 전략을 마련하는 지혜가 요구되는 대목이기도 하다.




포토뉴스




배너



기술/제품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