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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시드프로젝트] 빛나라! 대한민국 수출 종자

금보다 비싼 종자 2억달러 시장 연다

철저한 민간주도형 운영이 성공 지름길

종자 가격이 금보다 비쌀 수 있을까? 대답은 ‘그렇다’이다. 최근까지 수입 토마토 종자 1g(270립)의 가격은 12만원이 넘어 금값보다 3배정도 높았다.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이동필)와 해양수산부(장관 윤진숙) 등이 진행하는 Golden Seed 프로젝트(이하 GSP)는 말 그대로 ‘금보다 비싼’ 수출전략형 종자를 향후 10년간(2012~2021년) 개발하는 연구사업이다. 채소종자, 원예종자, 식량종자뿐 아니라 수산종자와 종축까지 아우르고 있는 대형 프로젝트로서 총예산 4911억원(올해 350억원 예산)이 투입된다. GSP는 수출종자를 육성하는 프로젝트이므로 목표가 구체적이다. 2021년까지 종자 수출 2억달러, 2030년까지 30억 달러 수출 역량 마련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달 17일 GSP는 채소, 원예, 수산, 식량, 종축 등 5개 사업단의 99개 프로젝트를 수행할 49개 연구기관을 최종 선정했다. 각 사업단장과 연구기간이 프로젝트 협약을 추진하고 나면 본격적인 연구를 시작하게 된다.

전문가들은 종자분야에 한정된 지원사업으로서는 GSP가 역대 최대 프로젝트라고 평가한다. 그동안 종자산업과 연관된 연구 프로젝트는 다수 있었지만 신품종 연구와 상품화에 포커스를 맞춘 대형 프로젝트는 처음이라는 것이다. 그런 만큼 업계의 관심과 기대가 높았다.

이 프로젝트의 가장 큰 특징은 산업체 중심적인 세부프로젝트가 많아 기업 중심으로 운영된다는 점이다. 많은 이들이 GSP의 성공여부는 참여기업에 달려 있다고 말하고 있다. 품종 연구와 생산, 수출 등 종자기업의 역할과 업무를 통해 결실을 볼 수 있는 사업이다.

농업의 반도체라 불리는 종자산업

2009년 기준 국내 농산물 종자시장은 4억달러(5천800억원원) 수준이다. 367억달러 내외로 추정되는 세계 시장의 1.1%를 차지하고 있다. 축산, 수산 분야 종자시장을 놓고 보아도 세계 시장의 1.5%인 10억5000만달러에 불과하다. 미국 다국적기업 몬산토의 R&D 투자가 국내 종자산업 전체의 R&D 투자의 20배가 넘으며 국내 종자시장 규모의 2.5배에 이른다는 것은 새삼스런 이야기가 아니다.

세계 시장에서 미미한 한국의 종자산업을 육성해야 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농업의 반도체라 불리는 종자산업은 미래 성장동력 산업으로 발전 가능성이 매우 높은 분야다. 생명공학기술 등 첨단기술을 활용한 신품종 육성은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더구나 세계 각국의 유전자원 확보경쟁과 품종보호권 확대에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다.

종자는 농어업 생산과 생산비를 결정하는 주요요소가 되고 있다. 그러나 신품종 개발에는 장기간 투자가 필수이므로 초기시장을 키우기 위해서는 정부지원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농업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데 있어 종자산업이 견인차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기능성 식품산업, 식물 등 유전자원에서 치료제를 추출하는 제약산업 등에서 종자이 역할이 크게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현재 국내시장은 해외 의존도가 높은 종자의 집중육성과 수출전략 품종개발을 통해 수입대체와 수출확대를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 GSP는 이러한 시장의 요구를 해결하기 위해 10년의 본격적인 대장정을 시작했다.

