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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물이란?81_선충]선충의 작물 피해 방선균 풍부한 퇴비가 답

뿌리혹 선충은 우리나라 선충 피해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경북 성주 참외에 피해가 심한데 이 선충은 뿌리 속으로 기다란 몸을 비집고 들어가 영양분을 빨아먹고 몸이 빵빵한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다. 선충의 알은 냉장고에 보관하고 7일이 경과해도 살아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선충 알의 생존력은 생각보다 강한 것 같다.


연구소 인근 파프리카 농장에 진딧물 방제 실험을 하러 나간 적이 있다. 올해에는 유독 복숭아 혹 진딧물 방제가 여의치 않아 애를 좀 먹고 있는 터였다. 실험 결과를 확인하고 나오는데 하우스 입구에 시들어서 뽑혀있는 파프리카 몇 그루가 있길래 원인이 궁금하기도 해서 몇 개를 가지고 돌아왔다.


세균과 곰팡이와 같은 미생물 분석을 하면서 선충의 밀도를 확인하였는데 작물 뿌리에서 그렇게 많은 선충이 관찰되기는 처음인 듯싶다. 1m도 안자란 파프리카의 뿌리라고 해 봤자 얼마 되지 않지만 거기에 셀 수도 없이 많은 선충이 있는 것이 놀랍기도 하고 왜 이렇게까지 되었는지 의아하기만 했다. 대충 세어봐도 500마리는 족히 넘어보였다.


작물 1주의 뿌리에서 선충 500마리 이상이 관찰된 것이 농장 주인에게 알려지기라도 하면 아마도 선충 걱정에 안달이 나서 일이 손에 제대로 잡힐 리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그렇게 많은 선충 중에서 작물에 피해를 주는 선충은 관찰되지 않았다.


선충은 토양 속에 서식하고 있는 미생물 중에 하나인데 생김새가 꼭 지렁이처럼 보이고 크기가 작아 육안으로는 관찰하기 어렵고 현미경으로만 관찰이 가능하다. 가끔씩은 육안으로 관찰이 될 정도 크기의 선충이 관찰되기는 하지만 그것도 분리해 놓아야지만 분간이 가능하지 토양에서는 거의 관찰할 수 없다. 


식물뿌리에 구침 꽂아 양분 흡입·병원균 감염 
선충은 뿌리혹선충, 뿌리썩이선충, 나선선충, 아엽선충(예, 딸기잎선충) 등 그 종류가 너무 다양하다. 우리는 실험실에서 편의상 식물에 피해를 주는 선충, 피해를 주지 않는 선충으로 분류를 하는데 그 분류 기준은 선충의 앞쪽에 있는 구침(口針, stylet)이다. 구침은 주사기 바늘과 같이 생겼는데 선충의 종류에 따라 구침의 모양도 제각각이다. 선충에서 구침을 관찰하려면 현미경으로 400배로 확대해보면 구분할 수 있다. 그런데 살아있는 선충이다 보니 계속 움직여서 구침을 정확하게 사진을 찍거나 관찰하기는 쉽지 않다. 포르말린 용액으로 선충을 고정시킨 후에라야 정확한 관찰이 가능하다.


식물에 피해를 주지 않는 선충은 토양속의 유기물질을 분해하거나 곰팡이 균사를 뜯어 먹으면서 생활을 한다. 반면 식물에 피해를 주는 선충은 식물의 뿌리나 줄기, 잎에 주사기 바늘과 같이 생긴 구침을 꽂아 양분을 빨아 먹고 배불리 먹으면 구침을 빼내고 다른 곳으로 이동을 한다. 이때 구침이 꽂힌 자리는 자연스럽게 구멍이 생길 것이고 이 구멍을 통해 병원성 곰팡이가 침입을 하여 결과적으로는 곰팡이에 감염되어 식물이 죽은 것처럼 보인다. 


뿌리혹 선충은 우리나라 선충 피해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경북 성주 참외에 피해가 심한데 이 선충은 뿌리 속으로 기다란 몸을 비집고 들어가 뿌리 속 영양분을 빨아먹는다. 얼마나 많은 양분을 먹어대는지 몸이 빵빵한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다. 그렇게 선충 몸통이 비대해지다보니 뿌리 표면에 살짝 혹이 생긴 것을 볼 수 있다. 뿌리 속 선충이 많은 양분을 흡수한 후에는 뿌리 표면에 알집을 만들어 알을 낳는데 선충이나 알집이나 알이나 모두 투명하여 내부가 모두 보인다. 각각의 알은 계란처럼 생겼는데 그 안에는 새끼 선충이 하나씩 다 들어있고 선충이 계속 움직이는 다소 징그러운 모습도 관찰할 수 있다. 물론 뿌리 표면에 형성된 알집은 육안으로 구분해내기는 거의 힘들고 콩고레드(congo-red)라고 하는 약품으로 염색을 하면 빨갛게 물든 알집을 볼 수 있다. 선충의 알을 냉장고에 보관하고 7일이 경과해도 죽지 않고 살아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선충 알의 생존력은 생각보다 강한 것 같다.


잘 숙성된 퇴비가 선충 피해 최소화
선충 피해를 줄이기 위하여 작물을 돌려심거나, 훈증제 등에 의한 소독, 열 소독, 침수 처리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고 있으나 아직은 뚜렷한 방제 방법이 나와 있지 않다. 그나마 오염되지 않은 흙을 기존의 토양에 덮어씌우는 객토라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궁극적인 해결책은 못 되는 미봉책일 뿐이다.


선충의 표피 성분이 키틴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키틴 분해 능력이 뛰어난 미생물을 배양해서 처리를 하기도 한다. 키틴 분해 능력이 뛰어난 미생물에는 바실러스 세균이나 방선균들이 있다. 그러나 이런 유익한 미생물들도 선충에 접촉이 되어야 그 역할을 발휘할 수 있는데 살포량이나 투입되는 토양 깊이 등에 한계가 있다.


다만 희망을 걸 수 있는 방법은 퇴비 살포인데 퇴비를 발효시키고 숙성을 시키면 마지막 단계에 방선균이 우점을 하게 된다. 이렇게 방선균이 우점이 된 퇴비를 토양에 살포하면 토질의 증가와 함께 선충의 피해를 최소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런 효과를 위해서는 충분히 발효가 된 양질의 퇴비여야 할 것이다. 어린 시절 시골집 뒤편에 마련해 놓은 퇴비장에는 외양간에서 나온 짚이 섞인 가축 분뇨나 유기성 생활쓰레기들을 모아놓고 1년여 동안 발효시켰다가 봄철에 밭에 뿌려주었던 그런 퇴비가 적격일 것이다. 그 어린 시절 퇴빗간에서 나던 냄새가 갑자기 그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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