GPS는 역대 최대 종자산업 자원 프로젝트

GSP는 농식품부, 농촌진흥청, 산림청이 공동사업으로 기획해 2010년 9월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 등을 통해 사업성을 검증받고 지난해부터 사업 추진이 이뤄졌다. 정부는 GSP를 통해 세계적인 종자 브랜드 개발로 국가 경쟁력 제고, 바이오 경제 시대의 신산업 창출의 원동력 제공 등 농어업 경쟁력 강화를 기대하고 있다.

또 GSP의 배경에는 2012년 품종보호제도 전면 시행, 세계 종자시장의 급속한 성장, 다국적 종자기업 대응에서 필요성을 크게 인정받았다. 또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다국적 기업의 국내 종자기업 인수합병에 따라 위축되어 있는 국내 종자 산업을 활성화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

그러나 여러 검증과정을 통과한 GSP의 진로가 평탄하지만은 않았다.

프로젝트 추진 첫해인 2012년 농식품부가 388억원으로 계획했던 예산이 23억원으로 내려앉아 업계의 실망이 컸다. (올해는 200억 예산을 확보하고 추경예산 150억이 증액돼 총350억원으로 실질적인 GSP 원년의 첫발을 정상적으로 내딛고 있다.)

지난해 국감에서는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회 소속 홍문표 새누리당 의원(충남 홍성·예산)이 GSP 예비타탕성 용역결과에서 정부가 추진중인 당시 19개 품목 중 13개 품목의 B/C비율(경제적 타당성)이 1에 미치지 못한다는 문제를 제기해 경제성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전체 R&D의 구상이 종자개발 및 실용화, 산업화에 집중돼 있는데 이를 위한 기초연구의 인프라는 부족한 상태에서 시작하고 있어 실효성이 염려된다는 지적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2030년 30억달러 수출이 향후목표

GSP는 10년 프로젝트이지만 연구수행은 1단계(2013~2016년)와 2단계(2017~2021년)로 나뉘어 단계적으로 수행하게 된다. 현 5개 사업단장의 임기도 1단계에 한정되고 2단계 기간에도 단장직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심사 후 재계약 과정을 거치도록 돼있다. 지난달 17일 선정된 프로젝트 연구기관도 1단계 기간 동안 연구개발을 수행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연차별 평가를 통해 실적이 우수할 경우 2단계까지 연구수행이 가능하다. 각 연구기관이 연차별 평가를 순조롭게 통과하는 것이 ‘롱런’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안영수 농식품부 종자생명산업과장은 “과거에는 품종 하나 만드는데 10년이 걸린다고 했지만 최근에 와서는 새롭게 도입되는 최신 육종기법을 통해 5년 정도면 가능하며 3~4년이면 앞이 보인다”고 설명하고 10년은 신품종을 개발하기에는 충분한 시간이라고 말했다.

한지학 농우바이오 생명공학연구소장도 “대개의 연구사업들이 3년 기간인 것에 비해 1단계 4년과 2단계 5년, 실제적으로 총 9년에 걸친 과제이므로 품종개발 시기와 비슷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그러나 “종자산업 전체를 볼 때 2021년에 각 연구기관들이 성과를 내고 2억달러 달성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이후 수십억 달러를 수출할 수 있는 연구 파이프라인을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GSP 사업 기획시 정부가 2030년 30억달러 수출달성 기여를 향후 목적으로 삼은 것과 괘를 같이 하는 이야기이다.

GSP에서 종자강국을 실현하기 위한 ‘글로벌 시장개척 종자’ 10개 품목은 벼, 감자, 옥수수, 고추, 배추, 무, 수박, 넙치, 전복, 바리 등이다. 나머지 10개 품목인 양파, 양배추, 토마토, 파프리카, 감귤, 백합, 버섯, 돼지, 닭, 김은 수입대체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농산물 종자를 볼 때 유전자원과 기술력 확보가 돼 있는 고추, 배추, 무, 수박 등은 여건이 나은 편이지만 다른 농산물 품목의 경우 10년이 부족할 수 있다는 염려가 있다.

R&D와 품종개발, 상업화의 유기적 연결 중요

지난 17일 선정된 프로젝트 연구기관들은 주과제를 놓고 볼 때 농우바이오 등의 민간업체 19개, 충남대 등 대학 18개, 국립식량과학원 등 국공립연구소 8개 등으로 나타난다. 중복과제를 수행하는 기관이 많아 프로젝트 과제수가 99개지만 수행기관은 49개이다.

벼, 감자, 옥수수 등 3개 품목의 연구과제 10개를 이끌고 있는 최임수 GSP 식량종자사업단장은 벼 신품종 개발의 어려움에 대해 “그동안 일대잡종(F1) 연구 명맥이 끊긴 상태이므로 올해는 그 연구기반을 다지는데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식량종자사업단의 연구과제는 절반 이상을 국립식량과학원이 수행하기로 결정됐으며 농우바이오, 홍익바이오 등 소수의 기업만이 참여하고 있어 기업의 참여도가 타 사업단에 비해 떨어진다.

고추, 배추, 무, 수박, 파프리카 등의 신품종을 담당하는 채소종자사업단은 가장 많은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이 사업단을 이끌고 있는 임용표 단장은 “GSP를 통해 종자 중견기업은 대기업으로, 중소기업은 중견기업으로 성장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우리나라 해외 종자수출의 90%를 차지하고 있는 고추, 배추, 무, 수박 품목들이 포진하고 있기 때문에 글로벌 신품종에 대한 외부의 기대도 그만큼 높다.

임 단장은 “GSP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R&D부터 실제적인 품종개발과 이를 상업화할 수 있는 마케팅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시스템이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또 국내 채종포 사업 확대, 전북 김제에 조성하는 민간육종연구단지(시드밸리)의 역할, 해외진출이 원활하도록 돕는 국가 정책적 · 외교적 지원도 중요한 요소로 꼽았다.

생명공학기술 이용, 수출 로드맵 확보돼야

GSP의 목표가 수출종자 육성인 만큼 기업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한국 종자기업의 기술력에 대한 염려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현시점의 종자개발은 관행육종만으로는 거의 불가능하므로 모든 기업들이 첨단 생명공학기술을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이야기다. 그러나 현재 생명공학기술을 자체적으로 접목할 수 있는 기업은 농우바이오, 동부팜한농, 농협종묘센터 정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지학 농우바이오 생명공학연구소장은 “이 기술이 없거나 부족한 기업들을 도와줄 수 있는 서비스업체나 기관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생명공학기술의 도움없이 관행육종만으로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신품종 개발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는 사업단별로 국가기관이나 대학으로부터 분자육종 기술을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하는 수평적 협의체제를 구축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

또한 병리, 품질관리(QA)에 관한 지원체계도 부족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중소기업의 경우 품종을 만든 후 수출할 수 있는 로드맵을 확보하는 것도 문제이다. 전문가들은 각 사업단이 이 부분을 어떻게 도와줄 수 있을지 확실한 구조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사업단 내에 자문회의 등을 만들어 중소기업의 수출에 대해 조언하고 기타 필요한 도움을 줘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류경오 아세아종묘 사장은 “수출라인이 없는 소기업이 만든 품종의 경우 경험과 노하우를 가진 기업이 이에 연계해 수출을 담당하는 방법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좀더 근본적인 문제를 짚어보면 현재의 종자 계통만으로 국제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품종 개발이 가능한가라는 문제가 있다. 한지학 소장은 “GSP의 성공과 장기적인 중자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지금부터라도 새로운 유전자원과 계통을 개발해야하는데 연구과제에서 이 부분이 배제되었다”고 아쉬워했다. 이런 부분이 2단계 사업에서라도 반드시 반영돼야 한다는 것이다.

2단계에서는 선택과 집중 필요

많은 전문가들이 GSP의 경우 1단계보다는 2단계 사업이 더 중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2015년이면 김제의 민간육종연구단지(시드밸리)도 완공을 마치고 연구단지를 조성해 GSP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으리라는 기대가 크다. 이곳에 입주할 20개 종자기업은 지난달 4일 이미 선정 발표됐다. 이 연구단지의 수출시장 확대형 단위에는 아시아종묘와 농협종묘센터가 결정됐다. 강호성 농협종묘센터 대표는 “기존 전남 영암 육종장의 경우 지역적 약점으로 인해 인력 수급에 어려움이 많았는데 민간육종연구단지에 들어가면 연구환경과 인력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1단계에서 좋은 결과를 보여준 기업에 파격적인 연구비 투자를 함으로써 선택과 집중을 통해 프로젝트의 성과를 극대화하는 방법도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GSP는 상업화 가능한 품종개발과 수출이 관건이므로 논문 등의 불필요한 부담을 최소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또 정부 예산을 토대로 진행하는 프로젝트이지만 정부주도형을 벗어나 철저한 민간주도형으로 운영할 때 글로벌 수출종자 개발이라는 소기의 목적에 안착할 수 있을 것이다.

 

 

테마 인터뷰   안영수 농림축산식품부 종자생명산업과장

수행연구기관 확정으로 큰 걸음 시작

GSP와 민간육종연구단지의 시너지 기대

안영수 농림축산식품부 종자생명산업과장은 지난 2년간 골든시드프로젝트의 원활한 추진을 뒷받침하는 역할을 해오고 있다. 그는 예산확보 과정에서 남모르는 속앓이를 하곤 했다고 털어놨다. 올해 경우는 계획했던 예산확보에 차질이 생겨 프로젝트의 순항을 염려했지만 추경예산 확보를 통해 350억원의 예산이 채워져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고 전한다.

안 과장은 지난 17일 프로젝트 수행 연구기관이 확정되면서 GSP가 큰 걸음을 내딛게 됐다고 말한다.

“49개 연구기관 선정에 59개 업체와 기관이 신청했습니다. 왜 좀더 많은 연구기관이 참여의사를 보이지 않느냐는 말도 들었지만 정해진 프로젝트에 꼭 맞는 기관이 신청해서 적절히 선정되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는 GSP가 “수출전략 종자와 수입대체 종자를 동시에 육성하는 데에 그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우리 종자의 해외시장 경쟁력을 높이면서 농업인들에게는 양질의 종자를 적정가격에 제공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그는 GSP가 신품종을 만들기 위한 소프트웨어라면 김제 민간육종연구단지가 연구의 질을 높이는 기반을 만들어주는 하드웨어의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에게 기술적 서비스를 제공하고 기업간의 적절한 교류와 협력을 통해 나오는 시너지가 클 것이라 내다봤다.

 

 

테마 인터뷰  류경오 아시아종묘 대표·종자수출협의회 회장

틈새작물로 시작, 전세계 양배추 수출

올해 600만달러 수출 눈앞에

아시아종묘는 이번 GSP에서 주과제를 6개 수행하기로 결정됐다. 올해 종자수출 600만달러 달성을 눈앞에 둔 아시아종묘는 수출시장에서 잔뼈가 굵은 대표적인 국내 종자기업으로 인정받고 있다.

류경오 대표는 20여년 전 회사를 창업할 때부터 지금까지 수출 위주의 종자회사를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달려왔다고 전한다. 현재 아시아종묘는 양배추를 전세계에 가장 많이 수출하는 회사, 어린잎채소 교배종을 개발해 세계적으로 자색 엽채류 트렌드를 연 회사로 인정받고 있다.

“초창기에는 새싹채소, 쌈채소, 허브 등 틈새작물로 시장을 개척했습니다. 무, 배추, 고추와 같은 주요작물은 5대 메이커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던 시절이었죠. 틈새작물을 성공시켜 그 자금으로 수출작물과 국내 주요작물 시장을 공략할 수 있었습니다.”

그는 중소 종자기업이 수출기업으로 커나가기 위해서는 국제적인 종자박람회 참여를 통해 기업과 품종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노력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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